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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r 20. 2018

[대만 타이페이 맛집] 딤딤섬 點點心

오감이 즐거운 대만 속 홍콩 맛 기행

사실 오늘 소개할 이 집은 대만 맛집이라기보단 홍콩 맛집..
대만에서 나름 유명한 홍콩 식당 하면 팀호완과 딤딤섬 두 가게가 떠오르네요...

딤딤섬은 이름은 잘 모르고 친구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어느 사진'을 보고
'아, 이런 가게가 있구나~ 재밌네~'라고 생각한 정도...

마침!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친구가 소개해 준 블로그에 '이 사진'이 있길래, 냉큼 여기!를 외치고 갔더니...

오메... 줄이....ㅠ

어쩔 수 없이 대열에 합류해서 안을 들여다 보니...
유명 프랜차이즈 답게 깔끔하게 정돈된 인테리어...
천장에 새장(?)에서 모티브를 딴 건지 아니면 홍등의 골격만 남겨 형상화 한 건지... 
디자인이 모던한 걸 보아하니 역사가 그리 오래되진 않은 젊은 사장이 만든 프랜차이즈 같다는 냄새가 물씬~!?

천장에 어지럽게 달려 있는 새장(?)과 간판들..
어떻게 보면 몽콕 같이 간판들로 어지러운 홍콩의 분위기를 재현하려 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실제 몽콕 사진이랑 같이 놓고 비교해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노부부 한 쌍이 저녁 시간에 나란히 앉아 진수성찬을 시키셨네요...
딱 보아하니 뭔가 엄청 홍콩스러움이 느껴지는 한 상...
벌써 수 년도 더 전이지만 마지막으로 홍콩 갔을 때 일종의 홍콩식 브런치인 '얌차(飲茶)'하던 생각이...
그 와중에 테이블 한 구석에 보이는 '그 녀석'...

한 20분 기다리고 드디어 안으로!! ㅠㅠ

백화점 지하에 위치해 있어 그런지 매장이 그리 크진 않더군요.

테이블 세팅으로 놓여진 종이에는 가게에 관련된 스토리가 그림으로 요약돼 있네요.
- 홍콩에서 왔고
- 마스코트는 동화책 '꼬마돼지 삼형제'에 나올법한 돼지
- 광둥화로는 '딤섬'이라 읽지만 한자는 '점심(點心)' 즉 한글에서의 'lunch'이고 만다린으로는 '뎬신'이라고 읽히죠
- 저 아래에 있는 '세계 맛집 101'은 좀 뻥인 거 같음 ㅎㅎㅎ

제가 위 예상 적중.
모던한 인테리어/디자인 컨셉만큼이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았네요.
2010년 홍콩에서 문을 열고, 2012년에는 상하이, 2015년에 타이페이, 타이중으로 진출했고
신기하게도 2016년에는 한국 서울도 아닌 대구(!)에 문을 열었다고... (레알?)

자, 메뉴를 열어보니 역시 트렌디한 식당답게 센스 있게 사진을 곁들인 메뉴판~
관광객을 배려한 듯한 서비스 정신이 돋보이네요... (왜 은근 오래된 맛집들은 '갑'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님들한테 불친절한 경우도 있는데 말이죠...)
게다가 결정 장애 있는 분들을 위해 인기 메뉴 탑10 랭킹도 따로 있어서 망설이는 분들은 그냥 순서대로 시켜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앗, '그 녀석'에 대한 대처 방법도 메뉴판 한 구석에!!

자, 마음을 정하셨나요?

저는 탑 1,2,3 일단 깔고..
아래 메뉴지 번호로는,
애피타이저 - 25번
메인 메뉴 - 3번, 6번, 26번
디저트 - 40번
음료 - 46번

애피타이저로 시킨 로보까오(蘿蔔糕)
로보까오는 한자 그대로 '무 케익'이란 뜻인데, 대만인들도 아침식사로 좋아하는 메뉴!
다만 여기서 나오는 건 홍콩식으로 스타일이 살짝 다르다고 하네요.
로보까오 팬은 아닌데 깍뚝깍뚝 썰은 무들이 있어 씹는 맛을 살리면서도 케익 같이 부드러운 식감..
무의 생맛이랄까 생 비린내를 케익처럼 구움으로써 절묘하게 무와 케익의 장점만 취사선택... 
그리고 간장 베이스 소스에 찍어먹으면 뭔가 감동이 덜한데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게 나와준 저 매콤 소스에 찍어먹으면...그냥 합격!

