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를 끼고 도는 자전거 투어 그리고 자연과 건축의 조화, 샹산관광센터
배를 타고 호수는 둘러봤겠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호수 주변을 자전거로 돌아보기로~!!
거의 2년 전에 왔었을 당시에는 자전거로 돌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었기 때문에
더더욱 해보고 싶었던 일월담 자전거 투어~
자전거는 수이셔(水社) 시내 곳곳에서 쉽게 빌릴 수 있습니다~
보통 한나절, 반나절, 2시간 등 다양한 시간대로 빌려주는데,
저는 좀 덜 더운 오후 4시경부터 6시까지 2시간을 빌렸네요.
제가 택한 루트는 '일월담환호보도'라는 일월담 서쪽 일부 코스인데,
도로 옆으로 비교적 호수가 잘 보일 뿐만 아니라 지루하지 않게 주변 경치(환경)이 자주 바뀌어서 관광객들에게 각광 받는 코스입니다.
日月潭环湖步道
Yuchi Township, Nantou County, 대만 555
시작점은 수이셔 시내 번화가에서 내려오면 공영 주차장이 크게 있는데
그 주차장 입구 오른쪽에 있는 공공 화장실 뒷편이 바로 자전거 도로가 시작되는 포인트입니다.
자, 그럼 한 번 씽씽 달려볼까용~?!
초반부 코스는 호수 위로 도로가 나 있더라구요~
저 멀리 빈랑 나무도 보이구요~
참고로 빈랑은 대만(그 중에서도 특히 중남부 등의 시골)에서 아저씨들이 질겅질겅 씹고 다니는 일종의 씹는 토바코의 원료가 되는 열매인데요.
열매 안에 빨간 첨가료를 넣어서 씹는 사람의 입안이 벌겋게 변합니다. 아주 징그럽다는;;
보통 장거리/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운전수들이 많이 씹는데 자칫하면 구강암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여튼 막간을 이용한 대만 로컬 상식!
열매는 이렇게 생겼고, 아주머니가 열매에 넣는 것이 씹으면 빨간 물이 나오는 이유인 첨가제
출처: CHINA TIMES
호수가 크다보니 나름 어촌이 형성되어 있더라구요.
호수가 바라보이는 벤치에 앉아 두런두런 담소 중이신 비구니들...
관광호텔들이 우뚝우뚝 솟아있는데..
순간 한국의 아파트가 떠올랐다는...
한국은 아름다운 경치 보다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아파트가 항상 좀 거슬리더라구요.
특히 한강...
중간쯤 가다보면 제방이 등장하는데 그 초입에 있는 '일월담'이 새겨진 바위...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이런 비석들은 호수 주변에 꽤 자주 눈에 띄더라는..
제방의 자전거 도로는 나무로 되어있는데 자전거에서 내려서 도보로 이동해야 하더라구요~
사이 좋게 산책중인 커플이 이뻐보여서..ㅎㅎㅎ
한켠에서는 내일 시작되는 용도 대회 (궁금하신 분은 전편 참조) 연습을 위해 수영 훈련 중...
전편에서 소개됐던 라루섬도 멀리 보이네요.
일월담환호도보 코스가 참 좋은 이유는 아름답게 휘어진 다리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는 점!
수심이 얕은 곳은 물색깔도 에메랄드 빛!! +_+
목적지인 '샹산관광센터'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씽씽~
잘 조성된 공원과 까페도 보이고...
저 멀리 뭔가 독특한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저것이 샹산관광센터인 모양!
샹산센터 앞에도 비석...ㅎㅎㅎ
이런 곳에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었다니...!!
공식 명칭은 '샹산행정여객중심'인데, 일월담이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곳에 지어진 관광센터입니다.
위치는 요기.
向山行政中心 Xiangshan Visitor Center
No. 599, Zhongshan Road, Yuchi Township, Nantou County, 대만 555
2010년 일본 건축가 단 노리히코가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모티브로 지은 곳이라고 해요.
좀 투박하게 보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를 매끈하게 다듬어서 세련됨으로 보완한 듯한 느낌!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고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돌 색깔을 유지함으로써 인위적인 건축물에서 자연 친화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멋대로 추론해 봅니다 ㅎㅎ
센터 앞에는 인공 호수를 조성해 놓았는데.. 이게 또 위에서 바라보면 일월담과 겹쳐져 묘한 경치를 선사합니다.
호수 한 가운데에는 원주민들이 타던 獨木舟라는 땟목을 비치해 놓았네요.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었던 호수에 화룡정점과 같은 존재!
뭔가 물 아래에 있는 느낌이 신기해서 배경으로 사진 몇 컷...
일어나는데 모서리에 찧어서 오만상...ㅎㅎㅎ
샹산센터의 이곳저곳을 감상해 보시지요~
흑백으로 찍으니 또 새로운 느낌~
파노라마로 찍어보니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느낌도 좀 나네요~
대만 관광국 마스코트, 오쑝 (Oh Bear)...
그러고 보면 대만 마스코트는 죄다 '곰'인듯 한데, 대만사람들이 그만큼 귀여운 곰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일례로 대만 국민 메신저인 라인의 메인 캐릭터도 곰...
애기들 표정도 너무 귀여운데... 요즘 하도 프라이버시 프라이버시하니 눈물을 머금고 모자이크 처리...ㅠㅠ
대만 유명한 곳이면 어김 없이 등장하는 귀요미 포져(poser)들..
