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멀리 보고 노력해야지..
나는 늘 인스타그램을 깔았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각자 보여주고 싶은 것만 멋들어지게 편집해서 올리는 전시장. (내가 그렇다는 뜻이기도 하다) 각자의 삶이 바빠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찌 사는지 소식도 듣고 트렌드도 익히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지만 비교하기 시작하면 지옥을 맛보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지옥을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인생에 비교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저 각자의 삶이 있을 뿐) 딱히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는 편이 아닌데 오늘을 정말 부러운 포스팅을 하나 보게 되었다. 바로 어떤 분이 김영하 작가와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고, 책에 사인을 받으셨다는 것. 나도 사인 책도 있고! (신간 출시할 때 선착순 예약 구매해서 받은 사인이다, 직접 받은 것은 아님) 뵌 적도 있지만! (김영하 작가님 강연에 참여한 적이 2번 있음) 중요한 건 '대화'를 나눴다는 점이었다.
너무 부러워서 살짝 눈물이 날 것 같은 타이밍에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누군가를 부러워할 시간에 부러워 하기보다 행동에 옮기자고 했던 내 말을 지키고자.
세상에 살면서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 어디 김영하 작가님 뿐이겠는가. 세상은 넓고 멋진 사람은 많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되면 된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는 1학년 때 학부대학이란 걸 운영했었다. (지금은 어떤지 전혀 모른다. 옛날 얘기 시작하는 걸 보니 나도 이제..ㄸㄹㄹ) 단과대학 단위로 입학해서 공통 과정을 배우고 2학년에 진학할 때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학부대학 단위별로 지도교수가 배정되었고 나는 1학년 때 나름 심각한 고민으로 학부대학 교수님께 면담을 신청했다.
위의 그림은 좋은 성적(GOOD GRADES)과 사회생활(SOCIAL LIFE) 그리고 충분한 수면(ENOUGH SLEEP) 3개를 모두 갖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당시 나는 사회생활과 충분한 수면을 택했었다. 그런데 그게 맞는지 좀 헷갈렸던 상황.
당시 학부대학 담당교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대학에 처음 와서 여기서 친구도 많이 사귀고 어울리고 놀면서 기분에 취하는 건 이해하지만, 결국 본인이 잘난 사람이 되면 사람들이 알아서 모이기 마련이니 사회생활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너무나 논리적이어서 단박에 설득되었다. 잘난 사람이 되는 데는 아직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지만 적어도 불필요하게 사회생활에 집착하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학부대학 교수님이 하셨던 이야기를 여기서도 동일하게 적용해보자면, 결국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만한 사람이 되면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북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겨울서점 주인장을 보면 대단한 작가님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좋은 책을 쓴 사람은 <요조X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에 출연하기도 한다. 내가 오늘 인스타그램에서 본 포스팅 역시 올리신 분은 내가 감히 비할만한 분이 아닌, 엄청난 일을 일궈내고 계신 분이다. 꼭 같은 분야가 아니더라도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다른 분야의 상위그룹과 교류할 기회가 많아진다.
얼마 전에 내가 책을 써서 <책 이게뭐라고> 팟캐스트에 나가는 게 목표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노력한 자 만이 기회를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 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 아닌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말만 해서 어찌 그런 일이 생기겠는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는 건 어떠한가! 내가 승부를 볼 곳은 어디인가. 승부를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으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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