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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이모저모] 타이페이 유니버시아드 육상경기 참관기

한국에서도 못 해봤던 육상 경기 직관을 대만에서 다 해보네!

by 딘닷

한동안 타이페이를 뜨겁게 달궜던 유니버시아드 대회도 폐막이 가까워진 월요일 저녁..
일본에서 친구가 놀러와서 원래 있었던 약속을 미뤘건만 갑자기 시간이 안 된다며 약속을 파토낸 녀석 덕분에 벙 찔 뻔 했었으나,
타이밍 좋게도 유니버시아드 육상 경기 티켓이 있다는 대만 친구가 절 살리네요 ㅠㅠ

7시 40분에 만나기로 해서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출발~!!
했으나 퇴근길이라 그런지 한국을 연상시키는 버스 안....
길도 꽤 막히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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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는 지난 번 봤던 농구 경기가 열렸던 타이페이 아레나 (대만명 '小巨蛋 샤오쥐딴') 뒷편에 거대한 트랙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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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의 접선 장소가 뒷편인 줄 알고 10분을 걸어서 가는 길...
벌써부터 엄청난 함성 소리가 마음을 급하게 하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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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타이페이 시민들이 자유롭게 운동을 하는 곳인데 대회기간 중에는 선수들 몸 푸는 장소로 쓰이는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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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알고보니 접선 장소는 제 버스가 내린 곳 바로 옆이었다능 ㅠㅠ
가는데 10분... 오는데 10분... 결국 왕복 20분을 걷기 운동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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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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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만날 장소의 좌표를 찍어주지... (아니면 제가 먼저 물었어야 했나?!ㅎㅎㅎ)
여튼 마음씨 착한 친구는 미안하다며 저녁도 못 먹고 왔을텐데 이거나 먹으라며 건네준
타이페이 유니버시아드 공식 마스코트 곰돌이 모양의 펑리수(鳳梨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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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디자인만 귀여운 줄 알았는데...
이름도 熊讚不會蘇(쑝짠부회이수)
뜻을 풀이하면 '곰돌이짱은 질 리 없엉~' 정도 되려나요;;ㅎㅎㅎㅎㅎㅎㅎㅎ

원래 마지막 글자는 원래 '지다'라는 뜻의 '輸슈'가 들어가야 맞지만
발음이 비슷한 '酥수'(바삭바삭한 쿠키 또는 케익)로 바꿔서 넣었네요~ (펑리수할 때 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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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사람들은 이렇게 발음이 비슷한 한자를 빗대어 길흉의 상징으로 쓰는 걸 좋아하더라구요~
예를 들어 죽음을 의미하는 死와 발음이 비슷한 四는 좋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그 외에도 숫자 8(ba)을 의미하는 八와 돈을 벌다는 뜻의 發財의 發(fa)를 연결지어 8을 길한 숫자로 본다든지 말이죠...
(사실 ba와 fa의 발음이 왜 비슷한진 잘 이해는 안 가지만 @@;;)

상자, 이름은 그냥 약과 였네요...
안을 까보니 이런 애가...
이걸 귀여워서 오또케 먹나요 ㅠㅠ 라고 외치고 바로 한 입에 먹어치워 버린 나란 놈...-_-;
맛은 그냥 펑리수더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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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입장~
거대한 함성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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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1600m 경기였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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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한 켠에서 진행중인 남자 멀리뛰기
타타타 뛰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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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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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지막 경기인 남자 400m 계주 전에 열린 여자 계주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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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에는 초승달인지 그믐달이 세계 각국의 국기들과 함께 빛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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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뛰기에서 금은동 메달을 딴 체코, 프랑스, 알제리 선수들...
중국의 압박에 의해 대만은 공식적으로 '국가'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대만은 Chinese Taipei로 출전하는 건 전에도 한 번 말씀드렸던 적이 있는데,
그래서 대만 선수들은 메달을 따도 국기를 들고 저런 세리머니도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이걸 덤덤하게 얘기해주는 대만친구의 태도가 뭔가 더 안타깝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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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시상식 때 자국의 국기랑 국가가 연주되지 않아 금메달을 따고도 비통한 표정의 대만 여자 태권도 선수를 본 것이 기억에 남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일제치하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처럼 말이죠..
(자세한 기사는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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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목에 걸지 않은 손기정 선수 (좌) / 금메달을 따고 슬퍼했던 대만 태권도 선수 (우)


오른쪽 끝에서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육상 결승전인데 아시아에선 드물게 대만 팀도 진출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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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남자 100m 육상경기에서 대만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해서 현지에서도 적지 않게 놀랐었는데요
그런 기대감이 반영되어 그런지 대만 선수들이 입장하자 경기장 함성 소리는 하늘을 찌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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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육상 1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만의 양춘한 선수

두 바퀴까지 3위까지 치고 올라왔던 대만팀은 막판 뒷심 부족으로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4위로 쳐지고 마네요... 결국 메달권에서 탈락 ㅠ

비록 농구처럼 한국을 응원할 일은 없었지만,
밀집된 농구경기장과 탁 트인 육상경기장 모두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열기를 느껴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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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기 전에 기념 촬영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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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장면 =_=;;;
얼마 전 타이페이 칠월칠석 불꽃축제의 악몽이...
(아무래도 타이페이 행사조직위에서 국제 경험이 미흡하다는 인상마저 받았다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안 빠지나 했더니 일단 출구가 몇 안 되는 데다가 좁고,
심지어 저 좁은 출구 바로 앞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더라는;;; (그럼 사람들이 빨리빨리 못 빠지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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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돌발 사건이라도 터지면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될 건 불 보듯 뻔한데 말이죠;;
이 부분에 대해선 주최 측에서 관중들의 퇴장 동선 등 좀 더 연구를 해서 개선해야 할 듯 싶어 보이네요~

우리 (귀여운듯 귀엽지 않은 귀여운?) 반달곰짱과도 한 컷~
(사견이지만 진짜 마스코트 대충 만든듯;;ㅎㅎㅎㅎ)
승리의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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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내내 전체 성적 1등을 지켜오던 한국이 막판 일본의 추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전체 2위를 했던데... 아쉽네요 ㅠ
그래도 타이페이의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축하하며 저의 유니버시아드 관람기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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