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수박에 맞았어요

내 입에서 이런 말을 하고 다니게 될줄이야

by 디앤디앤

요즘 한창 기어다니는데 재미붙인데다가

내 껌딱지인 아이는 내가 집안일을 할때도 강아지마냥

내 발밑에 맴돌곤 한다.

너무 귀엽고 이뻐서 내가 분리불안이 올 지경이다.


평소 아이를 애지중지 내곁에 붙여놓고

조금만 멀어지만 어디 다칠세라 항상 조심했는데

내 주변에 있다가 사고가 나버렸다.


9키로가 넘는 아이를 항상 번쩍번쩍 들어올리던 나는

11키로짜리 수박을 들다 결국 내 밑에 있던 아이에게

떨어뜨려 버렸다.


아이 머리에 맞는데 정말 기절할거 같았다.

가족들이 우선 아이를 좀 지켜보자는데 이렇게 큰 수박을

내 키에서 떨어트렸는데 바로 병원 안가도 되는건지

너무 혼란스러웠다.


너무 순한 우리 아이는 달래주니 울음을 그쳤는데

30분뒤 잠을 자려는데 삐대듯이 심하게 칭얼대서

결국 동네 병원에 급한대로 먼저 가보았다.

바로 큰병원 응급실로 가라해서 이동한 병원은 외상은 안보는 곳이였고

달빛어린이병원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기에 달려갔다.


아쉽게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당일에는 없었지만

당일 근무중이시던 의사분이 아이 머리 상태와

머리를 부비거나 당기는듯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는지

잘하던 기는걸 못한다는지

토를 했는지 밥은 먹었는지 확인해주시며 검사를 당장 하지말고

우선 며칠 지켜보자 지금은 문제 없어보인다 소견을 주셨다.


근무하던 신랑은 반차내고 달려오고

가족들도 모두 전전긍긍하고

이렇게 건강하게 아이를 낳아서는

나란 엄마는 뭐하는 사람인가 자책이 엄청나게 밀려왔다.


병원 세곳을 가면서 어떤일로 오셨냐는 질문에

“제가 아이한테 수박을 떨어트려서 아이가 맞았어요”

라고 설명하는게 얼마나 속상하고 황당하던지...

심지어 그 전날 아이는 기다가 자세가 불안정했던지

바닥에 머리를 찧었는데 하필 블럭모서리에 찍혀서

퍼런 멍까지 들어있었다.


여차저차 마무리하고 새벽에 잠이 드려는데

내가 아이에게 좋은 엄마일까

나는 어렸을때 우리 엄마가 너무 현명해보여서

엄마 말은 무조건 믿었는데 나도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두려움과 속상함이 밀려들어왔다.


매번 새로운 상황이 닥치면 계획형 인간인 나는 많이

당황해하는 편인데 신랑은 그래도 항상 다 해결되서

지나왔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잘 해낼것이라고 힘을 주곤 한다.


내 생각은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지 미리 장담은 조금 어렵게 여겨지는데

그러나 저러나 나는 이미 이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무조건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건 무의미하다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은 이상 아이를 위해 그냥 나는 무조건 성장해야 한다.

지금 부족하면 더 열심히 성장하면 된다.

그래서 엄마들이 강한가보다.


다시는 이런 실수는 반복하지 않으리라.

슬퍼하는 마음은 나 스스로 얼른 다독이고

작고 소중한 아이를 바라보며 굳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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