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담사 튜토리얼을 마치며
직업상담사 튜토리얼은 올해 1월 20일부터 매주 수요일, 토요일마다 업로드되었다. 이 브런치북은 첫 번째 글에서도 설명했듯 직업상담사를 꿈꾸는 사람들, 막 일을 시작한 사람들, 어딘가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작성되었다. 직업상담사로서 지금까지 상담을 해오면서 어딘가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갈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참 많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어쩐지 나를 둘러싼 환경은 옳지 않은 것을 추구한다고 느낀 적도 있다. 이전에 다른 기관에서 직업상담에서 자신감을 잃거나 상처를 받는 등 큰 실망을 겪은 후 상담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왔었다는 내담자의 말을 들은 적도 여러 번이다. 내 생각이 올바르므로 정답에 가까우니, 모든 직업상담사가 이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니 각자의 상황과 위치에 알맞은 방식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어느 곳에서는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기관과 동료가 있기를 희망한다. 같은 마음에서 직업상담사 튜토리얼을 읽고 있는 당신 역시 상담과 내담자에게 진심으로 임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직업상담사 튜토리얼을 써 온 나의 상담관은 다음과 같다.
내가 제공하는 1시간의 상담은 내담자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니 내담자의 초기 태도와 관계없이 가능한 한 늘 최선과 진심을 다해 진로/취업 상담을 제공한다.
별 기대와 의미 없이 내방한 내담자라면, 한 시간 동안 상담을 통해 의미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한다.
모든 정보는 내담자가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당연히 알아야 한다’는 식의 위축을 일으킬 표현은 금지한다.
흥미를 잃고 막막함을 느끼는 내담자에게 동기부여를 할 때 희열을 느낀다.
자기 탐색의 부족이나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을 경우, 취업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담자 그 자체이므로 취업 준비를 쉬어도 된다는 의견을 전한다.
회사에서 바라는 것처럼 단순히 내담자의 취업률만 올려놓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이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직장/직업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취업하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는 없다.
프리랜서와 N잡, 창업 역시 진로 방향으로서 직업상담사가 일정 부분까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직업을 평등하고 의미있게 바라보며 차별 없이 수집해 편견 없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산업과 직업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취업 준비 방법이 있으므로, 컴퓨터활용능력과 토익이 ‘무조건 필수 취준템’이 될 수는 없다.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겪고 유사한 결론을 내렸으리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분이 나의 글을 읽었다면, 같은 생각을 가진 동료로서 당신의 생각을 깊이 지지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여전히 갈증을 느끼는 영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은 영역에 대해서도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해 보고 또 차근차근 세상에 꺼내어 볼 예정이다.
글을 쓰기에 조금 바쁘고 귀찮은 날도 있었다. 천성이 게으른 나를 어찌 됐든 모른 척하고 일단 PC 앞에 눌러앉는 것이 중요했다. 흰 화면에 커서만 깜빡깜빡 점멸하는 것을 바라볼 때는 언제 다 완성 시키나 싶었지만. 막상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니 그동안 고민하고 답답해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것들이 손끝을 타고 계속해서 이어졌다. 쓰다 보니 속이 조금 시원해지는 것이, 아 어쨌거나 내가 생각한 것들을 누군가는 공감해 주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던 것 같다.
다들 이야기하는 ‘현실적’인 측면으로 직업상담사는 결코 좋은 직업은 못 된다. 우선 밝은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안정성이 매우 낮다. 대부분의 직업상담사는 정부 사업을 운영하는 측면으로 채용이 이루어지다 보니, 사업의 기간만큼 계약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급여 역시 낮은 편이다. 이 또한 앞에서 설명한 안정성과 비슷한 맥락이다. 사업을 통해 채용이 되다 보니 인건비로 책정되는 비용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경력을 모두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는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해 온 문제임에도 개선점이 뚜렷하게 있지 않듯이, 우리의 처우 개선을 위한 방향에는 큰 구멍이 뻥 뚫려있다는 점도 단점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직업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 브런치북을 통해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이 직업이 조금 덜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졌기를 바라고, 또 이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을 더 잘 알게 되고 더 좋아하게 되었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앞으로가 더 멋진 날들이 되기를.
당신의 튜토리얼리스트 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