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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y 06. 2018

[대만 화롄] 타이루거 문산온천 太魯閣 文山溫泉

대자연 계곡에서 즐기는 온천욕  

그렇게 전날밤, 다른 두 분이서 술과 안주로 밤을 보낼 때, 저는 방에서 침대 한 개를 통째로 써가며 영화를 보며 잠이 들었네요...
그래도 같이 여행한 두 분께서 아프다고 정말 많이 배려해 주심...
즐겁게 온 여행을 저로 인해 다운시킨 거 같아 죄송스럽지만 당시엔 정말 아프니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구요...
게다가 돌이켜보면 란위섬을 못 간 것에 대한 아쉬움까지 섞여 전체적으로 사기가 많이 떨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체한 채로 일어난 다음 날 화롄의 아침..
좀 잘 사는 동네인지 꽤나 괜찮은 빌라들이 여럿 들어서 있네요. 
당시 차를 몰고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까지 운전해 왔는데 나름 부촌인 모양..ㅎㅎㅎ
2층 발코니에서 찍어봤습니다~

여행 내내 날이 계속 우중충 했었는데 다행히 날이 좀 풀린 모양...
저희가 묵었던 무려 민박(!) 클래스...

자고 일어나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이렇게 아침을...
직접 만드신 건 아니고 근처 가게에서 사갖고 오셨습니다..

주인 부부는 여기 말고도 이곳저곳 민박 운영을 하는 듯 했는데 돈이 참 많나 봅니다 ㅎㅎㅎ

아침 먹는 내내 아주머니께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이것저것 엄청 물어봤는데,
아직도 컨디션이 영 별로여서 저는 그냥 별 말 없이 퉁명스럽게 듣고 있었던 기억...
여행 다니면서 기분이 다운이었던 시기

여튼! 화롄에 왔으니 이미 한 번 가봤지만 다시 타이루거 협곡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가본 게 '16년 2월이었는데 딱 1년만에 가보게 되었네요~

아침 일찍 나왔더니 사람도 없고~~ 근데 저희가 가보기로 한 곳은 여느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는 비경(?)이랄까...
저는 여행 다닐 때 신조가 먼저 남들도 가보는 클래식 코스를 먼저 한번 쏵 훑어주고 그 이후에는 좀 특별한 코스를 공략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타이루거 국립공원 깊숙한 곳에 위치한 문산온천!!
사실 전날 갔었던 잉어호수공원 가려는 게 아니라 무구무유(慕谷慕魚) 갈려고 했었는데 자동차 진입불가 라는 표지판이 있기도 하고 어두운데 부슬비까지 내려서 길을 돌렸었는데... ㅠ

물도 에메랄드 색에 너무 아름답네요... 무슨 산 속 파라다이스 같음...

출처: https://i.ytimg.com/vi/5HCCCOeg5BU/maxresdefault.jpg

언.젠.가. 기회가 되면 여름에 가 보고 싶네요~

출처: http://1.bp.blogspot.com (좌) / https://mook.hmgcdn.com/ (우)

대신 찾고 찾다가 타이루거에도 온천이 있다길래...ㅎㅎㅎ
그쪽을 가보기로...
사실 구글맵에서 두 곳 다 '영구폐쇄'로 되어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날씨/시간 때문에 무구무유를 포기했는데 여기마저 가보지도 않고 포기할 순 없었기에 일단은 한 번 가보는 걸로!

위치는 일반적으로 택시투어로 도는 타이루거 코스보다 더 깊숙한 곳에...

Wenshan Hot Springs

972 대만 Hualien County, Xiulin Township, 台8線

상세보기

따로 주차장이 없지만 구글맵을 보고 비교적 가까운 곳에 차를 멈춰 둘 곳이 있어 잠시 세워두고 샛길을 따라 내려가 봅니다.
저 멀리 빨간 다리가 보이네요...

꽤나 가파른 계단길이 나 있네요.
딱 봐도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걸 보니 온천 가는 길이 맞는 모양..
게다가 이미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고 나름 안심~ ㅎㅎㅎ

아주머니께서 어디선가 방울토마토인지 딸기를 잔뜩 채취(?)하셨네요 ㅎ

멋진 배경이 있는데 저희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죠...

