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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예비작가 Feb 06. 2024

친구

마흔부터 다시 시작하기

처음부터 누군가를 만나는 날에 앞으로 함께 오랜 시간을 같이 가는 친구가 될 거라 정해지는 것은 없다.

유년 시절 집 앞에 또는 같은 골목에 있는 친구들,

학창 시절에 같은 반 친구들과 등교 하교를 같이하는 친구들,

중고등학교 때 말썽 부리던 친구들,

대학 시절에 같은 수업을 듣던 친구들과 동아리 친구들

직장 생활하면서 만나는 친구들,

취미활동으로 지낸 친구들,

우린 여러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나는 사람 속에서 친구라는 이름을 선물하는 사람들도 있다.


친구라면 오랜 시간 연락이 끊어져도 다시 봤을 때 반가움과 어색함이 없어야 한다.

어떤 친구는 친구라는 관계가 만들어진 날부터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

우리의 주변에 친구는 어떤 모습들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시기 질투 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즐거우면 배 아파하거나 시기하지 않으며, 옆에서든 앞에서든 먼저 박수 보내주는 친구가 있다.

내가 슬픈 일이 있으면 본인의 상황을 뒤로하고 제일 빨리 달려와 처진 내 어깨에 손 올려주는 친구가 있다.

내가 지켜 쓰러질 때 내 팔을 잡아 내가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친구가 있다.

나의 어제가 힘들어 지치고 힘들어 있을 때 아무 말 없이 나와 같은 곳을 보며 말없이 조용히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친구가 있다.

우린 이렇게 3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우린 앞으로도 이렇게 함께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린 서로의 표정으로도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 친구인 것 같다.


서로에게 좋은 말보다, 가끔은 상처가 되어도 도움이 된다면 비난도 할 수 있고, 그런 비난도 감당하며 들어주는 것이 친구인 거 같다.

우린 처음부터 누군가 만남을 만들어 준 게 아니다.

우린 어떤 날에 우연히 만났고, 서로가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 긴 시간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우린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을 함께했다.

그 많은 것을 함께하고 함께 만들어 왔다.

그 긴 시간 동안 서로가 지탱할 수 있는 용기와 응원을 보냈다.

서로가 함께 한 시간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우린 잘 이겨내고 지금까지 왔다.

그 긴 시간 동안 서로에게 축하할 일들과 수많은 위로와 격려도 보내면서,,,

이젠 살아가는 방법도 살아가는 환경도 다르지만,

내가 너희를 만나면 우린 여전히 처음처럼 서로에게 의지와 힘이 되는 친구였다.

너희와 술잔을 잡고 기울이던 그날들이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소중한 날들이었다.


너희를 생각하면,

아직도 너희들과 만나서 밥 한 숟가락 술 한 모금하는 시간이 좋다.

세상에서 자장 소중한 사람이란 내가 무엇을 하든 허락하고 항상 나를 지지하는 친구라는 이름의 너희들이라 고맙다.

우린 오랜 전 매일매일 함께하였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젠 각자의 생활과 가정으로 우린 함께하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아쉬움과 후회는 없다.

언제 다시 만나도 우린 친구이며, 어느 한순간도 우린 서로에게 어색함과 서운함을 느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항상 너희를 응원한다.

너희가 나를 응원한다고 믿는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린 서로가 어디에 있던 서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누가 먼저라 말할 거 없이 내가 있는 곳에 그리고 너희가 있는 곳에 가장 빨리 달려갈 것이고 그럴 거라 믿는다.

그래서 어려움이 와도 슬픔이 와도 어떤 일이 있어도 너희를 생각하면 용기가 난다.

친구라고 말하는 너희는 그런 존재이다.


어린 시절 슬픔과 아픔을 가득 품고 있으면 너희는 나에게 계속 술을 먹였다.

너무 먹어서 힘든데 그래도 계속 먹였다.

너희가 미울 정도로 너희는 계속 먹였다.

내 아픔과 슬픔은 관심도 없는 너희가 서운했다.

너무 먹어서 쓰러지고 잠들어 버린 내가 눈뜨면 항상 내 집 내 침대였다.

너희는 나를 그렇게 챙기고 책임졌다.

시간이 지나서야 돌이켜보면 그때 우린 아픔과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을 몰라 가장 빠른 방법으로 술을 선택했고,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서 내가 가진 아픔과 슬픔을 극복하게 도와줬다.

우린 그때 너무 어렸고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 빠른 방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버리지 않고 책임지는 그런 우리였다.

그렇게 우린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 지금에까지 왔다.

지금까지 너희와 함께한 시간은 어쩌면 지금부터 함께할 시간을 위해 서로를 단단함으로 묶어주는 시간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더 많은 아픔과 슬픔 그리고 기쁨의 시간들이 있을 거며, 앞으로 찾아올 그 모든 시간에 너희와 함께하며, 너희와 함께함을 의심하지 않는다.

마음이 힘들고 지쳐도 그런 내 모습을 숨기고 싶어도 너희는 그 모든 것을 알아본다.

하지만 고맙다.

그런 나를 알고도 아무 말도 아무것도 묻지 않아서.

이렇게 시간 내어 함께 밥 한 숟가락, 술 한 모금 같이 할 수 있게 자리해 줘서 고맙다.

지금의 내 마음은 힘들고 지쳤다.

그건 사실이다.

너희는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지만 그래도 너희와 함께하는 지금 이 자리에서는 너희들의 농담 한마디 한마디에 웃고 있는 내 모습과 너희들의 모습으로 지금의 힘들고 지친 내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친구라는 말이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말이지만,

너희들은 친구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함이 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믿음,

세상에서 꼭 골라야 되는 친구를 선택하라면 난 당연히 너희들이다.

너희들과 함께한 시간이 그리고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그 어떤 것이든 너희와 함께 할 것이다.

우린 함께 많은 것을 같이 했고, 우린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으며, 우린 많은 것들을 함께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서있는 건 너희들이 항상 내 뒤에서 나를 잡아주었고, 내 앞에서 나를 이끌어 준거라 생각한다.

30년 전 그날처럼 지금도 우리는 앞으로 오랜 시간 함께 많은 것을 할 것이고, 어떤 어려움이 와도 우린 함께할 것이다.

가끔은 따뜻한 위로의 말보다 좋은 쓴 욕 한마디가 우리이기에 가능한 것처럼.

우린 처음부터 친구였고, 지금도 친구이고, 앞으로도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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