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으면 한창 밖에서 일을 하느라 바빴을 저녁 시간. 오늘은 모처럼 집에서 강의 자료를 정리하며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저녁에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새로이와 빛나라는 신이 났습니다.
서재문을 수시로 열고 들어와 시크릿쥬쥬 옷을 입었다며 나타나 화려한 패션쇼를 선보이는 빛나라, 그리고 아빠 일을 돕겠다며 노트북 앞에 마우스를 쟁취하곤 '적극적인 방해'를 시작한 새로이.
강의안 제출시간이 코앞이라 마음은 급했지만, 도저히 아이들을 쫓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저녁마다 배달하러 가는 아빠를 기다려야 했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트북을 잠시 덮고 아이들의 재롱을 지켜보며 짧은 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책을 한 권씩 들고 책을 읽어달라며 서재로 찾아왔습니다. 못 이기는 척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침대에 가 책을 읽어주는데 갑자기 새로이가 제 귓가에 대고 속삭입니다.
"아빠가 저녁에 집에 같이 있으니까 정말 좋아."
그 한마디가 어찌나 가슴에 남던지... 늘 미안함이 앞섰던 아빠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했습니다.
문득 아까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정신없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서재 문 앞까지 왔던 빛나라에게 새로이가 "빛나라, 아빠 일하는 방에 들어가면 안 돼. 오빠가 놀아줄게."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동생을 타일러 데려가던 새로이를 보며 '언제 이렇게 컸을꼬' 싶은 대견함에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강의안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마법가루를 뿌리고 간 걸까요? 오늘 밤은 웬지 일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얼른 작업을 마무리 하고 침대에서도 아빠를 기다렸을 우리 새빛남매를 꼭 끌어안고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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