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뱉어져 버린 말에 대해 후회가 된다. 주워 담기에 그 말은 파생되는 순간 듣는 이에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무섭다. 나에게 떨어져 나간 그것이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하루에 수천의 단어들이 잘못된 선택으로 나오고 난 또 걱정을 한다.
얼마 전 고객과의 다툼이 있었다. 어찌 보면 소통의 부재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을 구해야 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언성과 직원을 비꼬면서 인신공격을 일삼는 태도는 너무 화가 났다. 불을 진화하러 간 자가 기름을 부은 것이다. 잘못과 시정 그리고 교육을 통한 개선이 나의 최대치의 사과이었지만 그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순간 화가 났고 이 모든 부조리한 서비스업의 손님이 왕이다라는 관행적인 문화에 치가 떨렸다.
마치 내가 대역죄인이 된 듯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주기를 원하는 그에게 나는 원하는 게 무엇이냐며 그의 모순적인 투정에 감정적이며 논리적으로 반박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당연한 사건 기록이 되고 관행이 되어버린 손님의 갑의 위치는 나의 과실로 평가되었다.
싫었다. 비위를 맞추고 고객의 투정에 기계처럼 감정이 없는 듯 잘못을 빌어야 하는 것이 그리고 내 동료들이 그런 대접을 받는 것들이 너무 화가 났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여겨지는 문화 속에 수많은 서비스업 관계자들은 말이라는 칼에 찔리고 난도질당한다.
정말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손님은 손님이고 자기가 지불한 만큼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그 이상의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서는 안 된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박준- 운다고 달라 질은 없겠지만
좋은 말들이 마음속에서 살아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