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딘닷 May 29. 2018

[대만 섬 시리즈-란위(6)] 섬 일주 비경 헌팅

절벽 위에서 즐기는 숨막히는 산과 바다의 절경

내일은 란위섬을 떠나 타이동으로 다시 향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날만이 주요 스팟을 찬찬히 둘러보기에 제격인 날!
그래서 섬을 한 바퀴 도는 환도(環島)를 하기로... 
민박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를 한 후 모두 차에 올라탑니다..

민박집에서 시계 방향으로 명소들을 하나씩 사냥(?)해 가기로 계획을 정하고
그 첫번째 타겟으로 란위 등대로 잡았습니다.

Lanyu Lighthouse

952 대만 타이동 Lanyu Township

상세보기

등대로 올라가기 위해선 좁은 일방통행로를 올라가야 합니다...
가람님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는데 도로가 워낙 좁은데다가 조금만 경로를 벗어나면 차가 바로 (낭떠러지까진 아니어도) 비탈길로 굴러 떨어질 것 같은 구불구불 비포장도로를 조심스레 올라갑니다.
행여라도 반대편에서 차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_=;; 그대로 빽해서 누군가가 물러서야 하는데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조수석에서 봐주느라 도로 사진은 따로 못 찍었네요...

그치만 옆으로 바라보인 것은 그야말로 장관!
특히 햇빛이 광할한 바다로 가는 게 질투나 구름이 이를 막아 보지만 내리쬐는 햇빛을 다 가리기는 역부족...
무엇보다 탁 트인 시야에 시원하게 한 눈에 들어오는 수평선이 좋네요.   

1. 란위 등대 (蘭嶼燈塔)

그렇게 10분을 S자 모양으로 타고 올라가니 그 정상에 하얀 등대가!
보통 등대는 섬 끄트머리에 있는 것이 보통인데 이 등대는 끄트머리가 아니라 섬의 높은 곳에... 밤에 불 켜진 모습을 봐도 멋질 거 같네요.

대만은 이런 섬의 정상에는 거의 백이면 백, 군부대가 있는데 여기도 어김 없이 군부대가 있더라구요.
예전에는 적을 감시하기에 좋기도 했고 레이더를 설치해 두기도 좋기 때문이었겠죠.
아쉽게도 안은 들어가 볼 수가 없더라구여...ㅠ

그래서 앞에서 셀카~

옆에 군부대가 살짝 나왔네요~ㅎㅎ 차 타고 다시 내려가려다가 차 세우기가 애매하니 일단 걸어서 주변 구경을 더 해보는 걸로~

우와~ 조금만 걸어가니... 이런 절경이 한 눈에!! 
대만 자연의 아름다움 중에 입이 딱 벌어지는 광경이 바로 깎아지를 듯 솟아 있는 산 옆으로 보이는 푸른 바다의 조합...
마치 평소에는 잘 만날 일이 없는 보스들이 직접 맞붙는 걸 보는 느낌이랄까?!

산 많고 바다 깊은 한국 동해도 저렇게 두 개가 붙어있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말이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산 절벽에 세워진 예수상과 같은 포즈를 취해 봅니다...ㅎㅎㅎ

좀 더 걸어서 안 쪽으로...

뒤를 돌아 보니 이런 광경이 펼쳐집니다..
평화롭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통통배

우와... 뭔가 타이베이 북부 진과스 지역의 산맥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풍경...
계속 걸으면서 천천히 이런 풍경을 음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긴 한데 왠지 이 길로 계속 갔다간 해 질 거 같아서 다시 발 길을 돌리기로..ㅎㅎㅎ

얌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애마

이번엔 제가 조심조심 몰아서 비탈길을 내려와 봅니다...

2. 뱀굴 (蛇窩)

다시 해안 도로를 달리다가 오른쪽을 보니 바위 언덕 아래 동굴이 보입니다..

호기심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려고 보니 돌에 누가 '뱀동굴'이라고 적어 놓았네요..
아마 영어로 적혀 있는 건 원주민 언어인듯...

오오... 뭔가 시커먼 것이 가까이 가면 갈수록 으스스 하네요... =_=;;;

자세히 보니 안에 하얀 십자가 같은 게 보입니다.... 누군가의 무덤인 걸까요?

밖에서 보던 것보다 막상 안에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동굴이 높네요..
배경이 밝은 외부인지 어두운 내부인지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도 전혀 다르네요..

