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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Dec 20. 2022

꽃씨는 꽃만 피어낼까

1.


꽃씨는

꽃만

피어낼까,


대지의 흙내음을

하늘의 흰구름이며

벌들의 바쁜 날개짓을

한없이 무심한 빗소리와

낙엽이 흘러내린 쓸쓸함을

바람이 지나며 흘린 헛웃음과

소쩍새 밤새 구슬피 울던 사연을

수많은 사람들이 간직한 희로애락도


온갖 것들이

씨앗에

켜켜이 담긴다.


깊은 겨울밤

눈 깊은 대지의 침잠 속


동지섣달 기나긴 날

얼었다 녹기를 몇 번이나 했을까  


그제서야 씨앗으로 영글면


내년 봄

전설 한 보따리

한 송이 꽃잎으로 피어내겠지.


2.


꽃씨 한 톨에

어마어마한 전설이

차곡차곡 담겨있음을

새삼스레 느끼는 겨울밤,


함박눈 내리는

마당에는 전설이 영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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