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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등 Jul 31. 2024

허수의 친구

허수의 친구



허수는 오늘도 넓고 넓은 논으로 일을 나왔다. 가을이 되면서 논은 누렇게 익은 벼 이삭으로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추수기가 다가오는 것이다. 


“허수! 단 하나의 낟알도 새들이 쪼아 먹게 해서는 안 돼!”

농부는 매일 똑같은 말을 하였다. 허수는 “네”라고 대답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허수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훠이 훠이’ 소리쳐도 새들은 무서워하기는커녕 허수를 놀리듯 벼이삭 사이를 휘젓고 다녔다. 

“제발 부탁이야! 다른 데 가서 놀아! 너희를 해치고 싶지 않아!”

허수가 소리쳤다. 

“뭐라는 거야? 움직이는 깡통이 말을 하네.”

참새들은 까르륵 웃었다. 허수는 망설였다.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생명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로봇의 규칙이다. 허수는 턱을 괴고 논둑에 앉아 한숨을 푹 쉬었다. 그때 참새들이 날아와 허수의 어깨에서 콩콩 뛰며 조잘거렸다. 

“야! 너 왜 우리 잡으러 안 다녀?”

“우리가 너무 빨라서 못 잡는 거지? 큭큭”

참새들은 날개를 파닥이며 와르르 웃어댔다. 허수는 머리를 흔들었다.

“낟알이 쏟아지지 않게 조심해서 다녔으면 좋겠어. 만약 농부가 안다면, 난 쫓겨나게 될 거야.”

허수는 간곡하게 부탁했다. 사실 저절로 떨어진 낟알만으로도 참새들은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열매나 벌레도 참새의 훌륭한 먹이지만, 벌레 잡는 일 따위에는 관심 없이 서로 경쟁하듯 벼이삭 사이를 휘젓고 다니며 장난치기 일쑤였다. 주의를 주면 오히려 허수를 더 놀려대는 것이다.

“네가 쫓겨나건 말건 우리와 무슨 상관이람!”

참새들은 또다시 까르륵 배를 잡고 웃어댔다.

“뭐? 좋아! 나도 이제 봐주지 않겠어.”

허수는 벌떡 일어났다. 

“와하하! 봐주지 않으면 어쩔래?”

참새들은 재미있는 놀이라도 하듯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지며 놀려댔다. 여기저기 숨어서 “나 잡아 봐라!” 하며 떠들기도 했다. 


그때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런 녀석들은 혼 좀 나야 해.”

“누구니?”

허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조금 떨어진 곳에 빨간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있는 덤불이 있었다. 덤불 속에서 작은 참새가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다. 작은 참새는 멀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참새들을 노려보았다.

“넌 왜 재들과 함께 놀지 않아?”

허수는 작은 참새에게 물었다.

“쟤들과 놀고 싶지 않아. 난 그냥 덤불 속에 있는 것이 좋아.”

“내가 무서웠니?”

허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가 무서웠냐고? 참새 한 마리 잡지 못하는 너를?”

작은 참새는 비죽거렸다.

“잡지 못하는 건 아니야. 다른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야. 참새도 생명이니까.”

허수는 중얼거리듯 작게 말했다. 작은 참새는 허수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그리고 작은 날개를 탁탁 내리치며 심통스럽게 말했다.

“내 이름은 사랑이야. 그런데 재들은 나를 짝짝이라고 불러. 날개가 짝짝이니까.”

사랑이 볼이 부풀어 올랐다. 몹시 분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보니 사랑이의 한쪽 날개는 형편없이 작았다. 

“너, 날지 못하는구나.”

“날지 못하는 건 아니야. 그냥 걸어 다니는 것이 더 편할 뿐이야. 걸으면 벌레나 열매들을 더 많이 찾을 수 있거든. 날 불쌍하게 볼 필요는 없어!”

사랑이는 말을 총알처럼 쏟아내더니 휙 돌아섰다. 돌아서 걷는 사랑이 모습이 무척 쓸쓸해 보였다. 그때였다. 심심해진 참새들이 다시 허수 앞으로 날아온 것이다.

“앗! 짝짝이다!”

누군가 소리쳤다. 그 소리와 동시에 참새들은 우르르 사랑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심심했는데 뱅글뱅글 쇼나 한 번 보여 줘!”

