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사랑을 맛있게 한다

이름 불러주기

by 어뉘


자존감이 사랑을 맛있게 한다




자존감은 나 아닌 남을 구속하면 나 자신이 더 아프다는 걸 아는 감정이다.


겉으로는 어떻든, 속으로는 그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매달린 모습이지만, 그의 마음대로 사랑할 그의 자유를 박탈하고 그대가 만든 틀에 맞게 사랑해 달라는 주장으로 사랑한다면, 한번 붙으면 떨어지지 않는 씹다 뱉은 껌과 같다. 자존감이 부족하다.


시쳇말로 간과 쓸개를 모두 빼주어도 그는 그대의 목적이나 성취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캔디가 달콤한 것은 말 그대로 캔디의 맛이 아니라 그것을 입에 넣은 그대가 그렇게 느낀 것이다. 그대가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그가 아니라, 그대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는 그에 불과하다. 그대는 기실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네가 어떻게, 내게 이럴 수가..!>

이런 비난은 그대가 들어야 할 건지도 모른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을 그럴 수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인 건 그대 자신이다. 그럴 수 있기에 그러는 사람을 그대가 보는 것이 아닌가. 그는 개체로서 존재하고, 삶이 주는 우연 가운데 하나로 그대와 조우한 것뿐이다.


그는 타자로서 살며, 타자의 속성을 버리지 못할 존재다. 그가 하는 사랑은 그대의 것과 다를 수밖에 없는 타자의 사랑이다. 그를 즐기는 게 아니라, 그와의 사랑을 즐겨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자존감이 필요하다. 그대가 사랑을 멈추고 싶을 때, 그대가 즐기던 사랑만 끝내면 그만 이게끔 사랑을 삶의 덤으로 여길 수 있게 할 터다.



















매거진의 이전글익어가는 모든 것이 좋은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