그저 대만스러운 귀여움을 표현할만한 단어가 없을 지 잠깐 생각해보다가...
'대블리'는 좀 아닌 거 같아서 그냥 포기 ㅎㅎㅎㅎㅎㅎ
아까 말씀드렸던 인공호수와 자연호수가 계단으로 겹쳐 보이는 광경..
안개가 살짝 껴서 아쉬웠는데 청명한 날이면 에메랄드 호수에 비친 푸른 하늘이 장관을 연출할듯!
저는 '브이'까지 하기엔 좀 쑥스럽고 하여 그냥 먼산 바라보는 컨셉으로 ㅎㅎㅎ
센터 안에는 기념품샵, 까페, 식당도 있더라구요~
불규칙적인 모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센터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
여긴 센터 옥상...
계단을 쓰지 않고 비스듬한 경사를 이용해 올라가면 위에도 잔디를 심어놓았더라는~
기후가 습해서인지 벽에 이끼 같은 것이 많이 껴있더라구요~
샹산 센터에서 계속해서 자전거로 호수 주변을 돌수도 있지만 해 질 시간도 가까워지고 하여,
여기서 다시 기수를 돌리기로...
샹산 센터 근처에는 전망대가 하나 있어서 들러보기로...
'천공보도'라고 하는데 뭔가 하늘과 관련된 것일까요?
向山懸臂式觀景台
555 대만 Nantou County, Yuchi Township, 水社村
오오옷!
도착해보니 마치 공중을 걸어 가는 듯한 느낌의 전망대가...
날만 화창하면 일월담의 탁 트인 전경을 더 잘 볼 수가 있을듯!
라루섬도 잘 보이네요~
이 전망대는 경사가 있어서 끄트머리까지 살짝 오르막
게다가 심하게 움직이면 살짝 흔들거리기도 해서 스릴(?) 만점 ㅎㅎ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한 컷~
자전거를 반납하고는 난토우 특히 일월담의 명물이라는 '아삼(阿薩姆) 홍차'로 만든 에그롤 시식!
이건 다른 브랜드...
역시나 곰이..ㅎㅎㅎ
일단 숙소에 짐을 풀기로...
숙소는 민박인데 최근에 레노베이션을 막 마쳐서 매우 깔끔하고 좋더라는...
(시설, 위치도 좋은데다가 용도 축제기간까지 겹쳐서 가격은 좀 비쌌다능 ㅠ)
日月潭山慕民宿 Sun Moon Inn
No. 216, Zhongshan Road, Yuchi Township, Nantou County, 대만 55548
로비?
리셉션
앙증맞아 까무러질뻔한 동물 미니 소파
아침식사가 나오는 식당
솔방울을 구름 삼아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리셉션 데스크의 스탠드~
정말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 썼다는 인상~
친절하게 한국어로도 안내문을 제공하더라구요~
이제 체크인도 했으니 저녁을 먹으러 근처 식당에~
원래 저는 여행할 때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원주민 요리점을 낙점!
메뉴는 이렇게 있긴 한데 사실 뭐가 뭔지 잘 모르니 그냥 추천 세트 메뉴로 선택~
원주민 식당이어서 그런지 늑대 가죽이..ㄷㄷㄷ =_=;;
(이 동네에도 늑대가 살았던 모양...)
허기에 예민해져 한껏 상기돼 있는 필자 ㅎㅎㅎ
이건 전채요리로 나온 스프..
약간 한약탕 같은 맛..
12시방향부터
- 일월담에서 잡은 새우로 만든 건새우조림
- 고사리 같은 느낌이 강했던 나물
- 빈랑 나무 순 무침
- 죽순 찜
- 원주민 요리로 유명한 멧돼지 구이
- 수박 디저트 (아래에는 양파 볶음 요리 같은 것이..)
우와~ 빈랑 나무에서 이런 게 나올 줄이야~ 신기방기 +_+
원주민 스타일을 가미한 차오판(炒飯, 볶음밥)
일월담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탕요리...
생선은... 제가 좋아하는 류는 아니었음 ㅎ
원래 민물고기보다는 바다고기를 좋아해서 ㅎㅎ
이건 물고기의 어느 부위였더라...@_@
아가미였었나? 가물가물...
특별한 맛은 없고 식감이 꼬돌꼬돌한 게 특징!
원주민 술이라 해서 시켜봤는데 음... 그냥 경험해 본 걸로 족...
식사도 했겠다...
소화 겸 밤 호수 구경하러 다시 수이셔 부두가 있는 곳으로 향하니
버스킹 공연 중...
어린 소녀가 건반치고 노래부르는데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엄청 능숙하게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하더라는 ㅎㅎㅎ
아빠와 함께 공연하는 저 소녀에게 훗날 이것도 엄청난 추억이 되어있을듯 ㅎ
어둠이 내려앉은 밤 호수는 호젓한 멋이 있더군요~
다만 조명이 적어서 혼자 돌아다니기는 좀 무섭...=_=;;
가시려면 후레시 라이트라도 들고 가시길~
낮에 다녀온 이다사오 마을의 야경
문무묘 쪽 야경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피곤~
그렇지만 외국관광객의 최애 관광지 답게 볼거리들이 풍성했던 일월담!
내일 용도 대회는 어떨 지 기대하며 잠을 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