참새들은 상상만 해도 재미있는지 때굴때굴 구르면서 웃었다. 사랑이는 참새들을 본 척도 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 덤불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참새 대장이 사랑이 앞을 막아섰다.

“어딜 도망가! 같이 놀아야지!”

대장은 부리로 사랑이를 콕콕 쪼았다.

“이러지 마! 난 너희들에게 잘못한 게 없어!”

사랑이 소리쳤다. 

“우리랑 다르다는 것이 잘못한 거야.”

대장이 말했다. 사랑이 볼이 다시 부풀어 올랐다.

“다르다는 것이 왜 잘못이야?” 

“어쭈, 대들면 어쩔 건데?” 

참새들이 사랑이의 날개를 툭툭 건드리며 장난치기 시작했다. 사랑이는 참새들이 건드리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렸다. 구경만 하던 허수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겨우 눈치를 챘다.

“내 친구 사랑이를 괴롭히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허수가 재빠르게 사랑이를 잡아 올리지 않았다면 사랑이가 위험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랑아, 우리 높은 곳까지 날아볼까?”

허수는 사랑이와 함께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참새들은 놀라운 광경에 기절할 지경이었다. 깡통인 줄 알았던 허수가 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사랑이가 허수와 친구인 것도 놀라웠다. 

사랑이는 높이, 멀리 나는 것이 처음이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산뜻한 바람이 사랑이의 깃털 하나하나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래 참새들이 모래알처럼 작게 보였다. 그러더니 아예 보이지 않게 되었다. 허수는 벼가 출렁이는 황금벌판을 가로질러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산까지 순식간에 돌아서 왔다. 허수가 참새들 앞에 가만히 내려서자, 참새들은 조그만 부리를 다물지 못하고 가느다란 발가락을 바들바들 떨었다. 

“사랑아, 나는 강력 전자파 장치도 있어.”

“강력 전자파?”

사랑이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장과 참새들도 정신을 차리고 허수를 보았다. 허수는 싱긋 웃으며 머리에 있는 안테나 끝을 맞부딪혀 논둑에 있는 큼직한 돌멩이에게 전자파를 쏘았다. 그러자 번쩍! 파바바팍! 전자파에 맞은 돌멩이가 둘로 갈라지고 까맣게 탔다. 그 광경을 보자 참새들은 심장이 얼어붙기라도 한 듯 꼼짝하지 못했다. 어떤 참새는 꼬르륵 기절까지 했다. 사랑이도 놀라서 한발 물러섰다.

“손바닥에서 그물도 나온다. 볼래?”

사랑이는 여전히 놀란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허수는 작고 빨간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있는 덤불을 향해 그물을 펼쳤다. 그물 안에 빨간 열매가 가득 찼다. 허수는 먹음직스러운 빨간 열매를 참새들 앞에 털어놓았다.

“먹어 봐, 사랑이가 주는 선물이야. 꽤 맛있을 거야.”

사랑은 허수가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강력한 무기가 있으면서도 그동안 참새들에게 겁을 주거나 잘난 척하지 않은 것이다. 사랑이는 허수의 어깨 위로 뱅글뱅글 날아올랐다. 

“무슨 할 말이 있니?”

“아니, 네가 멋져서!”

참새들은 둘이 하는 대화를 모조리 들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믿을 수 없어서 눈만 껌벅거렸다. 그러나 대장은 심술 가득한 표정으로 사랑이를 쏘아보았다. 어마어마한 능력이 있는 허수가 하필이면 날개가 짝짝이인 보잘것없는 사랑이와 친구라는 것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사랑이와 사이좋게 놀아. 그리고 오늘은 이 열매를 먹고 논으로는 들어가지 마. 난 맞은편 논도 돌아봐야 하거든.”

허수는 천천히 논둑길을 걸어갔다. 가다 멈추고 훠이 훠이 다른 새들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참새들은 허수가 멀어지자 정신을 차리고 사랑이를 보았다. 잘못하다간 허수의 전자파에 참새구이가 되거나 그물에 모조리 잡힐 수 있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사랑이를 이제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친절하게 대할 수도 없었다. 대장이 사랑이를 쏘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은 거칠게 날개를 파닥이며 사랑이에게 다가섰다. 사랑이는 순간 움찔했다. 그러나 놀라지 않은 척하며 한걸음 물러섰다.

