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섬 시리즈-란위(4)] 천지 등반

천지는 백두산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by 딘닷

란위는 원주민 각 부락 중심으로 큰 왕래 없이 현재에 이른 섬이기 때문에
섬 전체가 인간에 의해 크게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볼 거리들도 대부분 자연과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오늘은 아침 일찍 란위 섬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산을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그 전에 잠깐 짚고 넘어가면,
대만 정부는 1975년 이래 한족(본성인, 외성인, 객가족)이 아닌 소수 원주민이 사는 원격 섬인 란위에 핵 폐기물을 반출하여 저장 처리해 왔습니다. 단, 원주민들과 국제 환경 단체들의 격렬한 반대 운동으로 1996년부터는 반입이 중단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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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고유의 전투복으로 핵폐기물 반입에 저항했던 란위 원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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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에 방사능은 괜찮을까 살짝 걱정도 했지만 워낙 예전 일인데다가 3일 정도 일정이어서 일단은 그냥 가봤었더랬죠.
민박 보이(?)의 오토바이 리드를 따라 도착한 등산로 입구
참고로 민박 보이는 타이중 출신인데 얼마 전부터 란위로 이주해서 민박업을 도와주며 이쪽에서 살고 있는데 이곳 삶이 참 마음에 든다고 했었던 게 기억납니다.
무엇이 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아무 것도 없는 이 먼 자연의 섬까지 오게 한 것일까... 항상 밝게 웃으며 씩씩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이 뭐랄까 대견(?)해 보이더군요.
인상적이었던 건 타이중 출신 답게 대만어('민남어'라고도 하는 중국어 방언) 중 타이중 사투리를 많이 썼는데, 뭔 대답을 할 때 마다
"헤~ 헤헤헤~"
실없이 웃는 소리같기도 하지만 이게 대만어로는 '응' 즉 중국어로는 對 내지는 是 정도의 긍정을 나타내는 대답 표현입니다. 그래도 익숙지 않은 제가 계속 듣고 있자니 뭔가 실소를 자아내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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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입구를 찍고 있는 저 (좌) / 제가 찍은 사진 (우)


참고로 천지는 란위 섬 중앙에 있는 산 정상에 있는 우물입니다. 일종의 백두산 천지 내지는 한라산 백록담 같은 연못이라고 하네요. 다만 섬 자체에 사람의 왕래가 적고 산 자체도 험준하고 등산로 개발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길을 잃거나 야생동물, 곤충 등에 물려 다치는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산길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꼭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기를 권장하더군요.