바로 사진 삼매경 ㅎㅎㅎ

흑백으로도 찍어보고...

아이폰의 PORTRAIT 모드로도 찍어 보고...

멋진 포즈와 멋진 배경을 멋진 각도로 함께 담으려면 이 정도 수고는 해야죠 ㅎㅎ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서 숲 속의 좁은 길을 지나면 협곡을 가로지르는 흔들다리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사진 한 방을 위해 매복(?) 준비하는 두 스나이퍼들...

사냥감 포착... 
적당한 위치에 갈 때까지 숨을 죽인 뒤... 찰칵!

찰칵! 찰칵!

한국산 총각 세 마리 포획 성공! ㅎㅎㅎ

흔들다리 위에서 바라보이는 협곡의 모습

반대편...

그리고 흔들다리 바로 아래쪽을 보면 저렇게 온천탕(?) 같은 욕탕이!! 
근데 분위기가 왜케 으스스한걸까요...=_=;

알고 보니 이게 바로 '영구 폐쇄'의 의미였네요...
문산온천은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을 뿐만 아니라 예전의 온천시설을 모두 철거한 상태였습니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예전 모습은 이랬네요... 
(와... 물색깔 어쩔...+_+)

출처: http://forestlife.info/Onair/089.htm

거대한 동굴 안에 위치해 있어 뭔가 숨겨진 낙원, 엘도라도 같은 느낌도 나네요...
시설 완비되어 있고 날씨도 좋은 날에 오면 분위기가 이렇게나 달라 보일 수 있군요~
역시 사람도 꾸민 거랑 안 꾸민 게 차이가 있듯이 말이죠~

출처: http://forestlife.info/Onair/089.htm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또 어떻게 알았는지 이렇게 와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었다는!

저희도 바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오랜기간 관리가 안 되니 계단 난간도 저렇게 반파...ㅠ

그 전에 자켓 사진 촬영에 임해주는 자세 ㅎㅎㅎㅎ

줌 아웃, 줌 아웃, 줌 아웃?!

이거 찍으신 대만 블로거 분 카메라가 좋아서인가...색감이 전혀 다르네요~ 
6년 전 (2012년) 사진으로 되어 있던데, 당시의 문산온천의 모습...

출처: http://forestlife.info/Onair/089.htm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문산온천은 1914년 일본 장교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고 당시 이를 발견한 장교의 성을 따서 '후쿠미 온천'으로 불렸으나 종전 이후 몇 개의 이름을 거쳐 현재는 '문산온천'으로 개명되었다고...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타이루거 국립공원의 유일한 노천 온천이어서 각광을 받았으나 계곡 근처에 위치해 있어 범람 또는 토사 붕괴가 종종 일어났고 2005년에 급기야 무너져 내린 토사에 2명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갇히는 사고가 있고 나서는 폐쇄되기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그걸 환기시켜주는 표지판

아~~ 옛날이여~~~


그 후 몇 년 간은 운영만 안 할 뿐 기본 시설들은 남겨져 있었는데 이제 아예 사람들의 출입을 자제시키기 위해 그것마저도 다 철거한 모양이더라구요...

아직도 이렇게 바위 아래에 난 회랑식 계단을 통해 온천이 있는 곳까지 내려갈 수는 있는데 난간이 없어 조심해야 함!

아까 저희가 건너 왔던 흔들다리..
아래서 보니 꽤나 높아 보이네요 +_+

멀리 보였던 빨간 다리...

2월에 추워보이는데 이래뵈도 저게 온천이어서 따뜻 아니 약간 뜨겁기까지 하다는!!

계곡 바로 옆에서 온천이라니...
녹도 편에서 바다 바로 옆에서 온천욕을 할 수 있는 해저온천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
대만에서는 해저온천 뿐만아니라 냉천욕, 그리고 강 또는 계곡 옆에도 온천이 있다는 사실!!

난간 철거 흔적들...

여기까지 왔는데 안 들어가 볼 수가 없죠...

