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를 살린 밤나무 1000그루
‘나도밤나무’ 혹은 ‘너도밤나무’라는 나무 이름은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무슨 나무 이름이 저래?’ 싶은 이 친구들에게는 율곡 이이와 관련된 재미난 설화가 얽혀있어요. 그럼 잠시만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율곡 이이가 아주 어릴 적에 한 스님이 그의 관상을 보더니 이런 말을 했어요.
이 아이는 나중에 굉장히 큰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호랑이에게 물려갈 팔자도 갖고 있으니 조심하시오!
신사임당은 이 말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어요. 혹시 피할 길이 있느냐 물으니, 살고 있는 집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어 두고 언젠가 험상궂게 생긴 스님이 아드님을 보자고 하면 그것을 시주하라고 당부했죠!
이후 율곡 이이는 신동으로 이름을 날리며 쑥쑥 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험상궂게 생긴 스님이 집으로 찾아와 아드님을 만나야겠다고 했어요. 미리 밤나무를 심어둔 신사임당은 침착하게 뒷산으로 안내했어요.
앗..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하필이면 두 그루가 죽어있어서 뒷산의 밤나무는 998그루밖에 되지 않았어요. 제 아무리 현명한 신사임당이라 할지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었겠죠. 스님은 갑자기 두 그루가 부족하다고 으르렁거리며 호랑이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 : 나도 밤나무다!!!
호랑이 : 어 뭐야? 하지만 그래도 한 그루가 부족하다!
그러자 방금 소리친 나무는 바로 옆에 있는 나무에게 소리칩니다.
나도밤나무 : 야!! 너도 밤나무잖아!!!
결국 밤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그 두 나무는 밤나무인 척하는 것에 성공해서 호랑이는 그대로 사라졌고, 아직 이름이 없던 두 나무는 각각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때 밤나무를 많이 심어서 그랬는지 이 마을의 이름은 ‘밤나무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율곡(栗谷)리가 되었어요. 지금의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가 바로 그곳입니다! 이이는 자신의 호를 율곡으로 정하기도 했죠.
그럼... 나중에 지갑에 오천 원과 오만 원이 있으면 한 장씩 꺼내서 친구에게 재미난 설화 한 번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