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에선 앞지른 듯 보이는 대만, 과연 국민 생활 수준에서는 어떨까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예전엔 자유중국이라 불리며 홍콩, 싱가폴 그리고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 또는 호랑이'로 동아시아를 호령하던 대만.
70~80년대만 해도 한국보다 뭔가 잘 사는 이미지마저 있었던 대만.
그러나 요즘 한국인들에게 대만은 동남아보다는 좀 낫지만,
삼성, LG 등 글로벌 브랜드와 한류를 앞세우며 국격이 나름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국
그리고 이에 뒤질새라 엄청난 스피드로 성장한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인상마저 듭니다 ㅠ
타이페이에 도착만 해도 뭔가 서울에 비해서 도시도 작고 빌딩도 낮고...
사람들도 덜 트렌디해 보이고 말이죠...
겉으로 보이는 것 말고 그럼 속 사정은 어떨지 이 참에 저도 궁금해서 숫자를 한 번 까보기로 했습니다.
이왕 비교하는 거 다른 호랭이들도 옆에 줄 세워보죠.
이러니까 비교가 좀 잘 안 되네요;;
좀 더 비교하기 쉽게 바꿔보죠..
다른 나라들은 참고삼아 보시고, 본 주제의 대상인 한국과 대만만 놓고 보면
대만은 한국 (정확히 남한) 국토의 36%밖에 안 되고 경제생산력도 이에 비례한 37% (신기하게 국토 크기와 경제생산력이 거의 정확히 비례하네요..)
다만 인구는 이 비율에 비해 살짝 높은 46%인 걸로 보아 1인당 생산력은 한국이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 그럼 항목별로 좀 더 파보죠.
1. 1인당 명목 GDP
국내총생산을 인구 수로 나눈 수치.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
뭐 사이 좋게 꼴찌를 다투고 있지만 위에서 살짝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의 1인당 GDP가 미화 5,000불 정도 높게 나오네요.
즉, 액수만 보면 한국인이 좀 더 생산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논의의 편의를 위해 '잘 산다'고 쓰죠)
2. 1인당 실질 GDP
이는 PPP 즉 나라마다 다른 물가 수준을 고려한 1인당 GDP 입니다.
왜냐면 돈을 더 벌어도 그만큼 많이 써야 하면 실질소득은 적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재밌는 사실은 대만이 단숨에 꼴찌에서 3위로 치고 올라왔네요...
(다만 아래 그래프의 단위는 USD가 아닌 Int$라는 가상화폐 단위임에 유의)
즉 유사한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A) 한 달에 100만원 벌어서 생활비로 80만원 써야 하는 사람
(B) 한 달에 80만원 벌지만 생활비로 50만원만 써도 되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부자일거냐는 질문에
1번 그래프는 한국이, 2번 그래프는 대만이 더 부자라고 말해주고 있는 겁니다.
두 나라간의 비교를 떠나 한국이 다섯 국가 중 꼴찌인 건 좀 안습이네요 ㅠ
('헬조선' 이런 말 좀 없어졌음 좋겠는데... 단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지못미네요;;)
대만 사람들이 물가가 높은 나라로 여행을 간다면 가처분소득이 그리 많지 않을 수 있겠지만
대만 안에서만 생활할 경우, 삶의 질은 더 높은 거죠.
3. 1인당 자산 현황
그럼 각 국민 1인당 평균 재산 축적 현황은 어떨까요?
1) 대만
아래 기사에서 주목할 만한 인사이트를 추려보면,
(1) 국부 총액
- 2015년말 기준 244.11조 대만달러 (한화 약 9,200조원)
- 작년 동기 대비 11.61조 대만달러 (4.99%) 증가
(2) 가구당 평균 순자산
- 1,123만 대만달러 (한화 약 4억2천만원)
- 작년 동기 대비 31만 대만달러 (한화 약 1,200만원) 2.76% 증가
- 그 중 부동산이 557만 대만달러 (약 50%) 차지
(3) 1인당 평균 순자산
- 405만 대만달러 (한화 약 1억5천만원), 역대 최고치
- 작년 동기 대비 14만 대만달러 (한화 약 530만원) 증가
(4) 대만 내 총 가구 수
- 2015년 말 기준, 총 847만 가구
* 대만 인구가 2300만 정도 인 걸 감안하면 가구당 인원은 약 2.7명 정도
출처: Upaper (2017.04.28)
2) 한국 (참고 출처)
- 가구당 평균 순자산: 약 2억 8천만원
- 작년 대비 증가율 2.1%
- 평균 자산 중 실물자산 비중 73.5%
3) 인사이트
- 단순비교를 하면 대만의 가구당 평균 순자산이 약 4억원으로 한국의 3억원에 비해 높음;;
- 또 자산 중 부동산 등 실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만의 50% 대비 한국이 70%대로 높음
4) 함의
- 사실 체감상은 그렇게 못 느끼지만 데이터만 놓고 보면 자산 관리에 있어 한국인들이 좀 더 보수적인 듯한 인상이네요...
- 마스터카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대만의 금융투자 리터라시(Literacy, 이해력)이 아시아권에서도 꽤 높은 것으로 봤을 때 자금 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은,
"임금 수준이 몇 십년 째 거의 동결된 상태인 대만인들의 평균 자산은 왜 한국인의 평균 자산보다 높게 나오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면 또 빈부격차 등 많은 사회적 요인들이 고려가 되어야 겠지만, 일단 이번 글은 이쯤에서 마치도록 하고,
매번 생각만 하고 글로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던 대만의 저임금 현상에 대해서도 조만간 다루어 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