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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운 Oct 05. 2024

빛과 그림자 사이 side B

물음의 죽음


물음의 죽음



   듣고 싶은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물어보는 이제는 버릇이 되어버린
   그 습성은 사실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끝내 하지 못한 오래된 질문 하나를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묻어두는 것이
   희망을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절망을 유예하는 것이란 사실도

   무수한 어째서 대신 완전무결한 대답이 그 자리를 메워가는 동안에
   하지 못 한 질문과 하지 않은 질문이 무참하게 베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조각난 물음의 시체를 그러모아 그것에게 말했다
   사랑해

   애도의 마음이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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