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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ah Dec 20. 2022

겨울의 기분

손 끝이 찹니다

엄마와 아이의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엄마 발자국을 따라 뛰는 것도

센 바람이 허락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까르르 웃습니다

높은 하늘로 울려 퍼지는 그 메아리는

천상의 소리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이에 서있던 나는

더는 바스러지는 낙엽이 아니었습니다

찬 기운에 움츠러들던 몸은 창공으로 나르는 웃음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켰습니다

더는 제자리걸음으로 총총거리던 지난날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 위를 덮은 눈송이는 나의 머뭇거림을 덮고, 엎어져 슬퍼하던 나의 자리에 아이는 날개를 그려 넣었습니다

겨울 내내 안팎으로 사랑을 그려 넣었습니다

이런 것이 사랑이라, 일컬을 만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 작고도 큰 사랑에 보답할 길이 없어 잠자는 계절에 기도로 편지를 띄웁니다


고구마도 붕어빵도 겨울에는

나누고 나뉘어지기를

쌀도 사랑도 겨울에는

더하고 더해지기를

멀리 울리는 종소리가 그 바람을 전합니다

사랑도 사람도 겨울에는

내내 배고파도 내내 나누어

영영 배부르고 영영 나 너

사랑하기를

영영 잠들지 않고 내내 눈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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