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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r 04. 2017

[대만 멋사냥] 자연이 만든 천혜의 전망대 관음산

산, 강, 바다, 도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지난 여름부터 서핑을 계기로 친해진 동생 스옌.
이 친구도 워낙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터라 가끔 제가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같이 가자고 졸라서 데려가는 귀요미 대만 동생.

지난 번 단수이에 갔을 때부터 반대편에 있는 높다란 언덕이 눈에 들어왔었는데,
우연히 친구가 이 언덕의 정상에 올라 찍은 사진을 보고 눈독을 계속 들이고 있던 차,
이 곳이 동중국해에서 단수이를 거쳐 타이페이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타이페이를 둘러싸고 있는 코끼리와 사자 중 사자에 해당하는 '관음산'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코끼리와 사자에 대한 언급은 지난 포스팅 참조)

관음산이 위치한 곳은 타이페이 서쪽이자 단수이의 강 반대편인 이곳. 

Mount Guanyin

Mount Guanyin, Bali District, New Taipei City, 대만 249

상세보기

MRT 오렌지색 선의 서쪽 종착역인 '루저우' 역 3번 출구에서 내려 785버스를 타고 등산입구까지 가기로 하고,
스옌과 루저우역 앞에서 9시에 보기로 했는데...

이 녀석... 왜 아무런 회신이 없는걸까요;;
라인을 보내봐도 답이 없고 하여 라인콜을 해봤더니...그제서야 일어났다고 하는 천진무구한 녀석.ㅠ

얼마나 걸리냐니 최소 40분이라ㄴ.....

결국 근처 공원에서 모기와 싸움을 하며 1시간을 떼우고서야 나타나주심 ㅠㅠ

그래도 웃음이 선한 우리 스옌양에게 화를 낼 순 없겠죠?^^ 
간단히 편의점에서 아침식사를 고르고 버스를 타고 출발~!
하려 하는데 녀석은 또 방향 감각 못 잡고 반대편 버스를 타려...

아침부터 좌충우돌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맞는 방향의 버스를 잘 탑니다.
버스 가는 길. 단수이 강 반대편으로 타이페이의 코끼리 문지기인 대둔산이 보이네요~

그렇게 20여분을 달렸을까 드디어 관음산 등산로에 떨궈줍니다~
다행히 날씨는 화창!! :D

관음산 자락에 위치한 능운선사 라고 하는 절이네요.

대만에선 사원이며 사찰을 하도 봐서 그런지 경치가 빼어나지 않으면 이젠 그냥 별 감흥이 없네요.
우리나라에서 뭐랄까 교회 건물 보는 거랑 비슷한 기분이랄까? ㅎㅎㅎㅎ (빨간 십자가로 도배된 풍경을 보신 분이라면 아마 공감하실런지도?!ㅎㅎ)

그렇게 본격적인 등산로 진입하기까지 도로를 좀 걸었습니다.
조~~ 앞에 등산로 입구가 보이네요~

원래 등산은 첫 시작 10분이 제일 힘든듯 하네요 ㅠ
헥헥 데면서 돌아본 타이페이 시경이 저 멀리 보이네요~

대만의 산에는 정말 복잡 다양한 식물군이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자 매력인 거 같습니다.
같은 산을 올라도 여기가 같은 산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활엽수 나무 군락에 이어...

대나무 숲이 등장하기도 하고 막 왔다갔다 합니다 @@

이제 한 1/3 정도 오른듯한 지점에서 1차 휴식..
(사실 포스팅이 늦었지만 이 때가 9월말이었으니) 엄청 더웠다는 ㅠ
땀 범벅이 된 저와 스옌.. 여기서 숨을 돌리려는 찰나!

눈에 띈 한 비석 왈.
'약자구락부' 즉 약자들을 위한 클럽이란 뜻인데... 등산 잘 못 하는 넘들은 여기서 쉬어가라~ 뭐 이렇게 들려서,
엉덩이를 땅에 붙이려다가 그냥 계속 올라야 하나 싶었지만.. 뭐 자존심 따위는 등산하는 멍멍이들에게 주고
저는 앉아서 뽀까리를 벌컥벌컥^^

산 윗 부분에 가니 또 다른 군락의 나무들이 보이네요~ +_+

드디어 전망대까지 다달았습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에서 점심도 먹고 차도 한 잔하며 더운 날 등산으로 지친 몸을 맛있는 간식과 멋진 경치로 충전합니다~

강 너머로 보이는 저 곳이 단수이 가기 전에 있는 관두.

이마는 이미 땀 범벅~

관음산의 좋은 점은 산 정상에서 여러 방면을 볼 수 있다는 점!
여기는 바다 쪽인데 정유공장 같은 시설들이 보이더군요~

여긴 잉한링(硬漢嶺)이라는 정상입니다.
뭐 한국 말로 하면 사나이 봉 정도가 되려나요 ㅎㅎ

이 높은 곳까지 차 도구를 가져와서 한 잔 하시는 대만 어르신들 ㅎㅎ

무슨 '봉차'가 유명하대나 뭐래나...
근데 막상 따로 팔거나 하진 않더라는;;

정상에 있는 기념비에서 한 컷씩 찍고~

파노라마 사진도 남겨봅니다.
후덥지근 했는데 정상에는 바람이 불어 그나마 시원하더군요~~ >.<

그리고 하산길. 역시나 분위기가 좀 또 다르죠?
이래서 대만의 산은 카멜레온 같이 여러 모습을 하고 있어 등하산할 때도 덜 지루한듯!

산 중턱에 있는 관광안내센터까지 내려오니 
간만에 등산 열심히 한 덕분인지 후덥지근한 날씨 덕분인지 
아주 녹초가 되어버렸네요 ㅠ (게다가 아직 점심도 못 먹어서 배고프기까지 ㅠㅠ)

등산 좋아하시는 데다가 산, 강, 바다 그리고 도시 모두를 두루두루 보고 싶은 분들은 한 반나절 시간 내서 올라 갔다 올 만 한 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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