[레벨업 달리기 #22] 달리기 효율 이야기 Ⅰ

러닝 이코노미란 무엇인가

by 데브 마인드

17편부터 21편까지, 달리기가 심장과 근육과 에너지와 호흡, 그리고 뼈와 힘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를 계속 확인했습니다.


레벨이 오른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가 올라가는 일이 아니라, 몸이 실제로 달라지는 과정이라는 것.


이번 편부터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


이제 러닝 이코노미 이야기입니다.


엔진이 같아도 기록은 다릅니다


달리기 성능을 말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지표 중 하나가 VO2max입니다.


최대 산소 섭취량. (Volume O2 Max - Maximal Oxygen Uptake)

달리는 동안 1분에 몸이 얼마나 많은 산소를 사용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하면, 몸의 엔진 크기와 비슷합니다.


VO2max가 높으면 더 빠르게, 더 오래 달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말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엘리트 선수들을 연구한 사람들은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VO2max가 비슷한 선수들끼리도 기록 차이가 꽤 크게 난다는 것입니다.


엔진은 비슷한데,

누군가는 더 빠르게 달리고,

누군가는 더 오래 버팁니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러닝 이코노미입니다.


러닝 이코노미는 달리기의 연비입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VO2max는 엔진 크기입니다.

배기량이 크면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반면 러닝 이코노미는 연비입니다.

같은 엔진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VO2max가 70인 두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 둘이 같은 레이스를 뛰면, 러닝 이코노미가 더 좋은 사람이 더 좋은 기록을 낼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같은 산소를 쓰고도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름을 넣고도 더 멀리 가는 차가 있듯,

같은 산소를 써도 더 효율적으로 달리는 몸이 있는 것입니다.


러닝 이코노미를 수치로 보면


러닝 이코노미는 보통 같은 달리기 속도를 유지할 때, 단위 시간당 얼마나 많은 산소를 쓰는지로 측정합니다.


같은 페이스로 달리는데 산소를 덜 쓴다면, 그 사람의 러닝 이코노미는 더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같은 속도를 더 적은 비용으로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비용이 적게 들면, 같은 엔진으로 더 오래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달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강한 엔진만이 아닙니다.

그 엔진을 낭비하지 않고 쓰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VO2max는 제한적이지만, 러닝 이코노미는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VO2max는 유전적 영향이 꽤 큰 편입니다.

훈련으로 분명 향상될 수는 있지만, 그 폭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몇 년 동안 꾸준히 훈련해도 VO2max가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반면 러닝 이코노미는 다릅니다.


폼, 케이던스, 리듬, 근력, 신경근 효율, 훈련 방식.

이런 요소들이 모두 러닝 이코노미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은 훈련과 습관으로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러닝 이코노미는 만들어가는 능력에 더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러너에게는 VO2max를 조금 더 끌어올리는 것보다,

러닝 이코노미를 개선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입니다.


같은 몸으로도 더 잘 달릴 수 있게 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몸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러닝 이코노미가 좋아지면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도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숨이 차던 페이스에서 이제는 여유가 생깁니다.


같은 거리를 달리고 나서도 피로감이 덜합니다.


다음 날 아침, 다리가 덜 무겁고 덜 뻐근합니다.


달릴 때 동작이 덜 흔들리고, 리듬도 더 안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체력이 좋아졌다는 말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몸이 달리기를 점점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더 강해진 것만이 아니라

더 경제적으로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잘 달리는 사람은, 많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 덜 낭비하는 사람입니다

초보 때는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더 잘 달리려면 더 강한 심장, 더 강한 다리, 더 큰 체력이 필요하다고.


물론 맞는 말입니다.

기본적인 엔진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기록 차이는 점점, 얼마나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덜 낭비하느냐에서 벌어집니다.


잘 달리는 사람은 무조건 더 힘이 센 사람이 아닙니다.


같은 힘으로 더 멀리 가는 사람,

같은 산소로 더 빠르게 가는 사람,

같은 동작을 더 안정적으로 반복하는 사람입니다.


러닝 이코노미는 바로 그 차이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러닝 이코노미를 이해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따라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러닝 이코노미를 결정하는가.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는 것부터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케이던스와 리듬.


달리기의 내부 박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레벨업달리기 #달리기레벨업 #러닝이코노미 #달리기효율 #러닝 #조깅 #마라톤 #달리기훈련 #운동생리학 #브런치작가

월, 수, 금 연재
이전 21화[레벨업 달리기 #21] 달리기가 몸을 바꾸는 이야기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