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숙집 이모 Dec 17. 2020

글씨 연습을 합니다

아들의 선물 값을 하기 위해

11월 18일 출판사(좋은피알)에서 하숙집을 방문하셨고 행복한 만남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가족 톡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큰아들이 12월 막내 수능이 끝나는 주에 맞춰 휴가 냈고 엄마 아빠께 드릴 선물도 준비했으니 기다리고 계시라 하더군요.

무슨 선물인지 궁금해서 꼴까닥 넘어갈 지경이라고 말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상징적인 선물이라는 힌트만 주었어요.


상징적인 선물이 무엇일까 즐거운 상상을 하며 12월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군에 집단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들었죠. 아들의 휴가가  취소되겠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예감대로 아들의 휴가는 취소되었습니다. 언제 올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고 했어요.

정말 많이 서운했습니다.


그리고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아들은 못 오고 선물만 왔어요.


선물 박스가 작아서 조금 실망할 뻔했습니다.

엄마 선물이 아빠 꺼 보다 10배는 좋다고 했는데 아빠 선물 상자가 제 상자보다 조금 더 컸거든요.

아기들 어렸을 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물어보잖아요. 이 유치한 질문에 어린 아기 때는"엄마"라고 말했어요. 그 엄마 소리에 상이라도 탄 것 마냥 좋아했어요.

엄마 선물이 10배 좋다고 했을 때 그 느낌이었어요. 아들한테 상 받은 기분이요. 엄마가 더 좋다는 표현 같았어요.


제 선물엔 작은 상자와 엽서가 있었습니다.

엽서에는

"기다리던 엄마 선물은 만년필이에요. 출판사와 계약을 축하하는 선물이요.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도 만년필 선물을 받았는데 좋아서요. 만년필 선물에 의미는 '존중과 존경'이래요. '뷰티플 마인드'라는 영화에 보면 큰 업적을 세운 교수에게 동료 교수들이 만년필을 헌정하는 모습이 나오거든요.

또 몽블랑 만년필이 유명하대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이병철 회장 등 유명인사들이 애용하고 애용했대요.

게다가 동독과 서독의 통일 조약, 우리나라 IMF 서류작성에도 쓰였대요.

그리고 만년필에 각인도 했는데요. 'Author H.J.Lee'라고 썼는데 Author(저자)가 Writher(작가) 보다 훨씬 더 격식 있는 표현이래요. 다시 한번 출판 계약 축하드려요. 이혜정 작가님!

직접 드리면 더 좋겠지만 선물 먼저 보내요.  2020년 11월 29일.  큰아들이 사랑과 존중과 존경을 담아."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아빠 선물은 제도 연필이었어요. 한옥건축 학교 다니시는 것 기념해서 산 선물이라고, 나중에 아빠도 계약하시게 되면 엄마 꺼보다 더 좋은 선물을 해 드리겠다는 엽서와 함께 보내왔습니다.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누가 좋냐는 물음에 엄빠라고 하잖아요.

아빠 선물과 엽서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제 글씨체는 유년시절에서 더 성장하지 못했어요. 공인중개사 시절 계약서에 서명을 할 때 공동중개하는 이웃 중개사로부터 혜정 씨 글씨 연습해야겠다는 핀잔을 들었는데도 글씨 연습을 안 했습니다.

선물을 받고 '만년필 글씨 예쁘게 쓰기' 유튜브를 들으며 글씨 연습을 했어요.

아들의 사랑과 존중과 존경이 담긴 몽블랑 만년필로 좋은 내용의 이야기를 보기 좋은 글씨로 표현하고 싶어서요.

그리고 매일 선물 값을 하려고 글씨 연습을 하고 있어요.


네! 출판 계약을 했어요.

'하숙집 이모의 저금통 거진'이 책이 될 거예요. 지난 9월에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안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동안 하숙집 아이들 이야기를 미루고 저금통 이야기에 집중했답니다. 이제 모든 원고는 출판사에 넘어갔고, 교정작업 중이며 1월 출간 예정입니다.

책 제목은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출판에 관련된 소식 또 올리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 소식을 브런치에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구독자님 사랑합니다.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하숙집 김장하기 전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