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by 김준한

꼬리/김준한


말 많은 세상, 둥글게 말아 보낸 말도

몇 사람 입방아 거치면

끝이 날카롭게 변해 돌아온다

사랑은 은유가 좋지만

이별은 직설이 덜 아프다

이미 돌아선 마음

핑계가 될 수 없는 수사법은

서로에게 더 잔인한 부연 설명일 뿐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꼬리가 부러지라고 흔드는 녀석들

직유법의 고수다

미사여구 하나 없는 꼬리 때문에

하루치 곤함이 상사의 꾸지람에

혼난 듯 줄행랑친다


눈치 없이,

은유로 말하고 싶은 나를 알아챈,

한마디도 하지 말라며 내 입술을

직설로 핥는 아롱이다롱이

나에게도 꼬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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