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없던 하루가
내게 말을 걸었습니다
조용히 다녀간 바람과
햇살 머물던 창가
끓던 물의 작은 숨결까지
오늘은
어느 것 하나
나를 스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떠들지 않았던 것들이
더 오래 남고
움직이지 않았던 것들이
더 깊이 머뭅니다
나는 오늘,
세상의 소란을 잠시 내려놓고
고요한 것들과
천천히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고요는
텅 빈 것이 아니라
비로소
내가 나를 채우는 시간이라는 걸
지상파 방송사의 노동자입니다. 오랜 기간 말과 글을 다루며 살았습니다. 그 일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