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혼자가 편하니까."
혹은
"혼자도 좋긴 한데 나중엔 소중한 사람과 이 아름다움을 함께 하고 싶다."
나는 전자였다. 혼자만의 시간이 좋았다. 편했다. 필요했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같이 갈 사람을 찾기 전에 먼저 표부터 끊었다.
여행지에 가면 혼자 오는 사람을 많이 본다.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어 공유한다.
'나 여기서 이거 본다, 부러워해줘.'
혹은
'혼자 봐서 너무 아쉽다. 사진으로라도 그 느낌을 공유해보자. 그리고 다음엔 꼭 같이 오자.'
언젠가 '아, 여기는 꼭 소중한 사람과 함께 오고 싶다.' 라는 느낌이 들면 그땐 함께할 준비가 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늘 이 멀리 딸을 믿고 보내주신 부모님께 '저는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이렇게 좋은 걸 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의미로 사진을 보내드렸다. 가끔 SNS에 나누긴 했지만 온전히 혼자 느끼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머무르고 싶은 만큼 머무르며 눈앞에 지나가는 모든 것들과 들리는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행복했다. 혼자 밥을 먹어도 외롭지 않았고 혼자 기차를 타도 심심하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입이 살짝 근질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마냥 좋았다. 무엇을 하든 함께 할 사람을 찾기보단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다.
아직은 혼자가 편하다며, 이 시간이 필요하다며, 합리화 같아 보일 수도 있는 이유를 대며 그 시간을 지켜왔다.
확실한 건 나는 그 속에서 성장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생각을 했고, 생각을 정리했고 나만의 결론을 내리며 한 뼘씩 성장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눈앞에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질 때, 감동의 순간에서 누군가와 함께 하지 못함이 아쉽고, 그래서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면
그때는 '함께'가 필요한 때이다.
하지만 충분히 혼자서도 잘 즐긴다면, 그 시간이 행복하다면, 그래서 그 시간이 필요하다면,
아직은 혼자가 편하다는 게 아닐까.
라고 살짝이 결론을 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