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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13. 2019

2010년대 앨범 TOP 10

BEST Albums Of 2010s

음악은 일종의 타임캡슐이다. 다른 형태의 예술과 달리 우리에게 기억을 쉽게 소환시킨다. 그때 그 시절의 음악을 듣기만 해도 유년기가 저절로 떠오르고, 청춘의 추억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불과 몇 분짜리 곡 하나로 우리의 개인적인 순간들, 마음의 상처와 불안을 위로하거나 연애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환기시킨다.

    

1990년대 냅스터(Napster)로 음원복제가 가능해지면서 2010년 물리적인 저장수단 ‘레코드’ 시대는 저물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를 이뤘다. 2011년 Spotify가 미국시장에 상륙했고, 2012년 YouTube 조회수가 빌보드 차트에 집계되기 시작했다.    

  

음악도 변했다. 칸예 웨스트의 <MBTDF>이 아트 힙합을, 비욘세의 <Beyonce>은 ‘비주얼 앨범’으로 뮤직비디오로 된 음반을 창시했다. 프랭크 오션은 얼터너티브 R&B를, 챈스 더 래퍼는 믹스테이프로만 활동을 이어간다. 또, ‘EDM’이라고 명명된 힙합과 일렉트로닉 음악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 밥 딜런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켄드릭 라마가 플리쳐 상을 받으며 가사의 예술성을 공인받게 된다. 그 뿐 아니라 프린스, 조지 마이클, 아레사 프랭클린, 데이빗 보위 같은 슈퍼스타들이 세상을 떠났다.     


 끝으로, 2010년대가 흥미로운 점은 아티스트들이 시대와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데이빗 보위가 남긴 유작 <Blackstar>은 켄드릭 라마의 <To Pimp A Butterfly>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꽤 유명하다. 과연 2020년대는 어떤 음악적 변화가 일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10 : Adele,《21 (2011)》  

아델 앳킨스의 <21>은 어떻게 3천만 장 판매고와 그래미 어워드 6개 부분 수상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었을까?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찬사를 함께 얻은 <21>은 거창한 야심도, 불타는 창작력도, 눈부신 비전도 찾아볼 수 없다. 


안전한 기획의 블록버스터지만, 남자에게 버림받은 한 여인이 홀로 상처를 이겨내는 생생함을 만나볼 수 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Back To Black>이 남긴 유산은 이렇게 꽃을 피웠다.  




#9 : Drake,《Take Care (2011)》      

오브리 그레이엄 (Aubrey Graham)은 지난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멜로딕 랩(싱잉 랩)과 얼터너티브 R&B를 자유자재로 오고가며 빌보드 차트를 제 집 안방 드나들 듯 드나들지 않는가?  


그는 캐나다 출신 유대계 흑인 혼혈인지라 태생부터가 ‘랩 계의 6두품’이다. 랩 계의 골품제도로 인해 수많은 조롱과 논란을 일으켰다.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그는 힙합 신에 찌든 후드(빈민가) 정서를 거부하고,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고민을 담은 ‘싱잉 랩’을 전 세계에 널리 전도했다.   

                 



#8 : Rihanna,《ANTI (2016)》

 리아나(Rihanna)는 차트에서는 승승장구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음악적 완성도는 점점 하향곡선을 그렸다. 더 이상 ‘싱글 아티스트’로 불리길 원치 않는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 한계를 순순히 인정한다.   

   

 안일한 기획도 군데군데 보이지만, 두왑(“Love On The Brain”), 록발라드 ("Kiss It Better"),

소울(“Higher”), 사이키델릭 록(“Same Ol' Mistakes”), 붐뱁(“Consideration”) 등을 통해 더 이상 트렌디한 음악을 쫓지 않음을 선언한다. SWAG 넘치는 전반부에서 연약한 내면을 솔직히 드러내는 후반부로의 이행도 자연스럽다.      


안전한 히트공식을 벗어나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새롭게 도전한 그녀를 아낌없이 응원하고 싶다. 우리나라 가수들도 ‘스타’라는 안전한 둥지를 벗어나 장르 뮤지션으로 거듭나길!       




#7 : Taylor Swift, 《Red (2012)》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부분인 ‘올해의 앨범’을 두 번 수상한 역사상 유일한 여가수다. 그만큼 미국의 높으신 분들이 보기에 그녀는 ‘안전한’ 가수였었다.   

   

컨트리의 희망으로 떠오른 그녀는 전작<Speak Now>처럼 핑크(‘22’), 프린스('RED'), U2('State Of Grace') 스노우 패트롤(‘The Last Time’)등 선배 팝스타들의 히트공식을 훌륭히 흡수하거나 "All Too Well"이나 'Begin Again'같이 훌륭한 작품들을 쓸 수 있음을 자기 스스로 증명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테일러는 확실히 10-20대 소녀들이 듣고 싶어 하는 동화를 들려줄 주 아는 훌륭한 작가다.

