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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r 28. 2017

[대만 이모저모] 타이페이 지하철에서 보는 한자 스토리

'한자'역에서 출발해 '지하철'역에서 내리는 횡설수설 이야기 여행

중화권 국가에 오면 가장 골치가 아픈 것이 바로 한자입니다.
한문 교육을 받은 한국 사람들은 그나마 기본적인 글자를 읽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이슈들이 놀러온 관광객들의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1)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어는 대륙에서 쓰는 간체자이다
한문 시간에 배우는 글자는 대만/홍콩과 동일한 번체자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외국어로서의 중국어를 공부한 분들은 간체자로 배우기 때문에 막상 대만에 오면 좀 헷갈릴 수 있습니다~


2) 한국에서 쓰이지 않는 한자가 많다
한글에 한자를 근간으로 한 단어가 많다고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한글에는 순우리말이거나 외래어도 상당 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모든 걸 한자로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 (또는 일본)에서 쓰지 않는 단어까지 모두 한자로 표현해야 하다 보니 한국에서는 본 적도 없는 한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부적에 쓰이는 합성 글자이긴 하지만 극단적인 예를 들면 이런 한자까지도...

3) 어떻게 발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심지어 그 한자가 어떤 뜻인지 유추가 가능하다고 해도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발음은 둘째 치고 성조를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현지인들은 머리를 긁적이기 일쑤입니다...
뭐 같은 ma라고 하더라도 성조에 따라 이게 엄마(媽)가 되기도 하고 말(馬)이 되기도 하고 욕(罵)이 될수도 있는 이 무시무시함...

특히 음식을 시킬 때 간판에 있는 메뉴를 읽을 줄 몰라서 고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ㅠ

저거 주세요~ 저거...ㅠㅠ

다시 지하철 얘기로 돌아오면,
이런 한자의 난해함(?)으로 인해 관광객이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다소 불편함이 있다는 걸 타이페이 지하철공사에서도 인지했는지 얼마전부터 지하철에도 이렇게 라인색에 일련번호를 지정하여 역마다 표기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역 표기 방식 변경 관련 기사

한자 말고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하지만 이것도 중국어 조금 배운 분들한테는 상당히 헷갈리는 게,
대륙에서 쓰는 병음의 알파벳 체계와 대만에서 쓰는 알파벳 체계가 또 다릅니다 ㅠㅠ

대륙에서는 신주(新竹)를 Xinzhu, 가오슝(高雄)을 Gaoxiong로 표기하지만, 
대만 알파벳으로는 각각 Hsinchu / Kaohsiung으로 표기하기 때문...

서울에서는 이미 각 역마다 일련번호가 붙어있습니다. 따로 색깔을 의미하는 알파벳은 없지만 말이죠..

한국 관광객 사이에서 이 방법을 이용해 실제로 얼마나 커뮤니케이션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이드북에서 B16역에서 내려서 G08에서 타면 됩니다"라고 표기하면 어느 역인지 바로 찾기는 확실히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심심해서 동아시아 주요 도시의 지하철 시스템을 잠깐 들여다 봤는데 아래와 같네요

베이징: 16개 라인, 306개역 / 타이페이: 5개 라인, 117개역

서울: 9개 라인, 345개역 / 도쿄: 13개 라인, 285개역


대략 지하철 시스템의 복잡정도를 보면 그 도시의 개발 정도가 가늠이 되는 듯 합니다ㅎㅎ
(실제 타이페이는 한국의 대전 정도의 느낌이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도쿄의 경우, 일반 전철역까지 합하면 뭐....

어찌저찌 끄적이다 보니 한자(H02)에서 시작해 지하철 시스템(J06)에서 내렸네요...
대만맛/멋사냥꾼의 횡설수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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