그새 나온 나의 최애 홍콩 음료...동닝차...
진짜 홍콩 갔을 땐 매 시간마다 한 잔씩 마셨을 정도로 좋아하는 홍콩식 레몬티..
특징이라면 홍차에 레몬을 띄워 주는데 저 레몬을 빨대랑 수저로 꾹꾹 누르면 당도와 산도 조절이 되어 새콤달콤해진다는!!+_+
다만 이 집은 괜찮았는데 홍콩 식당에선 얼음을 컵의 반만큼 채워줘서...=_= ㄷㄷㄷ

핫소스는 기호에 맞게 뿌려 먹으면 되고~~

이게 첫 번째 메인 디쉬(26번)...
홍콩식 인스턴트 누들(!)에 잘 구운 닭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얹고 파와 양념 기름을 쳐서 나온 볶음 면
대부분의 테이블에서 눈에 띄길래 시켜봤는데 저게 그냥 한 젓가락에 후루룩 다 넘어갈 정도...@@
라면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잘 맞는 저 인스턴트 면발과...무엇보다 느므 부드럽고 향긋한 저 닭고기의 조화가~!!

이건 3번... 게알이 얹어진 슈마이...
그냥 드셔보세요 ㅎㅎㅎ

그리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그 녀석' 등장!!
사실 이 놈 보려고 여기 왔는데 덤으로 좋은 맛 구경 많이 하고 가네요..
아따 고놈들 귀엽게 옹기종기 모여 있네요 ㅎㅎㅎ

메뉴에 친절하게 적힌 시식 방법...
일단 눈으로 극강의 귀요미를 즐긴 후에...
새디스트 같이 젓가락으로 녀석의 콧구멍을 후벼파서 퇴로(?)를 확보해준 후에...
손으로 지긋이 눌러서 콧물을 짜내는 아주 변태스러운(?) 방식으로 음미하라고 하네요...ㅎㅎㅎㅎ

그래서 당연히.... 해봤죠 ㅎㅎㅎ

첫번째 실패...ㅠㅠ

두 번째는 절반의 성공... 게다가 먹는 거 갖고 장난치면 안된다는 조상님의 지혜를 새삼 깨닫는 순간...ㅠㅠㅠㅠ
아뜨뜨...

그나마 성공 버젼...

(브런치에는 동영상을 올릴 수가 없어서 영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다만 안에는 달달짭쪼름한 앙꼬가 들어있어서 뭔가 메인 디쉬라고 하기엔 좀 디저트 스러운 녀석이었습니다...
참 이런 아이디어는 누가 생각해 냈을지... 별 것 아닌 거 같은데 이 점포의 인기를 견인해주는 마케팅 해결사가 되었네요 ㅎㅎㅎ

게다가 대만에서는 우리나라 CGV같은 영화 체인인 VIESHOW와 콜라보해서
VIESHOW 캐릭을 만두화(?)하기도~
역시 마케팅 지니어스들 ㅎㅎㅎ

이건 홍콩에서 유명한 '허류산(許留山)'에서도 맛볼 수 있는 
그레이프후르츠, 망고, 코코넛밀크가 들어간 극강의 후식!
이것만 먹으러 여기 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강추 강강추!!

꽤 배불리 식사한 것 치곤 그래도 프랜차이즈여서 그런지 나름 착한 가격...

참 저 주방장 아저씨도 마케팅에 한 몫하겠다고 수고 하셨네요...도야지랑 같이 쿵푸킥?!

홍콩에서 맛보지 못한 분들은 대만 오신 김에 들러보시길...
좀 관광스럽긴 하지만 여성분들이 인스타용으로 올리긴 영양 만점일듯!?
물론 맛도 띵하오~!

이상, 대만사냥꾼이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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