한 가지 재밌는 건 섬 주변에 천주교와 관련된 그래피티(?)를 항구 근처에서도 보았는데 아무래도 일찍이 이 섬에 들어왔던 선교사의 무덤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특별히 동굴 안은 더 볼 게 없어 차를 타고 조금 더 이동하니, 
기암괴석들이 여기저기 막 출몰하기 시작 했습니다~ 얼른 차에서 내려 사진에 담아봅니다.

3. 군함암 (軍艦岩)

군함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군함암


4. 쌍사암 (雙獅岩)

마치 두 마리의 사자가 앉아 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쌍사암' 

雙獅岩

952 대만 타이동 Lanyu Township

상세보기

근데 이렇게 보니 사자라기 보다는 퍼그 새끼 두 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에 더 가깝게 보인다는..ㅎㅎ

나름 사자 머리와 비슷한 각도로 만들어서 찍어봄 ㅎㅎㅎ

그리고 반대편에는 제주도 돌담 같은 게 있어서 바로 포즈...ㅎㅎㅎ (그냥 자동..)

아예 화보 찍으려고 눌러 앉을 기세...ㅎㅎㅎ

그걸 또 담는 가람님 ㅎㅎㅎ

이 각도에서 보니 군함과 정말 비슷한 거 같네요.

재밌는 사실은 저 각각의 바위들이 한 섬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저렇게 하나씩 떨어져 있었네요... 
바위 모양도 조금씩 달라지구요.. @@


5. 귀신동굴 (蘭嶼鬼洞)

계속해서 왼쪽에 해안선을 끼고 다리다 보면 큰 바위언덕이 등장합니다.

이 언덕을 넘으면 동칭(東清, Iranmeylek) 부락이 나타나는데 란위섬의 첫번째 비경 스팟이 나옵니다.
마을로 들어가기 전에 동굴이 하나 포착되어 그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 보기로...
(저런 동굴 발견하면 호기심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는...ㅎㅎ)
근데 뭔 동굴인지 앞에 계단까지 있네요~ +_+

호기심 해소를 위해선 직접 확인해 보는 수밖에!!가 제 철학 ㅎ

우왓, 이건 뭐 민통선 지역에 있는 북한 땅굴을 연상시키는 굴... 
기계를 가지고 정식 개발하여 판 게 아니라 그냥 지역 주민들이 곡괭이 갖고 판 듯한 핸드메이드(?) 동굴이랄까?!;;ㅎㅎㅎ

저 멀리에는 아까 봤던 군함암(이라고 하고 사실 섬에 가까움)이 보이네요.. 
그리고 바람이 세서 가람님 남방을 빌려 입어 펭귄 갖은 몸이 되어 버린 제 실루엣 ㅎㅎ 

동굴 탐사 모드 ON!

근데 굴을 파다가 다들 지치셨는지 굴의 크기가 안쪽으로 갈 수록 현격하게 작아지더라구요...
나중엔 거의 허리 굽히고 기어가야 할 정도로 말이죠...ㅠ
그래서 그런지 사진도 안정적으로 못 찍어 흔들렸네요.

근데 막상 반대편으로 가니 딱히 무언가가 나오는 건 아니더라구요;;; 
대체 이 굴은 왜 뚫어 놓은 건지... 싶다가도 문득 든 생각은 아마도 지금의 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이 굴을 통해 마을 사람들이 산 반대편과 왕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차로 돌아가야 하기도 했고 바닷가 쪽으로 난 산에도 계단이 나 있는 걸 보니 뭔가가 있을 것 같아 그쪽으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6. 란위 비경 - 연인동굴 (情人洞)

차가 달리는 2차선 도로 바로 옆에 좁다랗게 나 있는 계단을 올라가 봅니다... 과연 이 위에는 뭐가 있을까...
계단 옆 풀밭에 뭔가 스스슥 움직이는 인기척이 있어 봤더니 도마뱀이!! +_+
도망가지 않게 조심스레 사진을 찍어봅니다..
대만 곳곳에는 작은 도마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 놈은 크기가 꽤나 크네요...진짜 제 발 밑이라도 지나가면 식겁할듯 ㅎㅎ
색깔도 시꺼매서 으메 무스브...다리가 잘 안 보여서 얼핏 보면 뱀 같기도...

