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모든 수분은 눈을 통해 흘러나가고

신랑에 대한 분리불안은 깊어만 가는데

by 디앤디앤

아가가 먹을 젖은 안나오고

왜 눈물만 나는거니...^^


신랑이 문제였던걸까.

출산을 하고 신기했던 경험 중 하나는 내가 기절을 해본 것이다.

체구는 작은데 꽤 튼튼한 나란 여자는

고3때도 코피 한 번 안흘려볼 정도로(?) 건강의 적신호랄 것을 느껴본 적이 없다.


출산 시작부터 유일한 보호자로 신랑이 함께 했는데

정말 아이일때 부모님께 100프로 의지했던 것처럼

정신적 신체적 모두 신랑에게 의지했다.

심지어 간호사 선생님이 아이 낳고 화장실은 꼭 보호자랑 가야한다

종종 기절을 해서 두부 손장을 입는데 그러면 큰일난다 하시기에

수치스러움을 참고 신랑이랑 같이 화장실을 가게 되었다.


아무리 남편이라도 이성 앞에서 소변을 보는건 쉽지 않았다^^

꽤 긴장도 되어가지고 정신이 아주 멀쩡했는데

겨우 옷매무새 갖추고 일어나자마자 기절.

신랑 품에서 눈을 뜬 나는 그때부터였던거 같다.

온전히 신랑 바라기로 의지하게 된것이...


하필 산후조리원에서 입실한 첫번째 방은 어두운 색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원래 예약한 방이 이미 만실인 상태라 임의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방 자체는 더 넒고 비싼 방이였지만 묘하게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다.

다행히 내가 있던 산후조리원은 신랑 출입이 가능했는데

신랑과 같이 머무르지 못했다면 어땠을지 상상이 안간다.


조리원 들어온지 3일째 새벽 2시.

결국 자다가 일어나서 울기 시작했다.

몸이 천근만근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갑자기 잘 수 없었다.

내가 이 곳에 갇힌거 같기도 하고

나는 아기를 낳았는데 아기는 내 옆에 없다.

신생아실에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무조건 내 아기의 소리로 느껴졌다.

나중에 사람들이 알려주었는데 열 달 동안 내 몸의 일부였던 아기가

이제 내 몸에서 떨어져나가니 그런 공허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연유를 모르고 허한 공백감과 아이에 대한 알 수 없는

그리움에 갑자기 펑펑 울기 시작했다.


불쌍한 신랑은 너무 놀라 헐레벌떡 일어나 나를 겨우 달래고

그 새벽에 신생아실로 나를 데려갔다.

신랑 입장에서는 정말 아닌 밤중에 봉창 두드리는 상황인게

신생아실은 내 방에서 열발자국도 안되게 가까웠고

심지어 연락드리면 아이도 데리고 와서 있을 수 있었다.

어이없지만 막상 아이가 오면 신생아실 선생님들보다 잘 볼 자신은 없었다.^^

그와중에 또 피곤해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근데 신랑이 손잡고 신생아실에 같이 가자하니 발걸음이 떼어지는 것이였다.

그 긴머리를 풀어 헤치고 핑크색 산모복 차림으로

신생아실 유리 앞에서 아기를 보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신생아실 선생님들은 새벽에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ㅠㅠ)

호르몬의 노예인 나는 그저 아이 얼굴을 보니 아이도 나랑 떨어져있어

얼마나 내가 그리울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하지만 사실 아기는 새근새근 잘 자고 있었다.

한참을 우는데 신랑이 안아주니 겨우 진정이 되었다.


그렇게 일주일간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신랑이 없을때는 신랑이 보고싶다고 울고

신랑이 오면 또 보고싶었다고 울고


그리고 놀랍게도 일주일 정도 지나자 드디어 눈물이 마르기 시작했다.

호르몬이 줄어드는 것도 있지만 산후조리원 생활이 이제 정말

반만 남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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