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트 지붕 담벼락에
멈추어선 자전거
바퀴도 온전치 못하네.
그저 주인 잃은 물건일 뿐
더 이상 굴러가지 않네.
오랜 시간
논으로 밭으로
읍내 장으로
면으로
일 있을 때면,
으레 주인 따랐을 자전거
구름 흘러가듯 주인은 떠나고,
아심찬한지 담벼락은 자전거를 품었네.
오래전,
그나마 젊었을 적에
옛날 집에 덧대었을 콘크리트 담벼락이지만
주인 손길 남아있으려니,
차갑지만 그대로
강아지 부뚜막에 턱 괴듯
자전거는 따스한 주인 품에 안겨,
구름처럼 흘러가버린 그때를
꿈꾸는데,
지나가던 바람 되돌아와 토닥거리고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