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생을 대하는 자세, 하고 싶은 것 다 하기.
언젠가부터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와, 그 어린 나이에 해외 생활을 해봤어?"
"좋겠다. 영어 잘해서..."
"아프리카를 혼자 갔다고? 안 간 데가 없네?"
요즘엔 워낙 조기유학이 성행이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보다 못하는 사람 보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할 정도가 되었고 여행은 일상이 된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경험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주변 또래들은 내가 하는 것들을 신기해한다. 뭘 하나 궁금해하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
"요즘 유학 안 가는 사람이 어딨어. 대학생들한테 어학연수는 이제는 정규학기 수준으로 다 가던데?"
"영어 한국에서만 배웠다는 사람이 나보다 더 잘 하더라!"
"20대는 돈 모이면 가장 먼저 하는 게 여행이던데? 방문 국가 수로 보면 나는 뭐 병아리지."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졌던 기회들이 결코 남들이 쉽게 얻기 어려운 기회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경험은 특별하다. 그 기회 속에서 나에게 일어날 일들과 그 결과물들은 내 노력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그 기회에 눈을 뜰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기회들이 우리 주변을 맴돈다는 걸 안다. 조금만 용기 내고 높이 뛰어 잡으면 충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기쁨 뒤에 따르는 수많은 고통과 슬픔, 괴로움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이내 못 본 척 돌아서 버린다.
내 옆에서 힘들어도 함께 가줄 수 있는 가족의 응원이 있었기에 나는 걱정 없이 일단 기회를 잡고 볼 수 있었다. 내 옆엔 앞이 불안하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순간에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고민의 본질을 볼 수 있도록 느긋하게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고민하는 순간순간마다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듣고 기다려주셨다. 어떠한 지원도 응원도 아끼지 않으셨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할 때 엄마는 항상 말씀하셨다.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거를 해."
엄마의 한 마디가 내 복잡한 마음을 정리해 주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과정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더 큰 결과를 위해선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 늘 열정에 차있을 순 없듯, 그 과정이 길어질수록 불안하고 답답함을 느낀다. 그런 나를 단 한 번도 재촉하신 적이 없는 엄마 아빠다. 단 한 번도 옆집 아이랑, 소위 엄친딸, 엄친아와 비교하며 "그 집 딸내미는 이렇다는데 너는 왜 이러니"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오히려 답답해하는 나에게 아빠는,
"높이 뛰어오르려면 많이 움츠려야 해."
라고 말씀하시며 내가 기죽지 않게 응원해주셨다. 부모님은 살면서 단 한 번도 나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신 적이 없다. 나는 항상 엄마 아빠의 자랑이었고 내 행복이 당신들 인생에서 최우선이었다. 나에게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행복한 선택을 하라고 하시면서 정작 두 분이 하고 싶은 건 쉽게 선택하지 못하셨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걸 아직은 이론으로밖에 모르지만, 언젠가는 그 마음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날이 오리라. 지금의 나는 결코 나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걸 안다. 누군가의 응원과 지원이, 그리고 그에 뒤따르는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 그리고 그 고마움을 더 큰 베풂으로 나눌 수 있는 나로 성장하기 위해 늘 기억하고 명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