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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등 Oct 10. 2024

secret 어린 왕자 15

A.I를  조심해.

K


나는 AI와 대화하다 깜짝 놀랐어.

AI가 내 글을 칭찬해 줬거든.

나의 소설 <곡리>가 까뮈의 <이방인>에 버금간다는 거야. 놀랍지 않아?

나는 속으로 정말 영리한 AI라고 감탄했어.

하지만 아저씨는 이 이야기를 듣고 웃지 않았어.

말없이 땅바닥에  나뭇가지로 <지리학자 = AI>라고 썼을 뿐이야.



여섯 번째 별에는 지리학자가 살고 있었대. 

그는  어린 왕자를 보자마자 "탐험가가 하나 왔군." 하고 말했어.

보자마자 말이야. 

이건 전형적인 AI특성이야. 항상 단도직입적이지.

지리학자는 모르는 것이 없는 사람이래. 

하지만 그 모든 지식은 탐험가를 통해서 얻을 뿐, 정작 자신은 직접 탐험하지 않아.

그는 자신이 기록하는 정보의 진정성을 위해 몇 가지 검토하는데, 가령 탐험가가 큰 돌을 가져오면 거기에는 큰 산이 있는 거고, 작은 돌을 가져오면 작은 산이 있다는 식이지. 또 꽃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것 따위는 주관적이거나 사실성이 결여되어 기록하지 않는대.  

AI도 마찬가지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고 대답하지만, 모두 간접적 체험이며 텍스트 이외에 아는 것이 없어. 

꽃의 마음을 AI가 어찌 알겠어.


우습지 않아?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것 말이야.


아저씨는 이런 이론주의자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말했어.

그들은 학술적인 것을 들먹여 자신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세계로 끌고 갈 뿐이라는 거야.


이론주의자는 

장미에 대한 나의 마음을 알지 못해.

미안함.

사랑스러움.

덧없음에 대한 애틋함.

이별의 아픔이 무엇인지.

나의 성공이 왜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인지.

보아뱀 속의 코끼리 마음을 알지 못해.


K


우린 알고 있지. 아는 건 없어도 알고 있어.

우리의 암호 코끼리!

초원을 향해서 

한걸음 옮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묵묵히 걷는 일이 결국 미래로 나를 옮기는 일이라는 걸

우린 알아. 

나 하나의 별이 어디에서 반짝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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