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1970년대를 '헐리우드 르네상스'라고 부른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마틴 스코시즈,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브라이언 드 팔마,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와 같은 영화계 악동들의 등장이 이 시기의 핵심적 사건이라고 본다. 상업영화든 예술영화이건 본전을 뽑고, 거기에 덧붙여 약간의 이익을 올리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갑자기 모든 영화가 홈런이 되어야만 했다. 〈죠스 Jaws〉와 〈스타 워즈 Star Wars〉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한때 자동차 극장용 영화나 하급 오락물로 취급되었던 이야기들이 이제 제작에 공을 들이고 편집을 잘 하면 멋진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다수의 극장에 동시 개봉하면서 광고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고, 그럼으로써 경제적 부담은 더 커졌다. 이제 '박스오피스' 라는 자본의 논리가 영화산업 전반에 뿌리내리게 된다.
1970년
[암흑가의 세 사람] 장 피에르 멜빌 [완전범죄] 엘리오 페트리
[도살자] 클로드 샤브롤
[도라 도라 도라] 리처드 플라이셔 外
[야전병원 매쉬] 로버트 알트만
[작은 거인] 아서 펜
[순응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1971년
[협녀] 호금전 [프렌치 커넥션] 윌리엄 프리드킨
[수라] 마츠모토 토시오
[작은 사랑의 멜로디] 워리스 후세인
[해롤드와 모드] 할 애쉬비
[배니싱 포인트] 리처드 C. 사라피안
[악령들] 켄 러셀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 로버트 알트만
[초콜릿 천국] 멜 스튜어트
[마지막 영화관] 피터 보그다노비치
1972년
[솔라리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루이스 부뉴엘
[아귀레, 신의 분노] 베르너 헤어초크
[카바레] 밥 포시
[서바이벌 게임] 존 부어만
[더티 해리] 돈 시겔
[어둠의 표적] 샘 페킨파
[싸일런트 러닝] 더글라스 트럼블
[외침과 속삭임] 잉마르 베리만
[군기는 똥구덩이 아래에] 후카사쿠 킨지
1973년
[결혼의 풍경] 잉마르 베리만 [엑소시스트] 윌리엄 프리드킨
[관계의 종말] 샘 페킨파
[지금 보면 안 돼!] 니콜라스 뢰그
[위커맨] 로빈 하디
[청춘낙서] 조지 루카스
[미개의 행성] 르네 랄루
[스팅] 조지 로이 힐
[자칼의 날] 프레드 진네만
[용쟁호투] 로버트 클라우즈
[벌집의 정령] 빅토르 에리세
[비열한 거리] 마틴 스콜세지
[의리없는 전쟁] 후카사쿠 킨지
[듀얼] 스티븐 스필버그
[형사 서피코] 시드니 루멧
1974년
[영향 아래 있는 여자] 존 카사베츠 [황무지] 테렌스 멜릭
[가르시아] 샘 페킨파
[텍사스 전기톱 학살] 토브 후퍼
[컨버세이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지하의 하이젝킹] 조지 사전트
[천국의 유령] 브라이언 드 팔마
[암살단] 앨런 J. 퍼쿨러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셀린과 쥘리 배 타러 가다] 자크 리베트
1975년
[잔느 딜망] 샹탈 애커만 [몬티 파이톤과 성배] 테리 길리엄, 테리 존스
[배리 린든] 스탠리 큐브릭
[록키 호러 픽쳐 쇼] 짐 샤먼
[내쉬빌] 로버트 알트만
[뜨거운 오후] 시드니 루멧
[코드네임 콘돌] 시드니 폴락
[딥 레드] 다리오 아르젠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밀로스 포먼
1976년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알란 J. 파큘라 [네트워크] 시드니 루멧
[록키] 존 G. 아빌드센
[캐리] 브라이언 드 팔마
[무법자 조지 웨일스] 클린트 이스트우드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니콜라스 뢰그
1977년
[미지와의 조우] 스티븐 스필버그 [애니 홀] 우디 앨런
[서스페리아] 다리오 아르젠토
[철십자 훈장] 샘 페킨파
[소서러] 윌리엄 프리드킨
[하우스] 오바야시 노부히코
[토요일 밤의 열기] 존 배드햄
1978년
[소림 36방] 유가량 [할로윈] 존 카펜터
[시체들의 새벽] 조지 A. 로메로
[디어 헌터] 마이클 치미노
[잔결] 장철
[천국의 나날들] 테렌스 멜릭
[슈퍼맨] 리차드 도너
[신체 강탈자의 침입] 필립 카우프만
1979년
[에이리언] 리들리 스콧 [맨하탄] 우디 앨런
[잠입자]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재즈클럽] 밥 포시
[브레이킹 어웨이] 피터 예이츠
[라이프 오브 브라이언] 테리 존스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미야자키 하야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로버트 벤튼
[태양을 훔친 사나이] 하세가와 가즈히코
#10 : 죠스 (Jaws·1975)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편집·음향효과·음악상
27살의 스필버그는 3대의 상어 로봇이 고장을 자주 나자 '보이지 않는 상어'로 서스펜스를 구축한다.
