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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찾아갔다.

아픔

by 김군

최근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불청객처럼 문득 찾아와 가슴을 지릿하게 만든 통증에 불안했다. 숨 쉬는 순간 조여 오는 답답함과 불쾌함은 참기 힘들었다. 결국 인내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 병원을 급하게 찾아갔다. 카운터에서 예약을 하고 차례를 기다렸다. 걱정의 시간은 재깍재깍 얼굴을 그늘지게 만들었다. 심각하면 어떡하지 아직 매듭짓지 못한 것들과 하지 못한 것들을 놓아야 하는 것이 두려웠다.


길어지는 기다림의 시간에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의 아픔과 걱정 근심이 공기 속에 녹아들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나 둘 자리가 비워지고 내 이름을 호명하는 간호사님을 따라 검사실로 향했다. 의자에 앉아 혈압을 재고 날이 선 주사 바늘이 팔을 뚫고 들어 몸 안에 뜨거운 일부를 빼내갔다.



그리고 다시 자리를 이동하여 양쪽 팔과 다리사이애 기기들이 부착하여 무언가를 검사하였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 속에 진행된 것에 허무함이 느껴졌다. 이후 담당의사님과 면담을 하며 통증과 이것을 느끼기 시작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말을 하면서도 내가 이렇게도 조리 있게 표현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게 새삼 놀라 웠다.


나의 장황한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오늘은 간이검사만 가능하고 세밀 검사는 일정을 예약해서 진행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다음 일정을 정하고 나는 병원을 나왔다. 쨍쨍한 하늘은 답이 미뤄진 나의 찝찝함과는 달리 너무나 좋았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픔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근심이 억울했다.



열심히 살아가려 했고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싫어 내가 손해 보자 살았었다. 그런데 뭔가 비련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물론 아직 결정된 것이 없지만 말이다. 울렁이는 마음을 어린아이처럼 위로받고 싶어 나를 진심으로 아껴줄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나 둘 셋 짧은 연결음에 들려진 그녀의 목소리에 왈칵 눈물이 났지만 잠시 심호흡을 가다듬고 답을 했다.

여차저차 상황을 이야기했고 그녀는 차분히 듣고 나를 안심시켰다. 큰일이 아닐 거고 요즘 신경 쓰는 것들이 많이 있고 잘 챙겨 먹지 못하는 끼니 때문이라고 집으로 오라 하였다.


진심과 온기가 느껴지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힘이 났다. 그래 별일 아닐 거니 약해지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남은 시간 나를 더 아끼고 돌보아보자라는 생각을 하였다. 아프지 않기 위해 눈물 흘리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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