가파른 계단에 숨이 찰 즈음, 고개를 들어봅니다.
저희가 달려 지나 온 도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네요.
그리고 바위 위에서 평화로이 풀을 뜯고 노니는 산양 무리... 정말 얘네들은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런 가파른 바위 산 위에서 사는 걸까요? 가까이 다가가려니 경계하며 멀리 달아나는 (이런 지형에서 어떻게..;;ㅎㅎ) 산양들..

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모험심이 발동해서 저도 한 마리의 산양이 되어보기로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슬리퍼 신고 저런 곳에 가서 태연하게 사진 찍는 게 참 무모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어찌됐건 저 풍경을 보면서 든 생각은 저기가 바로 사진 스팟이다!! 라는 생각 뿐...ㅎㅎㅎ)

이게 바로 제 브런치 프로파일 사진을 장식했던 바로 그 사진이라죠...
뭔가 비현실적인 위치에서 꿈 같은 풍광을 바라보는 저의 모습이 

"가파르고 험난한 위치 속에서도 이상을 주시하고 싶은 제 마음을 표현" 하는 것 같아 이 사진이 더 마음에 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름 사이로 비스듬히 내리쬐는 햇빛이 풍경을 더 아름답게 만드네요. 
이곳은 특별히 강조된 표지판도 없이 도로 옆에 있어 얼추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조금만 탐험심을 발휘해 보면 이런 비경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도 없더라구요) 

산맥 위로 서서히 지고 있는 태양...

좀 더 올라가면 잔디밭도 있고 여기서 피크닉 해도 진짜 끝내줄듯 ㅠ
돗자리 깔고 하늘 바라보다가 멍 떼리고 출출하면 간단하게 먹을 것도 먹으며 보내는 하루...

산, 하늘,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 제격의 스팟

이곳에 올라오면 몇 초간 그냥 저러고 멍 떼리면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게 됩니다 ㅎㅎ

이게 4월이었는데도 햇빛이 강했는데 5월 이후에 오면 많이 더울듯...
그런 의미에선 4월이나 10월 정도가 란위 여행하기에 딱 좋은 시즌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이빙이나 해양 스포츠 즐길 거면 좀 더 더워져도 괜찮겠네요~

그렇게 한참을 저기 서서 구경하다가 해가 지기 전에 선셋을 구경해야 하기 때문에 슬슬 발걸음을 옮기기로...

바위 절벽 뒷편은 낭떠러지로 그 밑은 바로 바다로 이어지더라구요... 발 잘못 디디면 한 순간에 바이바이...ㅠ
그 뒤로는 아까 보았던 군함암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진짜 저렇게 검은 실루엣으로 보니 더더욱 군함 같네요... 그것도 한 척이 아닌 두 척... 
흡사 잠수함이 올라온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사실 이 아래가 바로 연인 동굴이라고 하는 뷰포인트인데 제가 그 위를 밟고 있어 따로 사진은 못 찍었지만 대략 이런 모습이라고 하네요.

출처: 구글 맵스(Jeffery So Photography)


6. 동칭 부락 (東清部落) 

이로써 란위섬에 있는 5개의 부락 중 4군데를 오게 됐네요.
첫번째는 항구랑 민박 근처의 예요우(椰油) 부락으로 란위섬 서쪽에 있는 가장 번화한 마을..
두번째가 란위섬 도착하자마자 점심 먹고 다이빙 했던 란위섬 북쪽의 랑다오(朗島, 이라라리) 부락
세번째가 저녁 먹으러 갔었던 섬 남서쪽의 홍토우(紅頭) 부락
그리고 네번째가 바로 방금 도착한 섬 동쪽에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동칭 부락..

동칭 부락은 작은 마을로 해돋이를 보기 좋다고 하여 아침식사 식당과 함께 다시 오는 걸로...



거길 지나 마지막 다섯 부락인 예인(野銀)부락. 여긴 아직도 원주민의 생활터전이 그나마 잘 보존되어 있는 마을로, 생활 방식도 원주민 예전 방식대로인지 그냥 저렇게 방사된 가축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왠 도로의 흑돼지...

가축은 아니지만 냥이...
그리고 그 왜에 염소, 닭 등등...

뭔가 굉장히 시골스럽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동칭 부락...
여긴 마지막 날 원주민 가옥 체험 때 다시 올 예정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거기서 하는 것으로 할게요.
지금은 석양을 보기 위해 란위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기상대로 궈궈~!
거길 가려면 이 마을을 가로 질러 저 언덕 길을 올라야 합니다..

야옹아, 길 좀 터줄텨?

매거진의 이전글 [대만 섬 시리즈-란위(4)] 천지 등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