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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04. 2018

영화 (스타 이즈 본) 후기 : 원전의 충실한 현대화

(A Star Is Born·2018) 리뷰

영화 <스타 이즈 본>은 1937년작 영화 《스타 탄생(A Star Is Born)》의 3번째 리메이크작이다. 자넷 게이노와 프레드릭 마치 주연한 1937년작이 무명가수의 성공기와 유명 배우의 몰락기를 대비시키고 있다면 1954년 작은 역사상 최고의 뮤지컬 배우 중 하나인 주디 갈란드의 실화가 겹쳐서 묘한 감흥을 자아냈었다.



하지만, 2018년작은, 1937년작과 1954년작보다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석권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주연하고 음악 비즈니스로 전환한 1976년도 작품을  직접적으로 리메이크했다. 단 하나 차이점이라면,  브래들리 쿠퍼는 1976년작의 전통 Rock 보다는 '컨트리' 음악에 약간 치우쳐있다. (촬영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실감 나는 라이브 공연에 주안점을 두면서 'SNL'과 '아메리칸 아이돌' 등을 입히는 현대화 작업을 병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시대에 나온 1937년작의 줄거리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럼, 오리지널 1937년작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바로 비극적인 로맨스를 통해 흔히 '할리우드 오페라' 라 불리는 쇼비즈니스의 단면을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이었다.


무명가수 앨리(레이디 가가)가 '명성'이라는 불리는 상승곡선을 달릴 때, 점차 내리막길을 내딛는 컨트리 록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은 기하학적 대칭을 이룬다. 앨리를 스타로 만들어주고, 격려해주고 이끌어주던 멘토였는 잭슨의 추락은 정확히 대조된다. 잭슨은 자신의 결점으로 인해 무너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산업의 냉정함도 함께 그려낸다.


이런 일관된 운동성이랄까? 모든 이야기가 일관되게 진행되기에 우리는《스타 이즈 본》에 쉽게 몰입하게 된다. 초짜 감독 브래들리 쿠퍼는 여기에만 집중하고,  나머지《스타 이즈 본》의 모자란 부분은 음악으로 채웠다. 어차피 음악영화이고, 뮤지컬 영화다. 음악적인 부분도 한편 살펴보자! 두말할 나위 없이 처음 두 주인공이 만난 바에서 "La Vie en Rose"부르는 레이디 가가는 그야말로 압권이고, 실제 가가의 팬들을 동원한 공연장의 생생한 열기를 카메라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모조리 담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주제가상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미국에 비해 한국에서는 열기가 뜨겁지 않은 이유를 밝히며 이 리뷰를 끝마치겠다. 


《스타 이즈 본》은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1950) 같은 스타 시스템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런 영화를 만들지도, 제대로 접해본 적도 거의 없다. 이게 첫 번째 이유다.


둘째, 조용필, 이미자, 서태지, 방탄소년단, 빅뱅, 소녀시대 같은 슈퍼스타들의 전기영화를 본 적 있는가?  할리우드는 음악산업과 아티스트에 관한 영화를 수없이 만들어냈다. 반면에 국내의 경우에는, 음악영화 자체도 드물뿐더러 가수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셋째, 너무나 당연하게도 미국 쇼비즈니스에 대한 몰이해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매니저 바비 (샘 엘리엇)의 역할 같은 경우, 우리나라 기획사가 하는 일 중 일정 부분만을 수행한다. 즉, 미국 음악계는 음반을 출시하는 레코드 회사와 활동 전반을 기획을 하는 매니지먼트가 분리되어있다. 우리나라는 공정위가 무력하지만, 미국은 음악산업에도 반독점법이 고스란히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소한 차이가 꽤나 크게 다가온다. 우리나라 음악 비즈니스만 염두에 두다가는 관람하면서 낯설게 느껴지는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바로 한국인들이 놓칠 [스타 이즈 본]의 가장 큰 장점은, 브래들리 쿠퍼는 낡은 시나리오 속에서도 현재 팝음악에 대한 신랄한 논평을 내린다는 점이다. 독설로 유명한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아메리칸 아이돌)을 연상케 하는 레즈(래피 게이브런)를 조롱하는하면, 앨리가 '로이 오지슨의 Pretty Woman'을 부를때 록커인 잭슨이 조용히 물러서는 장면을 통해 Rock음악의 쇠퇴를 은유한다거나, 그래미 시상식에서 앨리가 'Why Did You Do That' 를 부르는 광경은 현대 팝씬에 대한 미국인의 우려와 디스가 뒤섞여있다. 


왜 잭슨은 블루스, 컨트리, 록 같은 쇠락한 장르를 부르고, 앨리는 EDM으로 전향하겠는가? 이런 세심함이 오스카 후보에 올린 원동력 중 하나일 것이다.



Good : 충실하게 고전을 현대화했다.

Caution :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슈퍼 스타답게 레이디 가가의 무대 장악력은 역시나 훌륭했고,

 ■훨씬 복잡한 내면을 충실히 연기해낸 쿠퍼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가가보다 컨트리를 소화하는 데 있어서 음색은 쿠퍼가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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