         



#6 : Frank Ocean,《Channel Orange·2012》    

만약 [Blonde (2016)]을 향후 10년(2020년대)을 정의할 음반이라면 《Channel Orange》은 2010년대 사운드를 규정 짓은 앨범이다. 지난 10년간 가장 큰 음악적 흐름 중 하나인 얼터너티브 R&B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 랩이 록을 대체되는 상황에서, 점점 위축되어가던 R&B 장르에 전혀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동시에 현실 속에서 시작하는 이야기가 공상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기묘한 오렌지 빛 세계를 구축한다. 짧은 곡 안에서 주제를 풀어가는 작가적 상상력과 소울과 휭크(Funk)에 대한 전방위적인 이해는 후대 R&B 싱어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5 : Beyonce,《Lemonade·2016》    

역사상 최초의 비주얼 앨범<Beyonce (2013)>를 창시함으로써 그녀는 팝스타가 ‘YOUTUBE시대에 살아가는 법’을 친히 일러줬다. 그런 그녀가 남편의 불륜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한다. 그에 대한 배신, 복수, 용서를 담은 단편영화들을 엮어 하나의 음반이 된다.     


개인적인 고백들이 ‘Black Lives Matter’운동과 #MeToo 운동을 겪으면서 사회적인 담론으로 자연스레 커져갔다. 이렇듯 《Lemonade》는 2010년대 흑인 여성을 이해하는 역사적인 유물 중 하나로 남았다.          





#4 : Grimes, 《Art Angels (2015)》

클레어 부쳐(그라임스의 본명)는 프로듀싱, 레코딩뿐 아니라 아트 워크, 뮤직비디오 까지 혼자서 해결한다. G-드래곤의 팬인 그녀는 최신 K-POP과 80년대 신스 팝, 90년대 인더스트리얼(나인 인치 네일스)을 모두 동일선상에 놓고 평등하게 대한다.    

  

그녀의 음악은 전산망으로 온 세계가 연결되고, 국가와 인종, 지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21세기의 특수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양한 문화적 원천을 하나의 소리로 균일하게 주조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물은 단순한 장르의 통합이 아니다. 어차피 21세기 음악은 어떤 소리를 창조하는 단계를 넘어 어떤 소리를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마법처럼 들리는 <Art Angels>은 그 훌륭한 예다.  

              




#3 : Frank Ocean, 《Blonde (2016)》

흰 피부와 금발남성을 뜻하는 Blond와 금발 여자를 말하는 Blonde 란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양성애자 화자를 등장시켜, 억압의 대상이 된 개인이 겪는 좌절감이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최소한의 악기와 목소리 배열, 간결한 선율과 리듬만으로 청춘들의 불안감과 상실감을 노래한다.    

  

장르마저 흐릿하다. 장르에서 장르로 자유로이 옮겨 다니며, 때로는 완전히 범주를 없애기 위해 장벽을 허문다. 마치 2020년대 대중음악을 예언이라도 한 듯이 장르가 모호하지만, 분명히 R&B 음반이다. 인상주의적인 가사마저 문화가 두려워하는 관습을 통과하면서 예술적인 음악 중에 용해되지 않고 남아 있는 감정을 걸러낸다. 




#2 : Kendrick Lamar,《To Pimp A Butterfly·2015》

디즈니가 블랙 프라이드(Black Pride) 정신을 함유한 <블랙 팬서>의 사운드트랙을 켄드릭 라마에 맡긴 이유는 무엇일가?      


TPAB은 발매 후, 버락 오바마가 직접 면담했을 정도로 'Black Lives Matter'운동과 맞물려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TPAB는 아프리카 계 미국인으로써의 고민이 진정성 있게 들린 이유는 플라잉 로터스, 카마시 워싱턴, 썬더 캣, 로버트 글래스 퍼 등 재즈 음악가들과 협연을 통해서 컴퓨터가 아닌 실제 악기가 주는 인간다움이 밑바탕 되었기 때문이다.

          





아차상

Robyn, 《Body Talk·2010》

Arcade Fire,《The Suburbs·2010》

St. Vincent, 《Strange Mercy (2011)》   

Kendrick Lamar, 《good kid, m.A.A.d city (2012)》

Kanye West, 《Yeezus (2013)》

D'Angelo And The Vanguard,《Black Messiah (2014)》  

Sufjan Stevens, 《Carrie & Lowell (2015)》

Solange, 《A Seat At The Table (2016)》

Kacey Musgraves, 《Golden Hour (2018)》

FKA Twigs, 《Magdalene (2019)》      





#1 : Kanye West,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2010》   

MBTDF는 인종, 문화, 랩에 관한 도해법을 제시하며, 이질적인 요소들이 공존하는 다양한 생태계를 조정한다. 이처럼 선지자 칸예는 어떤 음악도 평등하다는 MBTDF의 가르침을 설파하며, 힙합의 영토를 크게 넓혔다.   

   

힙합의 경계를 허무는 그의 계시록은 차세대에 가장 중요한 드레이크와 켄드릭 라마를 2010년대 힙합의 세계로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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