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 방울 눈물은
누군가의 마음을 적실 수 있을까?
내가 이 세상에 왔다는 사실도, 아니
한 장의 사진을 찍고 고르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보았다는 것도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는 것도
모를 일이기에,
내가 흘린 눈물 한 방울은
그저 소나기 내린 대지의 적시움 보다 하얗고
소금같은 메밀꽃이 아침이슬 지붕에서 뭉치어 내리는 빗물마냥 떨어지듯 그럴거라.
그럴거라,
눈물 한 방울 슴슴한 빵에 찍어 먹기에 짜지 않고 어줍잖을지라도,
설령 한 방울 시(詩)가 되고 그 시가 명과 암의 시(時)가 될 지라도,
존재했던,
흘렸던 눈물은
하늘로 올라가는 수증기마냥하다.
그리하여 또는 그러므로,
나의 한 방울 눈물은
내가 나를 위해 흘리는 ‘다녀왔다’고,
‘잘 다녀간다’는 표시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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