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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예비작가 Jan 08. 2024

일어나기

마음이 넘어졌다.

어린 나이에는 넘어지기를 반복하며, 그 고통의 시간을 인내라는 시간을 지나야 일어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는 넘어지는 일이 없다.

걸음걸이가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잘 단련되어 지금의 안정된 모습으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 넘어짐을 인내하고 견딜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린 아무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첫발을 때기 위해 무한히 반복을 한다.

처음에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어렵고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내 기억 속에는 없었던 그때의 그 순간을 아직은 어린 내 아이들을 보며, 나 역시 이 과정을 통해 첫걸음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생각 한다.


나는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걸어가며 넘어졌던 일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내 몸은 잘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다리가 아니면 내 걸음 거리가 문제가 생겨 넘어진 것이 아니지만, 난 지금 넘어져 버렸다.

눈으로 보이는 넘어짐이 아닌 내 마음이 넘어져 버렸다.

어쩌면, 인생이라는 삶에서 열심히 달리다 힘들어 쓰러졌는지 모르겠다.

내가 힘들어 쓰러졌다면, 내가 왜 힘들었는지, 왜 쓰러진 것인지 지금 난 그 이유를 머리로 찾고 있다.

내가 아직은 나약해서 그 부족함에 쓰러진 것인지 나는 자책을 한다.

내가 지금까지 지나친 욕심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것인지 나를 원망하고 있다.

인생이라는 내 삶 속에서 열심히 달려 쉼 없이 앞만 보고 잘 달려 지금까지 왔음에도 내가 무엇이 부족하여 이렇게 쓰러졌는지 나는 모르겠다.


쓰러진 내 모습에 나는 원망하고 자책을 한다.

지금까지 단단하게 단련하지 못하고 그럴 용기도 없이 무슨 이유로 스스로 나약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무슨 욕심이 많아 그 많은 짐을 짊어지고 견디려 했는지 나약한 나 자신을 원망하며 고개를 숙인다.

한번 넘어졌다고 이런 고통이 찾아오는 것이 내가 무엇을 잃어버렸고, 나에게 부족함이 무엇인지 생각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모르겠다.

그 모른다는 사실에 넘어진 자리에 쓰러져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넘어져 있다.

언젠가는 일어나야 하는데 분명 그 사실을 아는데 넘어져 쓰러진 이유를 알지 못하고 나 자신에 대한 끝없는 원망과 후회로 고개 숙이고 있다.

내가 삶이라는 것을 열심히 살다 보니, 살아오다 보니 그 시간 동안 힘들어했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온 것인가?

아니면 내 지나친 욕심으로 나도 모르는 많은 것을 가지려 하다 보니 내가 감당하지 못할 무게로 넘어져 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일어나야 했다.

넘어져 있는 순간에도 일어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넘어져 쓰러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에 난 일어나고 싶었다.

주변을 살펴도 내 안에는 나를 지켜봐 주는 이 하나 없이, 오로지 나 혼자만이 넘어져 있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일어날 힘이 없어지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에서 쉬어 볼까?

이제는 쉬어도 되지 않을까?

일어나야 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쉬어도 된다는 생각에 일어날 힘이 없어지는 듯하다.


지금 내가 모든 것에서 쉬어가는 것을 선택하면 내 안에는 아무도 없지만 내 곁에 머물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내가 쉬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해 줄까?

난 나약함으로 자책하고, 지나친 욕심에 스스로를 원망하지만 난 지금까지 나약하다 생각하지 못했고, 욕심이 지나치다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넘어져 버린 순간에 되어서야 자책과 원망을 하게 되었다.


진실로 난 욕심내지 않았다.

내 삶에 앞으로 향하는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욕심내며 걸어가지 않았다.

내 삶에 나는 나약함으로 흔들리지 않았고 그 길을 잘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내 삶에서 나는 걸어가는 길에 흔들림 없이 묵묵히 잘 걸어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내 아이가 내 걸어온 길을 보고 흔들림 없이 잘 성장할 거라 생각했다.


난 흔들릴 수 없었다.

내가 흔들리면 지금까지 잘 걸어온 내 모습을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난 묵묵히 걸어야만 했다.


난 욕심 내려하지 않았다.

내 지나친 욕심이 있었다면, 그 무엇을 얻기 위해 누군가의 것을 뺏어야 하기 때문에 욕심 내려하지 않았다.

내가 누군가의 뺏어야 하든지 아니면 내 것을 뺏기든지 전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났을 것이다.

누구에게 상처로 남지 않고 싶었다.

난 나에게 지금 넘어진 것을 원망하고 자책하지 않아야 한다.

누구나 넘어진다.

그 넘어짐이 나를 원망하고 자책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넘어졌다면 내가 다치지 않았는지 살펴야 하며,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힘을 만들어야 한다.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쉽게 포기하기에는 지금 나를 보는 이들이 많다.

비록 내 안에는 아무도 없지만, 내 곁에는 많은 이들이 있다.

그들이 내 삶을 책임져주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지켜봐 주고 나를 응원해 준다.

내가 나약한 것이 아니라 내 삶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인데 난 그것을 나약함에 쓰러져 넘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내가 지나친 욕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 삶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이 있는데 그 얻는 것이 내 욕심이라 생각했고, 잃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다.

결코 난 욕심이라는 무게로 쓰러진 것이 아니었다.

지금은 쓰러져 넘어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그런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끝없는 휴식을 선택하려 했지만, 난 쓰러진 것이 아니었다.


난 앞으로 새롭게 시작할 길의 갈림길에 서서 선택하는 순간이었다.

그 선택하는 순간에 넘어진 것이 아니라 잠시 갈림길에 어느 길을 갈 것인지 지금까지 내 경험으로 결정하려고 잠시 서 있는 것이다.

난 그 순간이 넘어졌다고 생각했다.

넘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살펴보니 다치지 않았고, 길 위에 쓰러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온전히 내가 다쳤다고 생각했고, 길 위에 쓰러져 있다고 생각했고, 다쳤다고 생각했다.

내 그 순간에 무엇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많은 것을 포기하려고 했다.

삶이라는 갈림길을 만났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 이런 선택의 순간이 없었기에 지금의 시간이 낯설게 보였고, 그런 낯선 시간이 내가 넘어졌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힘을 찾아야 했다.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한다.

내가 일어날 힘이 있다면 일어나 갈림길을 선택하고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나아가면 된다.

삶이라는 갈림길에서 조금 더 쉬며, 어느 길을 갈 것인지 고민을 하고 싶으면 그러해도 된다.

이것은 온전히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넘어진 것이 아니고 잠시 멈춘 것이다.

이런 멈춤이 익숙하지 않아 내가 나약하다 생각하며 자책했고, 지나친 욕심에 나를 원망했다.

결코 나약하지 않았고, 욕심내지 않았다.

원망하지도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난 그렇게 묵묵히 삶을 잘 살아왔다.

모두가 그러하듯 언젠간 삶이란 갈림길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 길에서 넘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시 일어날 힘이 있다면 일어나면 된다.

지금 내가 일어나 앞으로 계속 갈려고 하는 것처럼, 넘어졌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힘내어 일어나면 된다.

일어나 갈림길 중에 선택한 길을 걸어가면 된다.

나약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욕심내지 않고 묵묵히 그렇게 걸어가면 된다.

넘어졌다고 원망하고 자책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듯 쉬는 것을 선택하지 말고, 넘어졌다 생각되면 내 몸이 다쳤는지 아니면 진짜 쓰러진 것인지 나를 살피자.

그래야 다시 일어날 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난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을 것이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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