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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Oct 04. 2017

[대만 타이중 맛집] - 우마 屋馬

타이중 야키니쿠의 최고봉

프롤로그

한국은 추석 연휴, 그것도 사상 가장 긴 10일(!) 연휴가 한창인데요.
대만은 올해 추석, 즉 현지에서는 '중추절 中秋節(쭝츄졔)'라 불리는 휴일이 고작 하루!!! ㅠㅠ

대만에서 맞는 3번째 중추절이지만 느끼는 건,
중국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만에서는 중추절이 결코 큰 명절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법정 공휴일도 단 하루 뿐이고,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는 집도 드물거니와, 특별히 크게 지내는 것도 아니기 때문..

사실 한국도 이제 큰 집에 모여 차례 지내는 집이 많이 줄어들고 해외여행이며 레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지만,
대만은 집에서 딱히 중추절에만 드리는 전통 세리머니는 없어 보입니다. (월병과 유자를 주고 받는 풍습은 있지만요)

다만, 저를 흠칫 놀라게 한 것은 바로 중추절은 '가족, 친지, 친구들끼리 고기를 구워먹는 날'이 되어버린 것!!
유래를 잠깐만 설명해 드리면, 바베큐 소스를 만드는 한 회사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중추절엔 우리 소스를 발라서 바베큐 해먹자~"
여기에 대만사람들이 완전 꼳혀서 전국적인 '바베큐 데이'가 됐다는 전설...ㅎㅎㅎ
(우리나라 '빼빼로 데이'가 떠오르네요. 근데 대담하게 다른 날도 아니고 명절인 중추절에 덜컥 입성....;;)

대만에서 중추절에 하는 글은 따로 정리해봐도 재밌겠네요. (벌써부터 궁금한 분들은 여기)
여튼 오늘 고기구이 맛집 하나 소개하려다가 인트로가 이리도 길어졌네요.

중추절엔 대만 스타일로 고기를 구워보자!!

맛집 후기

타이중은 여러 대만 맛집 프랜차이즈들의 본산입니다.
춘수이탕(春水堂)부터 훠궈로 유명한 울라궈(無老鍋)까지...
오늘 소개할 우마(屋馬)는 야키니쿠(燒肉)로 유명한 집.
'우마'는 일본어의 'うまい(우마이)' 즉 '맛있다'는 표현을 중국어 버젼...

그야말로 타이중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도 한번쯤 맛보고 간다는!!

이런 곳을 제가 또 놓칠 수 없죠!
바베큐 시즌(?)인 중추절을 맞아 탐방 간 후기 보따리 풀어놓습죠 ㅎㅎ

타이중에는 우마 고기집이 네 군데 있는데
제가 간 곳은 신콩 미츠코시 백화점 (참고로 대만 백화점 업계는 일본계가 꽉 잡고 있음) 앞, 요기.

屋馬燒肉料亭

No. 300, Section 3, Taiwan Boulevard, Xitun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7

상세보기

고기집 치고는 범상치 않은 외관...ㅎㅎㅎ

요게 바로 신콩 미츠코시 백화점.
그리고 그 앞에 있는 게 우리나라 버스 시스템과 비슷한 BRT...(지하철격인 MRT가 없는 타이중에서 이를 본따 지은 이름이라나 ㅎㅎ)

출장 일정이 끝나고 저녁 때 간 거라 예약을 안 하고 갔는데...
금밤이라 당근 풀 부킹...
7시 손님이 혹시 취소할 지 모르니 일단 이름 적어놓고 비게 되면 연락 준다길래 앞에서 대기...

대기하고 있으니 샤베트랑 수박도 주고 나름 극진히 대접해주네요 ㅎㅎㅎ

그러나 결국 7시 자리는 비지 않았고 내 앞에도 수많은 대기자가 있음을 깨닫고...
현지 친구가 예약해 준 9시로 재도전하기로...-_-++

이 집의 인기를 말해주듯 현장 대기자들도 그야말로 인산인해...

9시에 도착했는데도 아직도 이 모양...
대만사람들은 훠궈, 바베큐는 정말 시간 안 가리고 늦게도 잘 먹더라구요...

이 날은 북핵 미사일로 떠들썩 할 때라 뉴스에서 그게 보도되고 있었네요...

대기자들이 엄청난 만큼 출출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간식을 끊이지 않게 제공하고
잡지도 많이 비치해 두었더라구요~ 

신기한 건 사람이 이렇게 북적되는 데도 타이페이에는 가게를 열지 않는다는 사실...
퀄리티 컨트롤인 건지 아니면 그냥 타이중의 명물로 남아있고 싶어서인지...

어차피 남는 게 시간이니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열어봅니다.

메뉴도 엄청난데, 코스 메뉴 세트를 많이 제공하더군요.

