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신호등이 달궈질 무렵에서야
건널 수 없다는 걸 알았다
31.
재즈가 어울리는
추운 박자가 있다
이곳보다는 저곳이
저곳보다는 이곳이
어울리다 못해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무음과 타음 사이에서
괜히 코가 뭉클하지
미소는 어째서 맘 놓고 숨을 쉬지
어쩜 이리 하나도 맞지를 않지
32.
의미 없이 건넨 꽃에게서도
꽃말을 뒤적일 너에게서 웅크리는 일
33.
뜸해지는 것
참을 수가 없다
34.
나는 일상이 불가능할 만큼 행복하고 싶다
35.
돌아왔을 때
거절할 자신이 없어요
이 말로 웃음을 대신하고
거절을 웃음으로 대신하고
미안한 말은 끝끝내 없고
36.
여우는 웃을 때 어색한 아랫니를 보인다는데
콧볼을 실룩이면서 눈을 반쯤 감고
입꼬리는 사선을 잘 지키면서 어깨를 살짝 들어
당신을 위해서 오래 준비했어요
미소. 라고 하는 것을 건네받았고
너의 이빨을 본 적은 없고
37.
솜과 멀어지는 거리
눈을 닮은 것이 가장 따듯할 때
닮을수록 반대라던데
38.
겨울이 되어야
나의 숨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제법 멀기도
제법 멀지 않기도 하다
숨은 누가 세어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