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소통

by 리릭


쭈니는 2월 생이다.

생후 2개월이 거의 채워질 무렵 나에게로 왔다.

몽실몽실 귀여운 털뭉치 아가는 트렌드에 맞지 않게 단미 당하지 않은 긴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배냇 털이 보송한 긴 꼬리 끝에 뭉쳐진 털은 마치 붓 같아서 꼬리를 흔드는 모양새에 따라 나에게 하는 말이 달랐다.

쭈니가 꼬리로 표현하는 감정들이 너무도 선명해서

나는 그의 맘을 충분히 알 수 있음이 행복했다.




여름이 지나 가을에 들어서던 9월의 어느 날, 나는 차니를 둘째 아이로 맞아들였다.

작아도 너무 작아서 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내질러졌다.

하지만 탄성의 끝에 나는 안타까운 한숨을 섞을 수밖에 없었다.

짧디 짧은 꼬리가 긴장으로 축 처져 겨우 똥구멍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어나자마자 제거된 꼬리는 이제 막 상처가 아물어 통증이 가신 듯 연약했다.

손가락 한마디도 버거울 길이의 그 꼬리는 성대를 잃은 가수의 목소리 같았다.

있는 힘껏 반갑다 꼬리를 치지만 자세히 들여다봐야 그 반가움의 정도를 느낄 수 있을 지경이었다.


나와 기꺼이 소통할 수 있는 꼬리를 가진 쭈니.
타의에 의해 똥꼬 가리개로 전락해버린 차니의 꼬리.


선명하게 너울거리는 쭈니의 꼬리를 볼 때면 난 차니의 짧은 꼬리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따습게 감싸고 이쁘다 이쁘다 ... 한없이 사랑한다 말한다.


차니가 충분히 느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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