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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ah Apr 16. 2022

찰나가 영원이 되는 순간

찰나를 기록하는 이유

  가끔, 아주 가끔 느끼는 행복의 순간들이 있다. 창가의 바람이 커튼을 만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배경으로 뛰노는 순간 글을 읽는다. 그럼 순간의 기쁨에 마지않아, 기록을 하고자 노트북을 켜거나,  파란색 작은 노트를 찾는다. 그럼 기적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빛이 공기 중으로 부서지고,  사이사이 그늘진 곳에서까지 영감이란 것이 말을 건다. 비록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실낱같은  내밈으로 천사의 목소리를 듣는다.  


  나는 감히 정상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었을 , 그때마다 대답은 ‘아니오였다. 그것은 때마다  모양새를 달리했는데, 때론 불안이나 두려움으로 엄습할 때도 있었고, 이따금씩 어쩔  없는 자만심에 휩싸이게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름이라는 것은 담백하게 그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는 아웃사이더도 인싸도 아닌, 그저  개인의 특징일 뿐이라는 . 그리고  사실은 찰나의 기쁨을 알아차릴  있는  자신을 온전히 특별히 바라보게 한다. 이는 흔들리는 것을 파도로 보고, 멈추어 있는 것을 비로소 마주할  있는 눈을 갖게 한다.

  포동포동한 아이의 손가락을 만졌을 ,  작은 세계에 맘대로 휘둘리는 나를 발견한다. 세계가 통째로 흔들리는 경험, 그리고 삶은 비로소 의미가 있어진다. 누군가 삶은 바다와 닮아 있다 말한  있다. 흔들리고, 폭풍우를 만나면, 비로소 자유로워 지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오늘 만난 기적을,  감았다 뜨면 사라지고 마는 ‘찰나 만들고 싶지 않다. 특별한 말재간은 없지만, 특별한 시선으로 순간을 바라보고 싶다.

   한 번의 시선이 오랜 시선이 되고, 찰나의 입맞춤이 영원한 찰나로 남아, ‘ ,   영원으로 기억하게 되기에, 삶의 순간들을 멈추어 사유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누군가 시를  쓰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지 못할 것이다. 밀려오는 우주를 막아낼 재간이 없기에. 하얀 종이에 우주를 담아내는 것일 . 많은 시인들이 삶의 등불로 다가와 길을 비춰주었던 것처럼, 나의 찰나들이 작은 등불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주머니에 시한 줄이 있으면 죽음도 걸으며 맞이할  있다던 크리스티앙 보뱅의 말처럼. 걷을 힘없을   어둠 속에 , 같이 삶을 걸을  있었으면 한다. 영원 같은 순간을 찰나로, 찰나를 영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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