게다가 여기서는 어떤 곤충한테 잘못 물리면 심한 병을 앓는다고 해서 유독 반바지를 입고 온 저로서는 잠시 식겁...
(왠만하면 긴 바지 입고들 가시길...)
저희 일행도 현지 가이드가 안내하는 투어를 신청한 것이어서 먼저 도착한 저희들은 가이드가 다른 일행들을 모아 올 때까지 잠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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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단단히 무장한 듯한 두 사람에 비해 무방비 노출된 하반신이 걱정인 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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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등산로 어귀에 널부러져 있는 나뭇가지들은 등산 지팡이로 쓰는 것들이라고...
산이 험한 만큼 튼실한 놈으로 하나씩 골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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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건너편에서는 사납게 짖는 개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앞에
'나쁜 개(악견)가 있음' 있다고 주의를 주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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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입구 근처 풀밭에 노란꽃이 예쁘게 피어 있어 찍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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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다른 투어팀이 먼저 도착해서 올라가고 좀 있으니 저희 가이드도 등장!
맨발에 신발 꺾어신고 등산하는 현지 가이드의 위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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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도 막대 하나씩 들고 가는 게 좋다며 골라보라고 이렇게 진열까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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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착했었던 다른 투어 팀...
아침이라 그런지 좀 쌀쌀하긴 했는데 파카 입고 온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여기 대만 맞구나 하는 생각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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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험한만큼 주의사항도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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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팀도 일행들이 하나 둘 오토바이를 타고 모두 도착해서 드디어 산행 스타트!
몇 걸음 올라 뒤를 바라보니 바로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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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서시는 가이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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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칭칭초원과 그 너머로 '리틀 란위(小蘭嶼)'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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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중간중간에 이렇게 드문드문 핀 들꽃들이 보이면 하나씩 찍어보았어요~
이건 무슨 소나무 같은 침엽수에서 피는 꽃인데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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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무로 조성해 놓은 등산로도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이렇게 망가지고 부서져서 사실상 무용지물..
오히려 삵은 나무 위로 지나가다가 부숴지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옆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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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셀카도 잊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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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을 헤치려 가지고 오신 낫....ㄷㄷㄷ
무신 관우의 청룡언월도가 생각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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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는 제가 선두에서 잘 쫓아온다고 칭찬하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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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그냥 아무 산 같은데 막상 길을 보면 정비되지 않아 험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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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오두막에서 휴식하며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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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거의 무슨 남미 아마존 정글(은 좀 오바겠지만) 정도의 오지 느낌도 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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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바위를 타고 내려가서 저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대편으로 다시 올라가야 함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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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나름 코스가 좀 험하니 너무 어린 아이가 있거나 이런 거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다시 한번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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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듯 먼저 내려가서 다른 일행들 잘 내려오나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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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아래 위 파노라마 샷...
뭔가 굉장히 협소한 계곡인데...
괜히 여길 지나면서 고개를 들어 둘러보니 옛날 삼국지 같은 데서 매복했다고 적들 공격하기 딱 좋은 길목 같은 느낌이 확 듦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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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코스 통과한 사람들끼리 또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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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때는 이곳으로 정말 계곡 물이라도 흐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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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아저씨는 다른 분들 안전히 내려오게끔 계속 봐주시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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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산하는 사람들은 여길 다시 올라가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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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경치랑 모델이랑 아주 잘 찍혔네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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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내려왔으니 이제 밧줄 타고 다시 반대편으로 올라가얏...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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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유격할 때도 이런 건 굉장히 즐기면서 했던 기억이...
날다람쥐처럼 식은 죽 먹기로 오른 뒤 여유롭게 아래를 촬영중..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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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어여 올라오시라요 동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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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길 오르고 한 10분 정도 걸어올라가니 탁 트인 전경이 나오는 걸 보니 곧 정상인가 봅니다~
와~ 아래에서도 봤던 칭칭초원과 리틀 란위가 보이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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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숲길을 걸어 한 10분 정도 더 들어가니 오늘의 목표지점, 천지 등장!
이름은 백두산 천지와 같은데 크기나 주변 환경으로 봤을 땐 한라산 백록담이랑 분위기가 더 비스무리하네요...
신기하게도 주변 나무들이 다 죽어있는 걸 보면 우기 때는 여기 물이 차서 나무 주변까지 연못 크기가 더 커지는 걸로 추정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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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여기저기 경치 담느라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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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중 하나는 기린 내지는 코뿔소 같이 생겨서 타고 나폴레옹마냥 승리의 포즈를!
Veni Vidi Vici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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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이 험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신발의 진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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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뭔가 물만 좀 깨끗했으면 수영해도 재밌을듯 한데 도저히 그럴 수준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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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강아지 한 쌍이 얌전히 앉아있는 듯하여, 강아지 커플이라 이름 붙여본 고목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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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전경...
오르는동안 좀 더웠는데 위에 올라오니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시원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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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목 벤치에서 단체샷 찍으려고 좀 기다림...
앞 일행들이 눈치 없이 사진을 진짜 엄청 찍어대는 바람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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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님은 히로미쨩 잡아드시려고 하심 ㅎㅎㅎ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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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분께 부탁한 단체 샷~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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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포트레이트 모드로 히로미 독사진 찍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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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셀카봉 촬영~

그리고 흑백으로 분위기 샷들도 몇 컷~ㅎㅎ 빠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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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쩍 마른 진짜 고목과 인간 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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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가지 각색의 고목들이 마치 자연 속 박물관에 온 듯 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고목들의 모양이 마치 살아있는 동물과도 같아서 식물원보다는 잠시 동물원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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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도 않고 미친듯이 사진부터 찍고 나서야 망중한을 즐겨봅니다...
머리 위로 하얀 구름, 푸른 하늘 그리고 타이베이에서 본 것과는 뭔가 확연히 다른 야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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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정도 천지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왔던 길을 통해 하산...
가는 길에는 딩고도 아니고 무슨 야생 개인지 아니면 누가 기르는 개인지 산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서 진짜 개깜놀! =_=;;;
털 색깔도 저래서 정말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낙엽 덩어리가 움직이는 걸 보고 십년감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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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랑 같이 찍어보려고 부단히 노력해봤는데 한 시도 가만히 있질 않더군요..
진짜 이 구역에서 사는 녀석인지 산도 잘 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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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저희를 계속 따라오더니 어느 순간 자기 갈 길로 휙 사라져 버리더라는...
근데 사람들한테 짖지도 않고 온순한 걸 보니 누군가 기르던 개인데 그냥 혼자 마실 나온 모양인듯도~ㅎㅎㅎ

확실히 내려오는 길은 몸과 맘이 다 한결 편하더라구요.
내려오는 길에 찍은 백합 비스무리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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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나느라 좀 피곤하기도 했지만 역시 산행을 마치고 나니 그렇게 개운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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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도 이렇게 란위에서의 하루가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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