영화 사상 처음으로 흥행수익 1억달러를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으며,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지형을 바꾼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흥행에 있어서 홍보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배급방식을 바꾸고, O.S.T, 티셔츠, 모형 등 영화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9 : 거울 (Zerkalo·1975)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낯선 구성, 느린 전개, 잦은 롱테이크 등은 확실히 낯설다. 타르코프스키는 '영화' 라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예술형식을 통해 가장 반 상업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인간에 대한 성찰을 영상으로 담으려는 타르코프스키의 노력은 굉장히 희귀하다. 희소성이야 말로 경제에서 말하는 가치의 척도가 될 수 있으므로 그는 영화사의 보석이다.
사실 <거울>의 줄거리를 요약할 수 없다. 그는 어쩌면 <안드레이 류블료프> 이후 '완벽한' 영화를 만든적이 없을지 모른다. 이해할 수 없는 예술작품을 만날때의 생경함은, 그저 세계를 모방하려는 작가들이 줄 수 없는 참신함을 던져준다. 이게 (영화산업이)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려는 타르코프스키, 브레송, 부뉴엘 같은 작가주의를 보호해야하는 이유이다.
#8 : 불타는 안장 (Blazing Saddles·1974) 멜 브룩스
1970년대 베트남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아메리칸 드림은 붕괴됐다. 이에 멜 브룩스는 혁명적인 해학을 남긴다. 그는 서부극을 패러디하며 미국 건국신화를 산산히 짓밟는다. 옛 서부를 인종차별주의자, 강도단, 일확천금(골드 러시)를 쫓는 얼간이, 배타적인 감리교도로 채워넣는다.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보안관으로 선임하고, 유대인 카우보이를 부보안관에 임명한다. 소수인종의 편견을 조롱하면서 웃음을 이끌어냄으로써 인종주의라는 개념 자체를 우스꽝스럽게 조롱한다.
#7 :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Star Wars·1977) 조지 루카스
아카데미 특별공로·미술·의상·시각효과·음악·음향효과상
당시만 해도 SF는 흥행하기 힘든 B급 장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33세의 루카스는 그 편견을 딛고, ‘문화 현상'을 일으켰고, 영화 뿐 아니라 소설, 만화, 게임, TV 등 모든 문화 영역을 장악했다. 또한, 오늘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같은 공유세계관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
#6 : 차이나타운 (Chinatown·1974) 로만 폴란스키
아카데미 각본상
몇몇 평론가들은, 40년대-50년대 필름 누아르를 재현한 '네오 누아르'로 소개하기도 한다.
굳이 〈차이나타운〉을 소개하려는 이유는, 가장 뛰어난 시나리오 중 한편이자, '시나리오 작법의 교과서'로 언급되기 때문이다. 폴란스키가 수정한 결말도 훌륭하고 말이다.
#5 :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1976) 마틴 스콜세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그 어떤 전쟁영화보다도 더 베트남 전쟁 후유증을 탁월하게 드러낸 사회 심리 드라마다. 퇴역 군인 트래비스 비클(마틴 스콜세지)는 <수색자>의 이든처럼 영웅, 반영웅, 아웃사이더이다. 영웅 신화를 거부함으로써 사회가 개인을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여과없이 들춰낸다.
#4 : 시계태엽 오렌지 (A Clockwork Orange·1971) 스탠리 큐브릭
폭력과 섹스로 점철됐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수 없는 영화, '국가가 개인의 본성까지 통제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미국에서 X등급을 받은 영화중 가장 작품성이 높은 영화로 평가된다.
생전의 큐브릭이'영국에선 내가 죽은후에야 개봉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
#3 : 복수는 나의 것 (Vengeance Is Mine·1979) 이와무라 쇼헤이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이 뽑으신 인생의 영화 중 한편
으레! 느와르 장르가 그렇듯 도시 시스템으로부터 밀려난 밑바닥 인생을 조명한다. 쉽게 풀어보자면, 연쇄살인마 스릴러란, 무엇이 한 인간을 그토록 잔혹한 살인마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무라 감독은 냉정하게 살인마를 응시한다. 이해할 수 없는 괴물로 그림으로써 우리가 피하고 싶은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여과없이 들추어낸다.
여담으로,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을 만들때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2 :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1979)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국제평론가협회상, 아카데미 촬영·음향효과상
코플라는 유럽 예술영화의 사조를 받아들여 미국 대중영화의 격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엄청난 상업적 성공과 더불어 미학적 성취는 헐리우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지침이였다.
그러나, <지옥의 묵시록>이라는 악몽은 그의 예술적 에너지를 급격히 고갈시킨 듯 보였다. 제작비 4천만불(현재 2억불)과 3년이 넘는 촬영지연으로 제작진은 점차 지치고 미쳐갔다. 당시 컴퓨터그래픽이 없던 시절에, 온전히 필름에 담긴 광기는 다소 불균질한 완성도를 훌쩍 초월한다.
#1 : 대부 1,2 (The Godfather·1972-4)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아카데미 작품, 남우주연·각색상 / 아카데미 작품, 감독, 남우조연, 음악, 미술, 각색상
어떤 이들은 <파트 1>을 선호하고, 어떤 사람들은 <파트 2>를 선택할 것이다. 어느 편을 고르든간에 <스타워즈>와 더불어 미국의 신화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아마도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탁월한 연구는 관객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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