이 사진을 위에서 보면 이런 느낌?!ㅎㅎ

콸콸콸 흐르는 찬 계곡을 눈 앞에 두고 대자연 한 가운데에서 뜨끈한 온천욕을 하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뭔가 좀 더 청명한 날에 왔으면 더 좋았을 법한...
계곡에서 놀면서 냉탕... 추워지면 온탕에서 몸 녹이기 딱 좋은 환경?!ㅎㅎ

어젯밤의 체기와 찌뿌둥했던 기분을 온천욕으로 치유해 봅니다...

자연과 인간...?!

여긴 위에 있는 탕... 
용감하게 탕으로 들어간 한 아저씨와 구경꾼(?)들ㅎㅎㅎ

사람들이 다 나가고 좀 조용해 진 후에 저도 입욕~
아... 근데 물이 정말 엄청 뜨겁네요....+_+

산 속 계곡 바위 속에서 온천욕하는 기분이란...
(근데 물이 너무 뜨거워서 여유롭게 즐긴다는 표현은 차마 못 쓰겠네요 ㅎㅎㅎ)

동지 한 분 추가...

아... 정말 물이 너무 뜨겁...ㅠ

이 아저씨는 마냥 즐기시는 중...
오메~ 좋은 그....

바위 사이 배경이 멋있어 케빈님 몇 장 찍어드림..

탕 안에서 바라본 계곡 바위..

물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보여주는 사진...
물 아래 부분은 벌겋게 익음..ㅠㅠ

케빈님이 친히 만들어주신 간이 탈의실(?)에서 환복중...
그걸 도촬하는 다른 한 분...

이야... 날 좋을 때는 물 색깔도 좀 더 파랗나 보네요...~_~
그렇게 문산온천 투어를 마치고 다시 올라가는데... 계단이 너무 가팔라서 헥헥 거렸던 기억...
그래도 온천욕 하고 나니 많이 기분 전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추억이 서려 있는 (왜 그런지는 1년 전 방문기 참조) 장춘사...
사실 저는 타이루거에서도 이 곳의 파노라마가 좀 스펙터클한듯~
(근데 확실히 첫번째 방문 때와는 달리 날이 구리니 좀 칙칙하네요 ㅠ)

웅장한 병풍 같은 바위산을 배경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폭포수..

그리고 폭포수에 목을 축이는 꽃머슴 한 분...ㅎㅎㅎㅎ

그렇게 저희는 퀵한 타이루거 투어를 마치고 화롄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번에도 들렀었던 샤오롱빠오 맛집 '꽁졍빠오즈(公正包子)'

Gongzheng Baozi

No. 199-2, Zhongshan Road, Hualien City, Hualien County, 대만 970

상세보기

이 집 특제 간장, 대만식 고추장 두반장 소스

샤오롱빠오

만두

냠냠~

그리고 이건 딤타이펑 가도 자주 시키는 대만식 매콤새콤(?)탕인 쏸라탕(酸辣湯)

2층엔 뭐가 있나 봤더니 재료 공장...

그리고 맛집이 하나 더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는데
짜단... 직역하면 '폭탄 계란' 인데 튀김계란빵 정도 되겠네요~
인기를 보여주듯 길게 늘어선 줄...
여기까지 왔는데 안 먹고 갈 순 없어서 저도 줄을 서 보았습니다~

날계란을 기름에 통째로 튀기는 게 비법~

과연 맛은?!

겉은 바삭, 속은 말랑... 신기한 맛...

게다가 이 위에 매콤 소스 살 뿌려주니 한국인의 입맛에도 딱!
이거 정말 강추!!!

그렇게 요기를 하고 저희는 차를 돌려주기 위해 다시 타이동으로 복귀...
차 빌릴 때 화롄에서 반납하는 방법도 알아보긴 했으나... 그럼 미리 끊어 놓았던 기차표도 바꿔야 하고 복잡해서 그냥 다시 타이동으로 돌아가기로...

근데 화롄을 한나절만에 끝내고 이대로 타이동 가기는 좀 아까워서 중간에 한 곳 더 들러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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