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따듯해지면 우리는 조금 기쁘게 말을 건네자
말이 없다 해도 아득히 나는 좋을 것 같다
보일 만큼만 보고
느껴질 만큼만 손을 내밀고
필요한 만큼만 말하고
얼마만큼 이라는 것에는
너도
나도
서툰 것 같고
우리는 또 정도를 모르니
그저 아쉽고 느리게 정이라는 것을 알아가자
거창하고 무거운 목적이 도사리는
그 어떤 방에도 가지 않고
모두가 자유로운
그곳에서
누구나 아는 소소한 밥을 먹고
누구나 좋아하는 연하고 달콤한 카페에 앉아가면서.
상상만으로도 기뻐지는 단어들이 무수하다. 여행. 담요. 코미디. 파티. 케이크. 홍차. 만화. 봄. 귤. 딸기. 꽃. 사진기. 체크무늬. 사탕. 축제. 팥빙수. 떡. 바다. 파라솔. 비치볼. 무수하다는 말로 채워지지 않는 반짝임. 너. 예쁜 내일이 온다.
'날씨입니다
봄볕이 내리는 만큼
길은 파릇해 지겠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마주치는 만큼
꽃이 더 많이 피어날 예보입니다.'
어서 어서
꽃을 피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