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6주, 야망 엄마

by 허영주


임신 24주에 미국 부동산 에이전트 자격증에 합격했고 26주에는 함께 일할 브로커리지 여섯 곳과 대면 미팅을 진행했다. 미팅 내내 무척 즐거웠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기억해 냈다. 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 사람들을 만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그 시간 속에서 크리에이티비티가 살아나고 도파민이 샘솟는다.


자격증 공부를 하며 영어 실력이 스스로도 느낄 만큼 확 늘었다. 입과 귀가 동시에 트인 느낌이랄까. 미국인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이 전혀 막히지 않았고, 한 대형 브로커리지에서는 "많은 에이전트를 만나봤지만, 당신에게는 아주 큰 포텐셜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양복을 차려입은 미국인들과 영어로 미팅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 사회 안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자격증이 그 티켓이 되어줬다.


이번 주는 아이디어가 너무 많이 떠올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설레어 잠 못 드는 밤이 얼마 만인지.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었다. 나는 지금 임신 7개월이다. 애기가 있다. 우선순위가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발란스를 잘 잡자고 다짐했다. 다 때가 있다. 조급하게 가지 말고, 육아에 집중하면서 일도 차근히 준비하자.

육아도, 일도. 다 잡고 싶다. 다 잘하고 싶고, 다 해내고 싶다. 나는야 야망 엄마.


(26주 차의 아기 태동은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뱃속에서 아주 활발하게 놀고 있는 우리 나무. 특히 저녁에 태동이 아주 심한데 뭐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기가 많이 움직인다. 어제는 새벽 6시에 눈이 떠졌는데 태동이 깜짝 놀랄 정도로 활발해서 새벽 내내 이렇게 움직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무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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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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