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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예비작가 Aug 26. 2024

밤하늘 별하나

마흔부터 다시 시작하기

어두운 밤거리를 걸으며 나는 내 발걸음 발끝을 본다.

앞으로 나아가는 나 자신이지만, 앞으로 보는 것이 무언가 새로움을 마주해야 할 것 같은 두려움에 난 내 발걸음 발끝만 지켜본다.

밤이 깊어갈수록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지만 난 아직도 내 발걸음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여전히 발끝만 바라본다.

지금 내 주변에 나만이 존재하고 아무도 없는 지금 이곳이 나의 세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누구도 내 주변에 가까이 없었던 것처럼 지금 내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이 나의 세상이었는지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다.


조용함과 고요함에 내 발자국 소리만 들으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한 걸음씩 움직이는 내 발끝을 난 여전히 지켜본다.

아직도 내 앞으로 보는 것이 새로운 무언가를 마주해야 할 자신이 없어 내 눈은 움직이는 내 발끝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바라만 볼 뿐이다.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만, 발걸음을 움직이는 방향의 내 앞을 볼 자신이 없어 무엇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지 알지도 못하고, 봐야 할 것을 못 보고 놓쳐 버린 것은 없는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내가 지금 느낄 수 있는 것은 나를 향해 불어오는 스치듯 지나는 바람만 느낄 수 있다.


선명한 것들,

어둠이 아무리 깊어도 내 발걸음에 발끝은 선명하게 보인다.

나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는 것을 알 수 있고, 내 몸을 잠시 감싸고 떠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해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끼게 해 준다.

바람은 언제나 나를 스쳐 지나간다.

내 발걸음이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내가 그 발걸음만큼 나아가는 것처럼, 내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는 것이 두려워도 난 여전히 나아가고 있다.

내가 움직이는 발걸음의 내 발끝을 선명하게 바라보며 난 여전히 그렇게 걸어가고 있다.

얼마나 걸어왔는지 뒤돌아 보지도 않으면서 나는 발걸음을 계속 움직여 앞으로 나아간다.

잠시 머물러 뒤를 돌아봐도 될 것을, 난 뒤돌아 보지 않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내 발걸음만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뒤를 돌아보는 것이 내가 걸어온 길에 놓쳐버린 수많은 것들에 대하여 아쉬움과 후회가 남을까 돌아볼 자신이 없다.

내가 나아가는 방향에서 마주할 자신이 없었던 것은 마주하는 것이 선명하지 못하고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에야 분명해질 것이고 그 분명한 것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그런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내가 걸어온 길에 놓쳐버린 것이라는 후회와 아쉬움에 내가 걸어가는 것을 멈추고 그 무엇도 할 수 없을까 두려워진다.

왜 내가 마주해야 하는 것들은 선명하고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없을까?

항상 분명하지 않은 것들을 마주해야 하고, 그 분명하지 않았던 것이 시간이 지나야 분명해지고 선명하게 보이는 것인지 많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두렵다.


내 눈이 언제부터 내가 나아가는 내 발걸음 발끝만 보고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내 발걸음은 용감하고 자신감 있는 발걸음이라는 것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억보다는 그랬다고 나는 기억을 믿고 있는 것 같다.

새로움에 마주하는 것이 결코 두려웠던 것은 없었다.

분명하지 않았고 선명하지 않았던 내 앞 길에 난 잘 걸어서 지금의 자리까지 왔는데, 왜 지금은 내 발걸음이 향하는 앞으로 마주하지 못하는지 알 수 없으며, 새로움에 마주하는 것이 두려움에 나를 고개 숙이게 만든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을 다행으로 받아 드려야 할 것 같다.

내 발걸음이 멈추기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발걸음에 선명하게 보이는 내 발끝의 움직임이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두운 밤 하늘을 보다.

내가 나아가는 앞길을 마주할 자신이 없는 순간에 나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본다.

누군가의 부름에 고개를 들어 올린 것도 아니고, 깊은 한숨도 아닌 그저 하늘을 바라본다.

내 움직이는 발걸음은 내가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도 계속 움직이며,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


하늘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이 느끼는 것은 어두운 밤하늘이 선명하지 않음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와 같이 분명하지도 않고 선명하지도 않은 순간이 같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나야 어두운 하늘도 분명하고 선명하게 보일 것인데, 나의 앞 길은 언제가 되어야 어두움 속에서 선명하지 않고 분명하지도 않음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분명 하늘은 시간이 지나면 선명하게 밝아오면서 모든 것들이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

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내 앞이 선명하게 밝아오며 분명하게 보일 것인지 자신할 수도 확신할 수도 없다.

그저 두려움에 나 자신을 견디고 있는 시간일 뿐이다.


아직은 어둠으로 선명한 모습을 잃어버린 하늘도 밝아오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분명 밝아온다는 믿음이 확신하듯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 어두운 하늘에 작지만 밝게 빛나는 별 하나가 보인다.

주변에 모든 것들이 어두움 속에 묻혀 있지만, 그 사이로 별 하나가 빛나고 있다.

혼자 있다는 것에 혼자 빛나고 있다는 것에 나와 같은 모습이라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르다는 것은 어두운 밤하늘이 시간이 지나 밝아오면 모든 것이 선명하고 분명하겠지만, 지금 빛나는 어두움 속 별 하나는 지금의 빛을 잃어 갈 것이다.

