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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Feb 08. 2017

[대만 맛집] 타이페이 야키니쿠 - 후통 壺同

타이페이서 베이징 거리 '후통'이란 이름을 달고 파는 일식은 어떤 맛일까

프롤로그
대만, 특히 타이페이가 관광지로서 매력적인 이유를 지난 포스팅에서도 손가락(?)이 닳도록 어필했었는데요~
여기에 한 가지만 더 얹어보자면 음식이 맛있다! (뭐 저의 끊임 없는 맛집 포스팅에서도 이쯤되면 아시겠지만ㅎㅎ)는 건데요.

대만은 원래 한국의 독도처럼 중국에 의해 딱히 관리되지 않던 섬이었는데,
원래 살던 오세아니아 계 원주민들의 섬에 현재의 복건성 사람들과 객가(客家)족이 명나라 전부터 넘어왔고 (대만에서는 본성인 本省人으로 분류) 그 후에 포르투갈 > 네덜란드 > 스페인 > 일본을 거쳐 다시 장개석의 국민당이 점거하기까지 많은 문화를 거쳐왔기 때문에 문화가 상당히 개방적이고 음식도 여러 문화가 섞여 그런지 미묘하게 글로벌합니다..

이렇게 많은 나라의 지배를 거친 곳이 대만섬이다. 중간에 대만공화국이란 나라도 있었다는 건 몰랐죠?


그래서 중국에서 음식이 너무 기름져서 안 맞다고 하는 대부분의 한국 분들도 대만 오시면 그래도 곧잘 대만 음식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특히 마지막 지배를 받았던 곳이 일본이다 보니 일본 문화가 대만에도 상당히 많이 침투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심심치 않게 아직도 일본의 잔재가 남아 있죠.. 
왔다리갔다리, 만땅, 나와바리 등등등 (이게 일본어의 영향을 받거나 일본어인지 모르면서 쓰셨던 분들도 왕왕 계실듯~)

그치만 옛 조선총독부 철거 등 일본의 잔재를 털어버리려는 한국과는 달리 대만은 아직도 일본의 잔재 청산은커녕 오히려 이것들을 끌어안고 오히려 일본에 굉장히 호의적입니다. 한 예로 대만총독부는 현 총통부로 한국의 청와대처럼 쓰이고 있죠..

일본의 日자 모양을 형상화하여 지어진 일본의 식민지총독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이다 지금은 철거된 조선총독부 (좌) / 현 총통부(대통령궁)으로 쓰이는 대만총독부(우)


배고파서 군침 흘리며 맛집 찾아볼랬는데 너무 서두가 길었네요 ㅎㅎㅎ 죄송.. 전 항상 이런 곁다리 이야기 양념으로 애피타이저를 대신합니다. ㅎㅎㅎㅎ


오늘 제가 모시려 하는 맛집은 서론에서와 같이 일본문화, 일식을 사랑하는 대만인들의 취향에 걸맞게 핫플레이스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일식집입니다~
그 중에서도 알맹이는 일식 야키니쿠인데 이름은 굉장히 중국스러운 '후통(胡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후통은 베이징의 유명 골목입니다. 중국 전통 가택인 사합원(四合院)이 많은 골목인데요. 서울로 치면 북촌한옥마을 같은 곳 정도가 되겠네요~

고기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상당히 좋은 이 곳의 인기를 말해주기라도 하듯 대만에는 무려(?) 9개의 가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를 생각하면 새발의 피지만, 각 점포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는 걸 생각하면 적지 않은 수입니다.
게다가 각 점포마다 다른 이름을 써서 고유함을 유지하고 있죠~

제가 이번에 갔던 곳은 3호점 壺同이었습니다. (1호점도 가봤는데 사진은 조만간 하드 뒤져서 찾아봐야겠네요~ ㅎㅎㅎ)

위치는 요기.

 

壺同燒肉夜食

No. 18, Alley 70, Lane 12, Section 3, Bade Rd, Songsh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5

상세보기


주말엔 예약자들로 인산인해라 늦게 예약한 저는 5시반 타임으로..ㅎㅎㅎ
다행히 이 날 점심을 일찍 먹어서 상관 없었지만요~

첫 손님답게 아직 텅 빈 식당 내부.
직원들이 분주히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네요.

카운터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식 고기집(야키니쿠야)이 좋은 점은 나름 운치 있게 고기를 한 점 한 점 구워먹을 수 있다는 것!
물론 성격 급한 우리나라에선 감질맛 나서 하나하나 못 굽고 확 다 구워버리죠~ㅎㅎㅎㅎ

이 집의 또 한가지 즐거운 점은,
주문을 기다리거나 고기를 먹으면서 이렇게 현란한(?) 몸놀림으로 양념을 치는 청년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겁니다 ㅎㅎㅎ

애피타이저로 시킨 양배추와 쌈장

이 날 이상하게 고기 사진을 별로 안 찍었네요;;
여튼 이 소고기 사진 한 장이 충분히 이 집 육질을 대변해주리라 생각됩니다 ㅎㅎㅎ

돼지고기 굽는 중... 편하게 카운터 건너편에서 직원이 알맞게 구워주기까지!!

입가심으로 시킨 오챠즈케.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죠!

일식이 세계화에 성공한 것도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 덕분인 것 같습니다.
점장이 선창하면 점원들도 따라 외치는 '이랏샤이마세~' '아리가또고자이마시따~~'
점원들에게는 긴장을, 손님들에게는 기운을 복돋워주는 주문 같네요~

일본보다 싸게 고급 야키니쿠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후통! 
試試看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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