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단 말로도 부족한 감정일 때가 있다 출구가 있다면 너무 자주 도망치고 싶었다 이름 모를 광활한 사막을 걷는 기분, 올려다본 밤의 별들은 이날 쏟아져 내릴 것이다 푸른색 별의 파편이 몸 곳곳에 박히는 걸 상상했다 피가 대지를 적시고 내 몸은 금세 식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사력을 다해 매달렸던 비루한 작업물들 내 납색 공허는 마침내 그치겠지 알았고 확신했던 게 얼마 있지 않았고 내 알량한 믿음은 신념은 너무 쉽사리 흔들렸다 알 수 없는 하루 자신할 수 없는 순간의 연속 난 더 깊게 더 수렁 속으로 스스로를 떠밀었던 건지도
무엇을 위해 무엇이 되려고 누군가 지나가며 말했던 것처럼 조금은 되는 대로 살 순 없었나 그래 언젠가는 버겁다며 내려놓을 것이다 정말은 확연히 지쳐가니까 그때에는 적어도 시라는 거짓을 짓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말들 너라는 이름과 네가 서있던 밤들 네가 가졌던 차가운 언어와 그럼에도 따스했던 네 작은 몸 안고 또 안으면 행복해질 줄 알았지 네게 입 맞추곤 같아질 줄 알았지 비바람 치는감정과 불현듯 치미는 단어들 널 미치게 사랑할 때면 음악을 크게 켜고 엉터리 시들을 쏟아내곤 했다
하얀 달빛 비추이는 길을 하염없이 걸었지만 어딘가에 닿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지 넌 이 밤 어디에도 서있지 않을 테니까 터벅터벅.. 내 발자국 소리 생겨나자마자 금세 사라지는 이곳의 유일한 소란 고독했어 그러나 외롭진 않아 숨이 붙은 것들의 살아있음이란 본디 그런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