빛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나는 나를 잃어버린 것 같아 두려운데, 저 어두운 밤하늘 별 하나는 지금이 두렵지 않은 것일까?


기다림이라는 순간이 나는 두렵다

무엇이 나에게 찾아올 것인지, 내가 무엇과 마주해야 하는지 그 분명하지 않는 일들에 나는 두렵다.

아직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일들과 사실에 나는 두려움에 고개를 숙여 내 발걸음 발끝만 보게 된다.

내가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지도 선명하지도 않은 일들에 이제는 두려움에 나를 고개 숙이게 만든다.

하늘에 떠 있는 혼자 빛나는 밤하늘 별 하나는 두려움이 없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알아주지도 않는 밤하늘에 별 하나로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것일까?

저 별은 빛을 잃어버리지 않고, 여전히 어두운 밤하늘에 빛으로 그 자리에 머물고 있지만, 나는 빛을 잃어버리고 고개 숙이고 발끝만 보고 있다.

내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난 모르겠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선명해지는지 난 모르겠다.

내가 나 자신에게 확신이 없어 불명확한 삶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기에 시간이 두려운 것인지 모르겠다.


별 하나와 나,

어두운 하늘에 별 하나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오직 자신 혼자만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난 두려움으로 지금 어두운 밤 거리에 나 혼자만 있다는 사실이 두렵다.

아무도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두렵고, 어쩌면 마주하는 것도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어두움 속에 유일하게 빛나는 별 하나는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게 혼자 빛나고 있을 수 있다.

자신이 유일한 존재이기에 그렇게 빛나는 것이 아니라 멀리서 나와 같이 길을 잃어버린 것들이 길을 찾을 수 있게 빛내어 주는 것일 수 있다.

난 앞을 보지도 못하며 계속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린 것은 빛을 잃어버린 것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 빛을 보지 못했기 일 것이다.

밤 하늘에 별 하나는 자신을 찾아오도록 그 어두움 속에서도 빛을 잃어버리지 않고 더욱 밝게 빛나고 있다.

주변에 무엇도 없지만 그래도 그 빛을 잃어버리지 않고 빛나고 있는 별 하나가 있다.

내 주변에 아무도 없이 어두움 속에 있지만, 난 빛나지 않고 있다.

낯선 무엇이 나를 찾아오는 것이 나는 두려워 빛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밤하늘 빛나는 별 하나와 다른 나의 모습을 찾게 된다.


나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은 서로의 모습이 다르다.

밤하늘 빛나는 별은 시간이 지나 밝아오는 모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에게서 두려움을 느낀다.

아니 두렵다고 생각하고, 마주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밤하늘 빛나는 별을 시간이 지나 밝아오며 본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 내가 어두움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쩌면 밤하늘 빛나는 별 하나도 믿음이 있기에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일 수 있다.

깊은 어두움 속에서 빛나는 별 하나가 시간이 지나 밝아오는 시간이 되면 본연의 빛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밝음에 숨어 쉬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밝음이 사라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밝음에 빛을 잃어 보이지 않았던 그 별 하나가 어두움 속에서 더욱 빛나며 외롭겠지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잠시 빛을 잃어버린 것이다.

잠시 잃어버린 나의 빛에 내 앞이 어두워져 나는 두려웠던 것이다.

밤하늘에 별 하나가 나와 같이 넓은 공간에 혼자만 있어 두렵고 외롭다 생각했지만, 결코 두려워하거나 외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빛을 잃어버린 것은 모든 것이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라고 내 주변이 밝아와서 머물 수 있는 것이다.

나를 머물게 해 주던 밝음이 시간이 지나 사라지면 난 빛날 것이다.

내가 눈으로 봐야 아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켜보는 것이 내 빛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모른다.

밤하늘에 별 하나도 자신을 모른다.

모르지만 믿고 있어야 하며, 결코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 알아주는 이가 지금 곁에 없어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선명하고 분명해질 것이다.


난 이제 내 발걸음의 발끝을 보지 않고 앞을 보며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새롭게 마주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피하지 않으려 한다.

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꾸준하게 내가 가야 할 길을 걸어갈 것이다.

빠르지 않아도 꾸준함이 내가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를 줄 것이다.

어두움 속에 오직 하나만 있는 존재가 아닌 나를 보는 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별을 넓은 하늘에 깊은 어두움 속에서 혼자만 빛나고 있다고 두려워하거나 숨으려 하지 않았다.

난 두려움에 넓은 공간을 피해 작은 곳에 숨어들려고 했으며, 나를 가두려 했다.

이제는 숨으려 하지 않고 가두려 하지 않는다.

어두움 속에 유일하게 빛나는 존재인 밤하늘 별 하나의 모습을 내가 지켜보듯 내가 지금 꾸준함에 이 자리를 지킨다면 나의 빛을 보는 이가 생길 것이다.

두려움에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선명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의 내가 빛나고 있다는 것을 분명 알게 될 것이다.


빛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가려질 뿐이다.

난 지금 가려진 모습 일뿐 사라진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 분명하고 선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어두움 속에 별 하나의 빛나는 존재와 같이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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