“네가 허수랑 친구란 말이지?‘

“그래”

“네가 원하는 건 허수가 모두 해주고 말이야.”

“그래”

“언제부터?”

대장은 삐딱하게 서서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오, 오늘부터……”

“그래? 그런데 너 말이야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아. 허수는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 로봇이야. 허수에게 엄청난 능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힘을 합쳐 허수를 쫓아내야만 해. 허수는 이제 참새들의 적이야. 안 그래?”

대장이 힘을 주어 말하자, 참새들이 일제히 “맞아! 맞아!” 하며 시끄럽게 맞장구를 쳤다. 

“허수는 적이 아니야. 너희들을 모두 잡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 오히려 친구가 되고 싶어 했어.”

사랑이는 다부지게 설명하였다.

“푸하하하. 짝짝이! 정신 차려! 허수아비 로봇과 참새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결국 너를 이용해서 우리 모두를 잡을 거야. 그리고 저 돌멩이처럼 우리를 참새구이로 만들겠지.”

대장이 돌멩이를 날개 끝으로 가리켰다. 참새들은 둘로 갈라져 새까맣게 탄 돌멩이를 보며 몸서리쳤다.

“하, 하지만 허수는……”

“분명히 말하는데 너도 참새라면 우리 편을 들어야 해! 만약 우리를 배신하면 어떻게 될지 각오하는 것이 좋아! 나는 배신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지.”

대장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사랑이는 온몸이 떨려왔다. 대장과 그 일당 참새들이 사랑이를 빙 둘러쌌다. 

“내게 좋은 계획이 있어. 일단 짝짝이 네가 허수를 꾀어내서 멀리 가자고 해. 그동안 우리는 벼를 망가트리는 거야. 그러면 농부는 허수를 쫓아낼 거고, 우리에겐 자유가 오는 거지. 알아들었어? 짝짝이!”

대장이 눈을 치켜뜨고 부리로 사랑이의 어깨를 누르며 말했다. 만약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모두 달려들어 쪼아댈 것 같았다. 

“우리는 덤불에 숨어서 지켜볼 테니, 당장 허수를 불러!”

대장이 소리쳤다. 

“아, 안 돼! 그럴 수 없어. 허수는 내 친구야. 쫓겨나게 할 수 없어!”

“뭐? 결국 배신자가 되겠다는 거야?”

대장은 한쪽 날개를 펼치며 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참새들은 사랑이를 쪼기 시작했다. 사랑이는 깃털이 모두 뽑혀나가는 고통을 느꼈다. 사랑이의 발가락과 부리 옆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사랑이는 아프고 무서웠다.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내 편은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이었다.

“아, 알았어. 하, 할게.”

사랑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그제야 대장과 참새들이 씩 웃으며 쪼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대장의 신호와 함께 덤불 속으로 모두 숨었다. 사랑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괜히 힘자랑을 한 허수의 탓이야.’라며 오히려 허수를 원망했다.

“허수! 허수!”

사랑이 목소리가 떨렸다. 멀리 있던 허수의 레이더 귀에 사랑이가 부르는 소리가 잡혔다. 허수는 무슨 위험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급하게 날아올랐다. 

“무슨 일이야? 친구들은 모두 어디 갔어? 발가락과 부리는 왜 다친 거야?”

허수가 물었다. 사랑이는 망설였다. 덤불 속에서 대장과 참새들이 이쪽을 향해 쏘아보는 것이 느껴졌다.

“친, 친구들은 저기 산 너머로 놀러 갔어. 나에게 너를 데리고 그쪽으로 오래.”

“뭐? 나를?”

“응, 서로 친구가 되었으니 재미있는 것을 구경시켜 준다는 거야.”

사랑이는 덜덜 떨면서 말했다. 거짓말하는 자기 자신이 미웠다.

“재미있는 것? 좋아. 당장 가자!”

허수는 사랑이를 안고 신나게 날아올랐다.

“어느 쪽이야?”