2인 코스
대부분 전채 요리와 각종 고기, 해산물 그리고 디저트를 제공하는 코스인데,
차이는 메인 고기의 종류

간단히 설명 드리면,
1. (물론 맛있긴 하겠지만) 특별한 고기 브랜드가 아닌 가장 베이직한 코스

2. 돼지고기가 (도토리를 먹고 자라 육질이 고소하고 쫄깃하다는 스페인식 양돈인) 이베리코 돼지가 들어간 코스
- 가격이 베이직 코스에 비해 400 더 비싸네요

3-1. 미국산 앵거스 소고기가 들어간 클래식 코스

3-2. 마찬가지로 미국산 앵거스 비프지만 부위가 스테이크인 코스

4-1. 호주산 와규(유럽소를 일본이 개량하여 양질화시킨 와규라는 흑소)가 나오는 코스
- 재밌는 건, 근데 아래 브랜드 엠블럼에 뚱딴지 같이 한글로 '흑소'가 들어가 있음;; (직원에게 물어보니 연유는 모르더라는...)
- 이 고기집에 대한 신뢰도에 미심쩍었던 순간 ㅎㅎㅎ

4-2. 위와 동일한데 마찬가지로 스테이크 부위가 들어가서 조금 더 비싼 코스

4-3. 위 메뉴에 두께가 두꺼운 스테이크, 얇은 스테이크 그리고 우설과 사이드 메뉴가 추가된 메뉴 

3인 메뉴

기본적으로 2인 메뉴 중 미국 앵거스 비프가 들어간 코스에다가 양이 추가된 버젼이라고 보시면 될 듯~

브랜드에게 대한 간단 소개

각 고기들을 단품으로도 시킬 수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고기를 엄청 드시지 않아도 돼서 2개 이하로 시키실 거면 단품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소고기

돼지/닭/오리고기

해산물

채소류

그 외 반찬 (샐러드, 김치 등)

탕류
재밌는 건 고려인삼이 들어간 오골계랑 한국식(이라고 하지만 대만식일 걸로 추정되는) 순두부찌게도 있네요..
브랜드는 일본스러운데 막상 안에 있는 메뉴들은 한국스러운 게 많이 눈에 띈다는 ㅎㅎㅎ

디저트

건강(?)주스 (아마도 레알 과일을 써서 만든 주스임을 강조하고 싶었던 듯)

덜 건강한 일반 음료 ㅎㅎㅎ

술. 매실주, 하이볼, 맥주

와인

참고로 저희는 의문의 '흑소' 브랜드가 무엇일지 궁금하여 가장 싼 4-1을 시키려했으나 품절(!)이라고 하여 4-2를 시켰습니다.
('흑소' 브랜드가 지명을 많이 받긴 하나 보네요 ㅎㅎㅎ)

인테리어는 고급과 깔끔의 중간 정도인 느낌?
무심코 산호초인줄 알았는데 그냥 나뭇가지에다가 빨간 페인트칠 한 게 아닐까 추정 ㅎㅎㅎ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식당 내부

드디어...
자리가 나왔네요..

착석하자마자 나오는 건 바로 사골 육수...
한국 냉면집에 가면 종종 나오는 육수랑 맛이 비슷한데요.
대만에선 처음 마셔본 듯... 
따뜻한 게 (딱히 추운 나라도 아닌데) 몸이 녹는 듯한 바로 그 육수의 맛 @_@
배고파서 아우성 치는 속을 달래주느라 한 사발 금방 들이켰네요~ㅎㅎ

소스
왼쪽이 유자소금, 레몬즙소스, 간장베이스 소스

첫 주자 - 소고기

두 번째 주자 - 일본 마쓰자카산 돼지

테이블 세팅 되면 이런 모습
샐러드 (맛있음)
김치 (색은 빨가나 실제 맛은 백김치에 가까울 정도로 안 맵고 그냥 아삭아삭함)
쌈 (이것도 대단히 한국스러운 구성요소 중 하나인데 전통적인 한국 쌈인 상추가 아니라 양배추에 가까운 녀석이 등장)

일본식 샐러드 소스 베이스~ 
야채도 듬뿍 들어있고 소스도 꽤 맛있어서 만족!

자, 이제 구워볼까요~~

씐나게 고기 구워 먹고 있는데 또 어마어마한 녀석이 등장합니다.

그냥 설명 생략할게요... 비쥬얼로 판단하시길 ㅎㅎㅎ 
(맛은 걱정 안 하셔도 됨 ㅎㅎㅎㅎ)

이렇게 보니까 화로 위에서 헤엄치는 빨간 물고기 같기도 하네요 ㅎㅎㅎ

같이 나온 양파를 송송 얹어서 한 입~

가운데 닭고기도 얹어 봅니다.
닭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좀 걱정했었는데 신기하게도 냄새가 없어서 잘 먹음 ㅎㅎ

새우와 관자

육해공이 다 모임 ㅎㅎㅎ

노릇노릇 잘 익어가는 새우 한 쌍..

디저트
오른쪽은 '蓮子湯(연자탕)'이라고 하는 하얀목이버섯에 각종 한방 재료를 넣어 만든 탕을 차갑게 하여 나오는 대만식 디저트

하겐다즈랑 무슨 콜라보하는 건 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그냥 깍에 담긴 채로 띡 나오니 정성은 좀 없어보인다는 인상 ㅎㅎㅎ

마지막 입가심은 고기의 느끼함을 잊게 해 줄 감식초~!!


엄청난 고기구이 향연을 마치며 든 생각은,
- 가성비는 세트가 갑
- 그렇지만 양이 정말 만만치 않음...ㅠ 장정 둘이 가도 배 터져 올듯...
- 뭔가 고기에 대해 정통한 족보 있는 전문가가 하는 가게라는 이미지는 좀 떨어졌으나 고기 질은 만족
- 타이중에 놀러가서 고기로 포식하고 싶은 분들께는 강추할만.. (현지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기도 하니)
- 단, 서비스 차지 10%가 붙고 예약은 필수!!

한국에서 추석 즐기고 계신 여러분, 혹시 중추절 시즌에 대만에 놀러 오셨다면 현지 분위기에 맞춰 오늘은 고기를 구워보심이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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