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중한 친구

by 오월의바람

마당의 대추나무 한 그루,

말벗삼아 이런저런 얘기 건넨다.


속 깊다.


무슨 말이든 다 받는다,


가끔 다른 생각일 때면

대추 한 알 톡하니 떨어트린다.


대추나무 옆 바위 한 덩이

걸터앉아 이런저런 얘기 건넨다.


속 깊다.


침묵은 동의라고 했던가,


가끔 다른 생각일 때면

엉덩이 뾰쪽하니 찌르고선 모른척한다.


대추나무 아래

바위에 걸터앉아 맞는 바람

친구삼아 이런저런 얘기 건넨다.


속 깊다.


그때만큼은 고요하다.


가끔 다른 생각일 때면

대추이파리 정신사납게 흔들어 놓는다.


풀벌레 우는 밤에도 아랑곳하지 아니하는

묵중한 나의 친구들이다.

keyword
이전 22화해바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