사랑이는 말없이 한쪽 날개 끝으로 멀리 있는 산을 가리켰다. 허수는 두말하지 않고 산을 향해 날았다. 사랑이는 힐긋 뒤를 보았다. 대장과 참새들이 조심조심 낮게 날면서 논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사랑이는 바늘에 찔리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황금색 물결이 출렁이는데 사랑이의 마음엔 검은 구름이 가득 차서 숨을 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허수야, 만약 여기서 쫓겨나면 어떻게 돼?”

“공장으로 다시 돌아가겠지.”

“공장으로 다시 돌아가면 어떻게 돼?”

“개조되든지, 버려지든지 하겠지. 쓸모없게 된 로봇이니까.”

“그럼 나하고 추억은 모두 지워지는 거야?”

“그래, 그동안 기억이 모두 지워지고 새로운 프로그램이 입력되겠지.”

“넌 완전히 다른 로봇이 되는 거구나.”

사랑은 울먹이며 날개 끝을 바들바들 떨었다.

“처음 사귄 친구인데 그렇게 할 순 없어!”

사랑이는 울음을 터트렸다.

“무슨 말이야?”

놀란 허수가 물었다. 

“네가 나랑 멀리 가 있는 동안, 대장과 참새들이 벼를 망가트리기로 했어. 그러면 너는 쫓겨날 거라고 했어. 너를 꾀어내지 않으면 괴롭히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미, 미안해 허수야. 참새들이 벼를 망가뜨리기 전에 빨리 논으로 돌아가자.”

허수는 사랑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못된 참새들이 사랑이를 이용한 것이다. 허수는 즉시 돌아섰다. 벼 이삭들이 들썩이고 있었다. 참새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만했다. 허수는 후닥닥 논으로 들어섰다. 갑작스러운 허수의 등장에 참새들은 깜짝 놀라 일제히 우르르 벼 이삭 위로 날아올랐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허수는 그물을 펼쳤다. 참새들은 모조리 그물에 잡혔다. 그물 안에서는 난리 법석이 났다. 대장은 사랑이를 향해 “배신자!”라며 쏘아보았다. 그물을 둘러메고 논둑으로 걸어 나온 허수가 물었다.

“사랑아, 이 녀석들을 어떻게 할까? 전자파로 모두 참새구이를 만들면 농부가 좋아할 텐데……”

“안 돼! 안 돼! 살려 줘! 모두 대장이 시킨 거야. 우린 잘못이 없어!”

그물 안 참새들이 합창하듯 소리쳤다.

“배신자들……” 

대장은 중얼거리며 고개를 휙 돌렸다.

“조용히 해! 너희들 목숨은 사랑이에게 달려있어!”

허수가 소리쳤다. 참새들은 이번에 사랑이에게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짝짝이, 아, 아니 사랑아! 살려줘! 우린 친구잖아! 앞으로 너를 많이 도와줄게.”

참새들은 정신없이 짹짹거렸다. 두 날개를 싹싹 비는 참새도 있었다.

“뭐? 도와주겠다고? 처음부터 그런 건 필요 없었어. 나 혼자서도 무엇이든 해 낼 수 있어. 괴롭히지만 않았어도 난 괜찮았다고!”

참새들은 할 말이 없었다. 

“허수! 우리를 살려준다면 우리는 이제 논에서 놀지 않고 숲에서 놀겠어.”

대장은 여전히 거만하게 말했다. 

“약속해! 약속해!”

참새들은 다시 일제히 합창을 했다. 허수도 사랑이를 보았다. 무엇보다 사랑이 마음이 중요했다. 사랑이는 깃털이 뽑힌 자신의 작은 날개를 보았다. 아직도 쓰리고 아팠다. 더 아픈 것은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고 맞았다는 수치심으로 상처 난 마음이었다.

“다르다는 건 잘못한 것이 아니야. 너희보다 약하다는 것도 잘못한 것이 아니야. 만약 그것이 잘못이라면 너희들도 너희보다 강한 자 앞에선 잘못한 것이 될 테니까. 그리고 괴롭힘을 당하겠지.”

사랑이 말했다. 

“마, 맞아. 너를 괴롭힌 건 우리가 잘못한 거야. 우, 우린 참새구이가 된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 허수는 우리보다 강하니까. 하, 하지만 이번만은 용서해 줘.”

그물 속에 있는 어떤 참새가 울부짖듯 말했다. 그 말에 모두 부들부들 떨 뿐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먼 산만 보고 있던 대장의 목덜미도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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