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맛집] 타이베이 원조 스테이크하우스 紅屋

80년대의 갬성이 느껴지는 레트로 스테이크 하우스

by 딘닷

2018.05.19


대만을 떠나기 하루 전 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짐을 다 싸 놓고 타이베이에서의 마지막 외출에 나섰다..


가뜩이나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다쳐 움직이기 어려운 나를 위해 친구가 차를 빌려서

앞으로 대만이 그리울 나를 위해 타이베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느지막히 점심 때가 되어 집을 나섰다.

맨날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던 타이베이의 전경이 이날 따라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한정된 시간이 가까워졌기 때문일까.


똥취 한가운데에 위치한 오래된 스테이크하우스 집에 왔다.

'홍옥'이라고 하는 이 곳은 1981년에 문을 열어 현재까지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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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이 너무 올드해서 그런지 이 거리를 몇 번이고 지나쳤었음에도 제대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거 같다.

대만을 떠날 때가 다 되어 이제서야 눈길을 주는 것 같아 괜시리 미안해진다.

다행히도 그 사이에 망하지 않고(?) 나를 맞이해 주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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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 아니 그보다 더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어둡게 비춰지는 샹들리에 조명에 말끔한 턱시도 차림을 한 종업원들, 그리고 정갈하지만 시간의 떼가 묻어 있는 테이블보로 덮여진 식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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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타이베이에서의 마지막 오찬으로는 완벽한 곳이었는지 모르겠다.

멈추어진 시간. 대만에서 보낸 3년이란 세월. 그리고 30년 어느 시점에 멈춰버린 듯한 이 식당의 분위기.


우리 부모님 세대 때만 해도 양식을 즐길 수 있는 나름 '힙'한 레스토랑으로서

젊은 커플들이 데이트를 할 때 인기 장소였다고 하는데...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그저 지나간 세월의 유물이 되어 버린 모양이다.

토요일 점심이라 그런지 가족 또는 부부 단위로 와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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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스테이크하우스답게 스테이크 메뉴들이 대부분...

가격은 3만원~7만원 사이로 나름 이 정도면 리즈너블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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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메뉴는 조금 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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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다치고 그 와중에 이사 준비도 하느라 심신이 지친 나의 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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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게 세팅되어 있지만 소품 하나하나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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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럽게 구워져 나오는 애피타이저 빵...

겉은 바삭삭하고 속은 꼬들꼬들한 게 참 맛있었다.

특히 갈릭 바게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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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킨 어니언 스프. 친구가 시킨 양송이 스프...

진짜 양파만을 갈아 넣었는지 양파의 풍미가 무척이나 강했다.

내가 먹어본 어니언스프 중에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 위에 얇고 동그랗게 자른 바게뜨 조각을 띄워줬다.

양송이 스프도 매우 맛있었지만 나는 내 어니언 스프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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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침이 없이 적당한 양의 샐러드...

이 작은 그릇에도 여러 재료를 쟁여 놓았네...

연근이 좀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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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메뉴인 스테이크...

립아이와 안심을 미디엄 레어로 시켰다.


역시 30년의 관록이 있어서인지 고기 굽기도 좋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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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은 치즈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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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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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음식만큼이나 시간을 꼭꼭 씹어 넘기고 차를 홀짝 대다가

찻잔을 보니 흘려진 홍차가 우연히도 스마일 모양이 되어 있어 찍어보았다.


대만, 너는 내가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항상 미소를 내게 주는 구나...

너에 대한 마음만큼은 식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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