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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May 31. 2024

유쾌한 순간

통쾌함을 느끼다.

 과거에 대한 복기를 하는 시간을 늘어났다. 한수 한수의 순간들의 아쉬움이 어쩔 수 없이 찾아온다. 만약 이랬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그런지의 지금껏 진행된 삶이라는 책사이에 끼워진 책갈피는 후회들의 대부분이다. 유쾌하게 웃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추억하고 싶어 시작한 글이지만 어느새 나의 펜이 써 내려가는 것들은 그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은 그래도 다르리 하며 과거의 시간을 더듬어본다.


 언제였을까 나에게 미소가 지어졌던 순간들이 있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딱히 일을 하면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주저리주저리 써본다. 그러다 음 그래도 이때는 조금 다르지 않았는가 하는 순간이 생각에 잡혔다. 나의 시간들 속에 나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것은 사람이었다. 많은 부류의 군상들이 있었지만 특히나 2명 정도가 압도적이었다.


 그중 한 명은 바로 A중고서점에서 정직원으로 매니저로 전환되어 근무하게 되었던 B매장의 부점장이었다. 참 꼽씹어보면 진짜 나에게 더럽게 악연의 인물이었다. 시작부터 탐탐치않은 시선들은 항상 불편하였고 지나친 감시와 꼬투리잡기에 위축되었다. 사건 사고에 대한 복기를 하기 위한 CCTV는 나를 옥죄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그 시절 나는 미숙하고 불안한 존재였기에 허점이 많았다.


 그에 따라 펼쳐진 실수들이 고침의 수단으로 시작된 훈수와 충고들은 손가락질과 원색적인 비난들로 표현되기 시작하였다. 그는 인격적으로 한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에는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인재였었다. 그래서 내가 그 자리를 맡기 전까지 무려 3명의 사람들이 채 1년을 버티지 않고 도망쳤었던 것이다. 결국 나도 다음인 4번째가 되었지만 퇴사에 있어 위안의 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찾아왔다.


 공교롭게 경쟁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거리상으로는 도보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있었다. 멋지게 그의 얼굴에 사표를 던지고 나가고 싶었지만 소심한 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더럽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칠 운명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새로운 회사에서 나는 새로움에 동기를 가지면서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앞서 적었던 이야기들처럼 오픈이라는 나름 나만의 시간 속에 작은 성과를 내었다. 


 고됨도 있었고 다를 것 같았던 조직의 분위기도 크게 차이가 없을 느낌에 실망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적어도 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순간들이 있기에 기뻤다. 매장 오픈날 여러 사람들이 방문을 하였다. 당시 지방에 분점을 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회사의 많은 관계자들이 찾아왔다. 수고했고 앞으로 기대하겠다는 그들의 독려가 힘이 났다. 과거와는 다름을 써 내려감에 뭔가 모르게 희열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를 기쁘게 만들었던 것은 의도치 않은 존재의 등장이었다. 분주하게 사람들이 방문을 하고 구매를 하였고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주변을 신경 쓰는 것이 미약했다. 겨우 한숨을 돌리기 위해 직원들의 교대의 순간을 가지며 서로를 도와주었다. 나에게도 잠깐의 휴식이 짬이 주어졌을 때 마주친 한 시선이 있었다. 바로 부점장이었다. 황급히 피하며 못 본 척하는 눈길에 통쾌함이 들었다. 


 그는 항상 내가 애초에 피어나지 말할 자리에 있었던 존재로 여겼었는데 나는 해냈었다. 그리고 작지만 새싹도 피웠고 그것은 서서히 단단해져 갔다. 소심하지만 그에게 복수하는 느낌이 들어 나는 시선을 따라 그에게 다가갔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당환한 모습을 보이며 그는 도망쳤다. 시원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더더욱 열의가 불타올랐다. 내가 네가 그렇게 자부심을 가진 매장을 무너뜨리고 우위에 서내고 말겠다고 말이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왠지 모르게 계속 웃음이 멈추지 않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꿈을 꾸었었다. 결과론적으로 나는 일을 그만두고 직함과 직책이라는 굴레를 벗어난 자연인이 되었지만 소귀에 달성을 하였다. 근거리에 위치한 경쟁은 고객을 나눠먹기가 되었고 그 팽팽한 줄은 지방에서 독보적인 상위권의 매출이라는 매장의 프라이드를 부점장으로부터 뺏어내 버렸다. 초라해지면서 드러난 그의 민낯을 직접은 아니지만 주변이들로부터 들었었다. 통쾌함이 다시 잡아본 복기의 한 수 한수 사이에 새어 나왔다. 나의 보기 드문 유쾌한 순간이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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