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못됬다. 맛집 마지막 남은 테이블에 앉아 웨이팅 구경하기에서 부터 월요일 직장인들 약올리며 아침에 커피 마시기를 좋아하는 그런 나쁜 사람이다.
나는 회사에서 일을 할 때면 평일 밤낮 주말 할 것 없이 밥먹을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빴다. 우스겟소리로 시급으로 월급 받으면 부자 되겠다고 입버릇 처럼 말했다.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PM은 일에 미친 사람 아니고서야 오래 일하기 힘들다며 여러 프로젝트들 사이에서 시간적 여유는 물론이거니와 정신적 여유는 찾기 힘들었다.
커피를 참 좋아했지만 직장인인 나에게 커피의 향을 온전히 즐기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커피는 정신을 깨우는 각성제 혹은 카페는 회의, 사회 생활의 연장선 같고 말이다.
퇴사를 하고 좋은 점은 시간적 여유가 너무 많아서 정신적 에너지가 조금만 찬다면 그 '여유'를 아주 오랜 만에 들여다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