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정의

#10

by June


주한미군 법무관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겨울이었다.


얼마나 그리웠던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었던지.


무언가를 이루기 전까지는 절대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어린 내가 겉으로는 나이를 먹었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때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미국 성조기를 어깨에 단 군인의 신분으로 이렇게 다시 이 땅에 돌아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한국의 겨울 칼바람은 매서웠고, 공기에는 오래된 매연의 맛이 섞여 있었다.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 내가 쓰는 언어, 한글 간판, 길거리 음식 냄새, 골목을 타고 흐르는 한국 겨울의 정취.


반가움, 감격, 슬픔, 이질감, 긴장,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낯섦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심스레 눌려 있었다.


이곳은 내가 태어난 나라였지만, 동시에 너무 오래 떠나 있었던 나라였다.


나는 미군의 유니폼을 입은 채, 한국군, 한국 시민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다. 사무실의 반은 영어로, 나머지 반은 한국어로 돌아갔다.


법은 미국의 군사법으로 작동했지만, 그 안의 감정과 현실은 이 땅의 정서로 흐르고 있었다. 그 간극 속에서 나는 매일 고요히 균형을 잡아야 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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